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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사기도, 팔기도 어려워" 거래절벽 현실화

홍지영 기자 scarlet@sbs.co.kr

작성 2017.08.13 14:23 조회 재생수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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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부동산대책 발표 후 열흘이 지나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이 얼어붙고 있습니다.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수천만원씩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와도 매수자들은 거들떠보지 않습니다.

대책 발표 전 15억6천만∼15억7천만원을 호가했던 잠실 주공5단지 아파트 112㎡의 경우 최근 14억3천만원과 14억5천만원에 2건이 팔린 뒤 14억5천만원 이상에 나온 매물은 거래가 안됩니다.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일부 사정이 급한 투자자들이 급매물을 내놓고 있는데 대부분의 다주택자는 내년 4월 전까지 타이밍을 보는 것 같고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보겠다며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최고 13억8천만원을 호가하던 102㎡가 지난주 12억7천만원, 12억7천500만원에 각각 거래되는등 시세보다 1억원 이상 싼 '급급매'만 팔렸습니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단기 투자 목적의 다주택자가 다급해서 내놓은 물건인데 내년 4월 이후 파는 것보다 낫다며 양도세 50%를 내고 매도하더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이주 중인 강동구 둔촌 주공 아파트는 대책 발표 전 시세에서 4천만∼1억원 빠진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세가 뜸합니다.

조합설립인가나 사업계획인가 신청 등으로 아예 거래가 불가능해진 강남구 개포동과 잠원·반포동 일대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는 적막감만 감돌고 있습니다.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개포 주공 1단지는 투기과열지구 지정 당일(3일)부터 지위양도가 금지돼 조합원들이 패닉에 빠진 상태"라며 "다주택자에게 내년 4월 전까지 집을 팔라고 하면서 팔지도 못하게 묶어 버리는 건 모순이 아니냐며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세보다 3억원 이상 내린 '현금청산' 대상 매물도 등장했습니다.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인 신반포 10차 57㎡의 경우 조합설립인가 이후 단지여서 거래가 불가능한데 시세(10억5천만원)보다 3억원 이상 싼 7억원짜리 급매물이 나온 것입니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집주인이 다주택자이고 사정이 급해서 자포자기 심정으로 일단 싼 값에 매물을 던져본 것 같다"며 "그러나 조합원 지위가 없는 매물이어서 팔리진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북 재개발 시장도 타격은 마찬가지여서 동작구 흑석뉴타운 일대도 매수문의가 자취를 감췄고, 용산구 한남뉴타운 일대도 2천만∼5천만원 내린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 문의조차 없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입니다.

대책 발표 전에 거래된 일부 매물 가운데서는 집값 하락을 우려한 매수자들이 계약금을 포기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서울 일반 아파트들도 일부 급매물이 나오고 있는데, 서초구 잠원동 훼미리 아파트 112㎡는 대책 발표 전 시세(12억원)보다 5천만원 낮춘 11억5천만원짜리 매물이 등장했지만 살 사람이 없습니다.

당초 이른바 '풍선효과'를 기대했던 분당·평촌 등 신도시 시장도 일부 집주인들이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에서 빠져 있다는 기대심리로 호가를 높여 매물을 내놓긴 하지만 매수세가 없습니다.

분당 서현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대책 발표 후 호가를 2천만∼3천만원 올린 매물이 한두 건씩 나오는데 매수자들은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면서 거래를 안한다"며 "서울의 집값이 하락하고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 신도시 시장만 좋을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9∼10월 이후 매물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가격 하락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자산관리연구원 고종완 원장은 "다주택자들이 매도 또는 보유의 득실을 충분히 저울질한 뒤 가을 이사철 이후 매물을 본격적으로 내놓을 공산이 크다"며 "그 전까지는 매수자들도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거래절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