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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북적북적 98 : 진짜 프로불편러일까…'아날로그의 반격'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작성 2017.08.06 07:55 조회 재생수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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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직면한 선택은 디지털이냐 아날로그냐가 아니다. 실제 세상은 흑도 백도 아니고, 심지어 회색도 아니다. 현실은 다양한 색상과 수많은 질감과 켜켜이 쌓인 감정들로 이루어진다. 현실에서는 이상한 냄새가 나고 희한한 맛이 난다. 인간의 불완전함은 흠도 되지 않는다." 

스마트폰 알람에 잠에서 깨어나 네이버 지도 앱으로 버스시간 확인해 집을 나섭니다. 출근길에 뉴스와 회사 게시판을 들여다보고 간간이 팟캐스트나 애플뮤직으로 음악을 듣습니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으로 영상도 봅니다. 모두 스마트폰을 통해섭니다. 출근하면 노트북으로 업무 보고 기록합니다. 펜과 수첩은 잘 쓰지 않습니다. 카카오톡과 텔레그램으로 여럿과 얘기하고 약속 잡고 확인하고 취소합니다. 디지털, 디지털, 디지털… 일상이 온통 디지털 범벅입니다. 편리해진 것 같은데… 때때로 피곤합니다.

미국에서 다시 레코드판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합니다. 몰스킨으로 대표되는 종이수첩도 그렇습니다. 필름이 주목받고 온라인에 밀리는 듯했던 오프라인 매장도 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아날로그의 리벤지, 반격이라고 명명해 깊숙이 들여다본 책이 번역 출간됐습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인 데이비드 색스가 쓴 [아날로그의 반격]입니다. 

"디지털에 둘러싸인 우리는 이제 좀 더 촉각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경험을 갈망한다. 우리는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제품이나 서비스와 소통하기를 원하며,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경험을 위해 기꺼이 웃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 그것이 디지털 기술보다 훨씬 번거롭고 값비싼데도 말이다."

"레코드판이 꽂힌 서가에서 앨범을 골라 디자인을 꼼꼼히 들여다보다가 턴테이블의 바늘을 정성스레 내려놓는 행위, 그리고 레코드판의 표면을 긁는 듯한 음악 소리가 스피커로 흘러나오기 직전 1초 동안의 침묵, 이 모드 과정에서 우리는 손과 발과 눈과 귀, 심지어 가끔은 입도 사용해야 한다… 레코드판이 주는 경험에는 계량화할 수 없는 풍성함이 있다.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더 재미있는 경험이다." 


"책은 무거웠다. 하지만 손가락 사이로 느껴지는 책의 두께감 때문에 나는 책의 어느 부분을 읽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건 킨들에서는 얻을 수 없는 것이었다. 종이책을 읽는 동안 클라우드에 주석을 붙일 수는 없었지만 대신 밑줄을 긋고 메모를 하고 귀퉁이를 접을 수 있었다… 그것은 훨씬 뛰어난 경험이었다."

"하나의 도구가 다른 도구에 비해 우월한지 우월하지 않은지는 그것이 얼마나 최선인가에 달려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도구가 우리를 얼마나 확장시키거나 축소시키느냐다. 또한 자연과 문화, 그리고 서로에 대한 우리의 경험을 어떻게 만들어가느냐다."


최근 각광받는 '아날로그'에 대해 '반짝 유행'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럴 가능성도 있습니다. 허나 마음이 고단할 때 여전히 제가 들르는 곳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오프라인 서점이고 들춰보는 건 책입니다, 스마트폰이 아니라요. 살면서 가장 후회하는 일 중 하나는 학창 시절 모았던 카세트테이프와 손편지 수백 통을 버린 일입니다. 조금 더 빠르게 편하게 하자고 만들었던 것들에 종종 종속당한다는 느낌을, 강박적으로 받고 있는 요즘, 삶의 숨통을 틔워주는 아날로그가 더욱 중요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이 책을 조금은 아이러니하나, ebook 버전으로, 태블릿과 스마트폰으로 번갈아가며 읽었습니다. 

*사진은 '레트로카메라 앱'으로 찍어봤습니다.

*출판사 어크로스로부터 낭독 허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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