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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북적북적 99 : 공지영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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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머리 좋은 그가 예상치 못한 것도 있었다. 포르셰를 탈 만큼 비정상적으로 돈이 많은 우리 집에 일단 들어서 보면 다른 모든 것도 어쩌면 그렇게 다 비정상적일 수도 있다는 예측을 하지 못한 것이다. 할머니에 대한 문병… 이것도 사실은 좀 어폐가 있다. 내가 표현에 이렇게 신경을 쓰는 데에는 퍽이나도 복잡한 이유가 있다. 그러니까 우리 할머니가 6개월째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중략)…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은 시작된다. 비록 꽥꽥 하는 기분 나쁜 소리를 내지르기는 했지만 비교적 규칙적인 타악기처럼 박자를 맞추던 할머니의 숨소리가 밤새 불규칙하게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친척들이 몰려와 할머니 곁에 둘러앉았다. 그런데 할머니는 다음 날 새벽 자리에서 일어나 앉은 채로 발견되었다. 발견되었다, 라고 말하는 것은 할머니가 밤에 임종하실까 봐 교대로 그녀의 곁을 지키던 막내외삼촌이 그날 새벽 할머니 곁에서 시체로 발견되었기 때문이었다. “  –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中 

 
6개월째 ‘죽어가고’ 있는 할머니. 병원에서는 이미 죽은 목숨이나 다름 없다고, 얼마 못 살 거라고 하지만, 할머니는 신기하게 벌떡 일어나는데 그 때마다 집에서는 누군가가 죽어나가고…
 
‘골라듣는 뉴스룸’의 일요일 책방 ‘북적북적’, 이번 주는 공지영 작가의 소설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해냄 출판사)를 소개하고 읽습니다. 

공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단순히 노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기득권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하며, “기득권을 가진 늙은 것들이 약하고 여리고 상처받은 것들을 어떻게 말살해가면서 자신들의 화석화된 생명을 유지해 가는가 하는 측면에서 썼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지현 기자의 낭독으로 들어보세요.
 
** 낭독을 허락해주신 ‘해냄’ 출판사 측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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