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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올 초에도 "日 민박집서 당할 뻔" 신고…수면제 검출

<앵커>

지난달 숙박공유사이트, 에어비앤비를 통해 일본 민박집에 묵었던 한국 여성이 현지 민박집 주인에게 성폭행당한 사건 전해드렸습니다. 이 민박집 주인은 구속됐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에도 같은 민박집에서, 같은 주인에게 한국 여성들이 피해를 당할 뻔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귀국해서 곧바로 에어비앤비 측에 "이 민박집은 손님 받으면 안 된다"고 경고까지 했다는데, 어떻게 이 민박집 주인은 계속 손님을 받을수 있었던 건지, 박하정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올해 초, 한국인 여성 A 씨는 친구와 함께 일본 후쿠오카의 한 민박집을 찾았습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한 숙소였습니다.

일본인 주인 남자는 손님에게 술을 대접하는 것이 지역 관습이라며 술을 권했고 A 씨는 인사치레로 조금 마셨습니다.

이튿날 새벽 1시쯤 A 씨는 주인 남자가 아래쪽 이불을 들추는 것을 알아챘고 뭐 하는 거냐고 항의한 뒤 다른 호텔로 숙소를 옮겼습니다.

[일본 현지 호텔 직원 : 저희 호텔에 오셔서 '혹시 한국인 말할 사람이 있느냐'면서, '지금 경찰 불렀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얘기했었나 봐요.]

A씨는 경찰에게 민박집에서 있었던 일을 진술하고 주인이 건넸던 술병과 종이컵을 증거물로 제출했습니다.

종이컵 안에 남아 있던 하얀 가루의 정체가 수상하니 알아봐 달라는 말도 남겼습니다.

그리고 몇 달 뒤인 지난달, 바로 그 민박집에서 주인이 한국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일본 경찰의 조사 결과 문제의 하얀 가루에서는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수면제였다는 걸 알았다면 경찰이 민박집 주인을 조사할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경찰에 언제 성분 분석을 했는지 물었습니다.

[후쿠오카 경찰 관계자 : 답변 드릴 수 없습니다. (조사 중이라는 말씀이신가요?) 사건에 관해서는 답을 드릴 수 없습니다.]

A씨는 귀국한 뒤 에어비앤비에도 겪었던 일을 알리며 그 집이 더는 손님을 받지 못하게 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에어비앤비 측은 "조사해 보니 호스트가 나쁜 의도를 품어 벌어진 일이 아니었다"고 답변했습니다.

A 씨는 "성인 남성이, 성인 여성 2명이 자고 있는 공간에 불도 안 켜고 올라와 이불을 들고 있었는데 나쁜 의도가 없었다는 게 말이 되냐"고 항의했지만, 에어비앤비는 "충분한 조사를 통해 필요한 제재를 가했다"고 지난 4월 답했습니다.

어떤 제재를 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A 씨가 구체적이고도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했지만, 에어비앤비는 위험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숙박을 계속 중개했던 겁니다.

에어비앤비 측은 "일본 경찰이 성범죄 혐의가 없어 사건을 종결했다고 했기 때문이며 주인에 대해 경고와 교육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지연/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 소비자에게 선택을 위한 기준 같은 것들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는데, 안전을 위한 정보 제공 같은 것들을 사전에 충분하게 제공하는 것들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에어비앤비는 사건을 재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김종우,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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