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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충주 성심맹아원 사망사건…어른들이 답해야 할 질문 넷

‘그알’ 충주 성심맹아원 사망사건…어른들이 답해야 할 질문 넷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2012년 발생한 충주 성심 맹아원의 사망사건에 대한 풀리지 않는 질문을 던졌다.

1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2012년 11월 8일 충주 성심맹아원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11세 소녀 故김주희양의 죽음을 조명했다. 주희 양 사망 당시 잠에 들었던 당직 교사 강 씨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피소됐으나,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사건은 대법원에서 1년 넘게 계류중이다.

딸 주희를 떠나보낸 김종필, 김정숙 부부는 무려 5년 째 사법당국에 “왜 주희가 혼자서 쓸쓸히 죽어가야 했는지를 밝혀달라.”며 외로운 싸움 중이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충주 성심 맹아원에서 발생한 주희양의 사망 사건을 되짚어보면서 의문점들을 전문가들과 함께 추적했다.

주희양은 2012년 쌍둥이 언니와 함께 성심맹아원을 찾았다. 당시 성심맹아원 측은 “작은 멍이라도 생기면 부모에게 먼저 알려주겠다.”고 부모를 안심시켰고, 김종필, 김정숙 부부는 딸들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어서 자녀들의 성심맹아원에 맡기게 됐다.

하지만 주희는 싸늘한 주검으로 부모를 찾아왔다. 사건 당일 새벽, 성심맹아원 측은 “주희가 자다가 기도가 막혀 사망했다.”는 연락을 취했다. 아이를 최초로 목격했던 당직 교사 강 씨는 “잠을 자느라 주희가 이미 사망한 뒤 발견했다.”고 주장하면서 사망 당시 주희는 의자 위에서 무릎을 꿇은 상태로 팔걸이와 등받이 사이에 목이 끼인 채로 있었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펼쳤다.

부검 결과 사인은 ‘불명’. 소견서에는 ‘안면부 울혈 및 우측 경부 눌린 자국’이 있었기 때문에 질식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당직 근무 중이었지만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잠에 빠져있던 강씨에 대해 ‘양심 고백’을 했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가 시민단체의 항의가 거세지자 마지못해 기소했고 1심에서 집행유예가, 2심에서는 무죄가 나온 상태였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사건의 시작부터 다시 검토했다. 먼저 주희가 발견된 자세가 사망에 실제로 이를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비슷한 체형의 아이가 같은 형태로 제작된 의자에서 시뮬레이션 실험에 참여했다. 하지만 강 씨의 주장과 달리, 의자 위 주희의 사망 당시 자세를 취하는 건 불가능했다.

두 번째 물음은 주희의 신체 곳곳에 난 의문의 상처였다. 골반, 귀 뒤 등에 나 있는 상흔들은 한눈에 봐도 의심할 만한 대목이었지만, 경찰은 ‘사망에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이유로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 성심맹아원 측 관계자들은 “어디서 다쳤는지 모른다.”는 일관된 진술만 할 뿐이었다.

세 번째는 침묵하는 성심맹아원 관계자들과 그 주위 사람들이었다. 사망 5일 전 충주의 한 병원은 주희의 상처를 치료했지만 해당 의료진은 “어떤 대화도 하지 않겠다.”며 제작진을 피했다. 뿐만 아니었다. 맹아원 측 생활지도 일지에는 ‘주희가 사망 일주일 전부터 하루에도 몇 번씩 옆으로 쏠렸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이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다. 그 부분에 대해서 제작진이 묻고자 했지만 대부분의 맹아원 직원들과 교사들은 제작진을 문전박대 했다. 목격자 강 씨는 “재판중이라서 말을 할 수 없다.”며 침묵했다.

네 번째는 사인에 대한 물음이었다. 의학 전문가들은 사망당시 발견됐던 모습을 보면 단순한 질식사로 보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는 점. 사망 당시의 이유가 질식이더라도 이전에 있었던 발작 증세 등이 더 결정적인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었다는 부분을 꼬집었다.

결국 주희의 사망과 관련해 책임을 진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주희의 부모는 “사과라도 했다면 아이를 보내줄 수 있었겠지만, 위로금 얘기부터 꺼내는 것에 대해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누가 주희를 사망에 이르게 했는지 보다, 한 아이가 보호기관에서 사망했음에도 누구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의문을 표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故주희의 사망사건은 더 이상 입을 열려고 하지 않는 어른들의 무거운 침묵 속에 많은 의문점만 남은 채 5년째 부모의 가슴을 울리고 있었다.

(SBS funE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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