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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앓아도 딸 출산은…보따리 할머니, 그리고 건강보험 대책

#스브스뉴스 #건강보험  #치매
부산
보따리 할머니
사건의 전말
“할머니 한 분이
보따리 두 개를 들고
동네를 서성여요.
벌써 한 시간 째예요.”

부산 서구의 한 파출소로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딸이 아기를 낳고
병원에 있어…
딸이 아기를 낳고 병원에…”

경찰이 출동했지만,
할머니는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만 할 뿐
자신의 이름조차 몰랐습니다.

치매를 앓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난감한 경찰은
이웃을 수소문했고,
  
결국 6시간 만에야
‘병원에 있다’는 할머니의 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병원에 도착해
딸을 보자마자
끝까지 놓지 않던
보따리를 풀었습니다.

보따리 속에는…
"어서 무라"

할머니가 출산한 딸을 위해 마련한
미역국, 나물 반찬, 흰 밥,
그리고 이불이 있었습니다.
온전치 못한 정신에도
엄마가 끝까지 놓지 않았던 기억.
'우리 딸이 아기를 낳았다'
딸은 눈물을 펑펑 쏟았습니다.
딸을 보러 혼자 나섰다
영영 길을 잃을 뻔한 할머니.

치매 탓에 예전과 많이 달라졌지만
엄마는 엄마였습니다.
국내 치매 환자 수는
해마다 늘어
무려 69만 명.

정신이 온전치 않지만
사랑하는 엄마, 아빠이기에
가족들은 포기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고통은 너무나도 큽니다.

치매가 중증이어서
장기 입원할 경우
1인당 1,300만 원에 달하는
막대한 병원비가 듭니다.
치매를 앓던 노모와 함께
동반 자살한 50대 아들,
치매 아내를 수발하다 살해한 남편 등

참담한 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치매 문제는 19대 대선을 계기로
공론화 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문재인 후보는
'치매 국가 책임제'를 제안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취임 92일 만인
지난 9일,
이 공약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최대 60%에 달하던
치매환자의 본인 부담률이
10%로 확 줄게 됐습니다.
또한 초기 치매 환자도
진단에 필요한 고가 검사를 받을 때
건강보험이 적용돼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사랑하는 엄마가
어느 날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고통.

환자 가족만의 불행이었기에
쉬쉬하며 속으로 사렸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럴 필요 없습니다.
보험 혜택도 받으며
당당히 도움을 요청하면 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치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중증 치매를 앓는 환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막대한 병원비와 갑자기 변해버린 가족을 마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론화했던 치매 문제가 이번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스브스뉴스가 알아봤습니다.

기획 하대석, 김경희 / 그래픽 김태화 / 제작지원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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