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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기준치 초과 '살충제 달걀' 추가 발견…냉장고에 남은 달걀 어떻게 하나?

[리포트+] 기준치 초과 '살충제 달걀' 추가 발견…냉장고에 남은 달걀 어떻게 하나?
살충제 달걀 공포가 전국을 휩쓸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국내산 달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기 때문입니다. 달걀 출하와 판매가 전면 중단됐고, 정부는 전국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에 나섰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내일(17일)까지 전수 검사를 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오늘(16일) 1차 검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처음으로 검출된 경기 남양주와 광주에 이어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양주, 전남 나주 그리고 충남 천안의 산란계 농장 달걀에서도 추가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살충제 성분 달걀이 속속 확인되면서 소비자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 "기준치에 상관없이 살충제 달걀 폐기한다"는 당·정·청

오늘 고위 당·정·청 회의가 끝난 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준치 초과 여부와 관계없이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모든 달걀을 회수해 폐기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완주 /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정부와 당, 청와대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모든 달걀에 대해 기준치 이하가 나왔을지라도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회수·폐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오늘까지 62%의 농장에 대한 조사가 끝나며 늦어도 모레면 문제가 있는 것은 전부 폐기하고, 나머지는 시중에 전량 유통될 수 있으니 하루 이틀만 감내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이낙연 / 국무총리]
“오늘까지 전체 유통량의 25%에 해당하는 ‘문제 없음’으로 판정된 달걀은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하며, 내일이면 50%가 넘을 것이고 모레면 거의 100%가 유통될 것입니다.”
■ 유럽에서 시작된 '살충제 달걀' 파문

'살충제 달걀' 파문은 유럽에서 먼저 불거졌습니다. 지난달 20일, 벨기에가 EU에 피프로닐에 오염된 달걀을 신고하면서 문제가 드러난 겁니다. 파문은 네덜란드와 독일을 거쳐 유럽 각국으로 퍼졌습니다.
유럽에서 시작된 '살충제 달걀' 파문
현지시간으로 15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달걀이나 달걀로 만든 제품이 유통된 것으로 확인된 유럽 국가는 17개국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과 홍콩 등 아시아 국가까지 포함하면 총 19개국에서 '살충제 달걀'이 확인된 상태입니다.

■ 정부 '늑장대응'이 문제 키웠다? 수년간 지적된 살충제 달걀

정부가 대처에 나섰지만, 늑장 대응이 살충제 달걀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가 된 살충제인 피프로닐에 대한 우려는 지난 수년간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정부 차원의 조사는 올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8월, 살충제 달걀 문제가 불거지자 정부는 전국 산란계 농장 1456곳 중 4%에 불과한 60곳을 대상으로 피프로닐 잔류물질검사를 시행했습니다. 검사 결과 피프로닐은 검출되지 않았고 해외에서 살충제 달걀이 문제가 될 때도 정부는 "국내 달걀에서는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된 바 없다"는 해명을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됐습니다. 결국 농식품부는 지난 7일부터 친환경 산란계 농장 780곳과 일반 농장 200곳을 대상으로 잔류물질검사를 실시했고, 기준치를 넘는 살충제가 포함된 달걀이 발견됐습니다. 정부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더라면, 오염된 달걀의 유통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살충제 달걀 파문, '냉장고에 남은 달걀은 어떻게 하나'

살충제 달걀 파문으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궁금증을 Q&A 형식으로 정리해봤습니다.
Q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뭐기에?
A 피프로닐이란, 개, 고양이 등의 벼룩이나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사용하는 살충제입니다. 닭과 같은 식용 동물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일부 산란계 농가에서 닭에 기생하는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Q 피프로닐 등의 살충제 성분 인체에 치명적인가?
A 살충제 성분을 장기간 복용하거나 노출될 경우 구토와 설사, 어지럼증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노출량에 따라 간·신장 등 장기손상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체 유해 정도는 체중과 섭취량에 따라 달라집니다. 체중 60kg 성인의 경우, 하루에 피프로닐 0.54mg까지 섭취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60g 특란을 기준으로 경기 남양주시에서 발견된 살충제 달걀을 한 번에 약 248개 먹어야 섭취할 수 있는 양입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달걀을 섭취했을지라도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작다고 조언했습니다.
Q 닭에 살충제를 썼다면, 닭고기는 문제없나?
A 전문가들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의 닭은 알을 낳는 산란계로, 식용으로 키우는 육계와는 다르다고 설명합니다. 닭은 땅에 몸을 문지르는 '흙목욕'을 통해 해충을 없애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좁은 닭장에서 60주에 걸쳐 사육되는 산란계는 이 같은 동작으로 진드기를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농가에서 살충제를 뿌리기도 합니다. 반면, 닭고기로 판매하는 육계는 넓은 장소에서 30일 정도 사육한 뒤 출하하기 때문에 살충제를 뿌릴 가능성이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Q 달걀을 익혀 먹으면, 살충제 성분이 없어지나?
A 살충제 성분은 식중독균 등의 세균과 달리 충분히 익혀도 파괴되지 않습니다. 살충제가 검출됐다고 밝혀진 달걀은 삶거나 프라이 등으로 익히더라도 피프로닐의 90% 이상이 달걀 노른자에 남아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친환경 달걀' 구매했는데 문제가 되나?
A 친환경 달걀도 살충제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친환경 인증은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살충제와는 무관합니다.
Q 냉장고에 남은 달걀은 어떻게 하나
A 정부는 달걀 껍질에 생산지와 생산자를 표시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피프로닐과 비펜트린 등이 검출된 달걀 껍질에는 '08마리(경기 남양주)', '08LSH(경기 광주)'라고 표시돼 있습니다. 추가로 발표된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양주, 전남 나주, 충남 천안 농가의 살충제 달걀에는 각각 '09지현', '08신선2', '13정화', '11시온'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때문에 이런 문구가 표시된 달걀은 반품하거나 섭취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경기 남양주 08마리
경기 광주 08LSH
강원 철원 09지현
경기 양주 08신선2
전남 나주 13정화
충남 천안 11시온
(기획·구성: 윤영현,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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