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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것들을 되돌아본다…부모님과 함께하는 '휴가'

직장생활 3년 차
일에 치여 한 달 동안 집에 가지 못했다. 

'언제 오니' 어머니의 전화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부모님 댁에 들렀다.
어머니가 해주신 집밥을 먹으며 
오랜만에 어머니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다.
식사를 마치고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밤 늦게 집을 나섰다.

한 달 만에 집에 왔는데
이 늦은 시간에 어딜 나가느냐는 핀잔을 주며 어머니가 스치듯 말했다.
"그렇게 만날 친구라도 있어서 좋겠다. 엄마는 나이 먹어서 친구도 없는데.일찍 들어와, 술 많이 마시지 말고.."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발걸음이 이상하게 무거웠다. 어머니의 마지막 말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불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어 
술자리에서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놨다.
내 이야기를 듣고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한 친구가 제안했다.

"우리 어머니들끼리 소개해드리자. 친구 만들어 드리는 거 어때?"
농담하듯 던진 친구의 제안.
하지만 모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동의했다. 

우리는 어머니를 위해 휴가를 내기로 했다.
우선 어머니에게 하루 정도 시간을 내달라고 부탁을 했다.

귀찮다고 말씀을  하셨지만, 
내심 좋아하시는 표정이셨다.
모임 장소는 삼청동으로 정했다.

미리 한 주 전 레스토랑과 카페를 예약하고 포토그래퍼도 섭외했다.
휴가를 낸 날, 
어머니는 '뭐 하러 삼청동까지 가냐'며 투덜대셨지만 아버지와 연애한 이후 처음 가본다고 하셨다.
레스토랑에 들어서니 
친구와 어머니들이 삼삼오오 앉아 있었다.
서로 어색하시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어머님들은 소꿉친구를 만난 듯 
즐겁게 대화를 하셨다.
식사 후 삼청동을 천천히 한 바퀴 산책하고 미리 예약한 카페로 향했다.
카페에 어머님들끼리 
대화할 수 있게 자리를 만들어 놓고

우리는 깜짝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해 꽃을 샀다.
어머님들을 카페 골목 옆으로 모시고 나와 예쁜 꽃과 손편지를 선물했다.
어머님들은 소녀가 된 듯 활짝 웃었다. 우리들도 행복했다.
어머님이 말씀하셨다.
"요즘 다들 딸 가진 부모 부러워하는데 아들이 딸보다 낫네...정말 고맙다"
우리의 하루 휴가는 대성공으로 끝이 났다.

휴가 [休暇] 쉴 휴, 틈 가 '틈을 내어 쉰다'는 게 본래 뜻이지만,
'쉬면서 집을 돌아보다'는 
의미의 휴가(休쉴 휴 /家집 가)도 
참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소중함을 잊고 있던 
우리 집을 되돌아본 짧은 휴가, 
여러분도 여름이 다 가기 전 부모님과 함께 하는 하루 휴가(休家) 어떠신가요?
"넌 만날 친구라도 있어 좋겠다. 엄마는 나이 들어서 친구도 없는데"

어느 날 문득 이 말을 듣고 친구들과 어머니를 위해 이벤트를 기획한 아들이 있습니다. 모처럼 휴가를 내고 어머니를 위해 보낸 네 아들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기획 하대석, 전상원 / 디자인 김태화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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