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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기름값에도 '고급 車' 장사진…수상한 주유소의 실체

<앵커>

보통 주유소보다 1리터에 5백 원 이상, 비싸게 기름값을 받는데도 손님이 줄을 잇는 주유소가 있습니다.

조기호 기자가 이유가 뭔지 여기서 일했던 예전 직원을 만나봤는데, 떳떳하지 못한 꼼수들이 있었습니다. 설명 들어보시죠.

<기자>

새벽 5시, 주유소 불이 켜지자마자 검은색 고급 승용차가 줄줄이 들어옵니다. 하나같이 번호판에 '허 나 하, 호' 등이 새겨진 임대 차량입니다.

[A 주유소 전 직원 : 들어오시는 차량들은 다 법인 차량들입니다. 그리고 운전자들은 모두 차주가 아니라 수행 기사들(입니다.)]

주유 과정을 봤더니, 일정한 패턴이 보입니다. 기사들이 주유소 직원에게 손가락으로 수신호를 보내고, 휴지와 영수증을 건네받는데 그 사이에, 현금이 들어 있습니다.

[A 주유소 전 직원 : 일종의 카드깡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10만 원을 결제하면 실제로는 5만 원을 주유하고 5만 원을 현금으로 기사에게 돌려주는 방식입니다.]

주황색 카드를 주고받는 모습도 포착됩니다. 1리터당 50원에서 2백 원까지 이 주유소에서만 포인트가 적립되는 카드입니다.

[A 주유소 전 직원 : 어떤 분들은 그 포인트를 모아서 70~80만 원, 거의 100만 원까지 모아놨다가 한꺼번에 찾아가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현금으로.]

이 주유소를 찾는 차량의 소속 법인을 취재한 결과, 우리은행 차량이 가장 많이 보였고, SK, 한화, CJ, 대한제분 등 국내 주요 기업의 임원 업무 차량도 있었습니다. 중앙부처 차관의 관용차도 있었습니다.

[A 주유소 전 직원 : 보관 주유권을 가지고 가셔서 놔뒀다가 그 보관 주유권으로 본인 차에 주유를 하는 방식이죠.]

기름값을 평균가보다 6백 원 정도 올려 받아서, 수익의 일부를 기사들에게 돌려주는 셈입니다.

[A 주유소 관계자 : 변명을 하려고 하기보다는 예를 들어서 판촉이다 보니까…어딘가에서 (저희가) 이런 판촉을 모방했겠죠.]

해당 회사들과 정부 부처는 이런 실태를 알지 못했었다면서 차량 운행 관리에 대한 전수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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