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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네 야채가게' 성공 이면에…욕설·상납 '도 넘은 갑질'

<앵커>

우리 사회의 여러 성공 신화 가운데 채소와 과일 전문 프랜차이즈인 '총각네 야채가게'가 있습니다. 행상으로 시작해 연 매출 4백억 원대 업체를 키워낸 이영석 대표는 장사의 신으로 불리면서 이 씨의 성공담을 소재로 한 뮤지컬과 드라마까지 제작됐습니다. 그런데 이 성공 신화의 뒤에는 욕설을 하고 따귀를 때리고, 금품 상납까지 요구하는, 도를 넘는 갑질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총각네 야채가게는 가맹점을 설립하는 방식이 일반 프랜차이즈와 다릅니다.

외부 모집이 아닌, 본사 직원들 가운데 선발해 가맹점 점주가 되게 합니다.

['총각네 야채가게' 가맹점주 : 젊은 사람들이 돈이 없잖아요. 그런데 (일부만 부담하면) 나머지는 본사에서 매장 오픈하는 비용을 대줘요.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받기 때문에 직원들이 (이영석 대표를) 신봉하는 수준이죠.]

가맹점 차릴 때 드는 월세 보증금과 권리금, 인테리어 비용 같은 목돈을 본사가 우선 대주고, 가맹점주가 갚아 나가는 방식입니다.

[최영기/변호사 : 그런 과정을 통해서 출점이 이뤄진다고 하면, 안 그래도 본사에 비해 가맹 사업자가 열위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는데, 특히나 구조적으로 열위한 위치일 수밖에 없죠.]

이렇다 보니 금품상납 요구가 이어져도 거스르기 힘들었다고 전직 점주들은 얘기합니다.

['총각네 야채가게' 전직 가맹점주 : 점주들 단톡방에 (이영석 대표 말이) 올라왔어요. '나 이거(스쿠터) 사줄 사람?'하면서 (스쿠터) 사진이랑 같이 올라왔던 걸로 기억해요. (사주는 것도) 선착순이죠. 제일 처음에 손든 사람이 사주기로. 그래서 사 줬어요.]

이영석 대표는 해당 점주가 먼저 선물하고 싶다고 해서 자신이 비용의 반을 보탰다고 해명했습니다.

이 대표 생일 전날에는 잊지 말고 축하 메시지라도 보내라고 본사가 공지를 띄웠고, 스승의 날에는 이 대표가 직접 점주들 채팅방에서 "찾아도 오고 선물도 준 점장들에게 감사하다"고 운을 떼더니,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안 한 점주들은 앞으로 연락하지 말라"며 "쓰레기 같은 놈들"이라고 욕을 했습니다.

욕설은 2주에 한 번 열리는 가맹점주 교육에서도 있었다고 합니다.

['총각네 야채가게' 전직 점주 : 점장들 교육하는 중간에 (이영석 대표한테) 쌍욕을 들은 거죠. 진짜로 쌍욕이었어요. (점장들 다 보는 데서) 개XX야, 너는 부모 될 자격도 없는 XX야. 진짜 너무 심하더라고요, 창피함이. 너무 창피했어요, 그때. 진짜.]

심지어는 이영석 대표가 영업 자세를 강조하겠다며 교육 중에 점주의 따귀를 때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총각네 야채가게' 전직 점주 : (이 대표가 점주 한 명을 지목하더니) '너 똥개야 진돗개야?' 물어본 다음에, '진돗갭니다'라고 답을 하니까 (때렸어요.) 따귀를요. 그러더니 '한 번 더 물을게. 너 똥개야 진돗개야?' '진돗갭니다' 답하니까 한 번 더 때리고 나서 (멈추더라고요). (이런 교육을 받으면) 점주들이 위축되겠죠.]

[이영석/'총각네 야채가게' 대표 : 따귀를 때리기 전에 미리 사전에 (맞는 점주와) 저희가 다 짜고 한 거예요. '내가 이렇게 할 테니까 기분 나빠하지 말고. 형이 너 사랑하는 거 알지?' (하고 때린 거예요.) 나쁜 쪽으로만 몰려면 제 행동 하나하나가 다 나쁠 겁니다, 아마.]

전직 점주들은 이 외에도, '똥개 교육'이라는 유료 교육도 문제가 있다고 말합니다.

[총각네 야채가게 前 직원/똥개 교육 수강 : 500만 원을 내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사람은 거의 없죠. 그런데 이걸 하지 않으면 앞으로 매장 운영을 할 수 없다고 얘기를 하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하는 경우가 많았죠.)]

이 대표는 무료로 교육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해명했는데, 공정거래위원회는 유료 교육을 받아야만 가맹점을 내주는 방식이라면 가맹비를 사전에 받는 행위여서 위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배선경/변호사 : 가게에 점원으로 들어가서 배워서 주인이 독립을 시켜주는, 잘만 운영된다면 권장할 만한 시스템인데, 이게 가맹사업 외피를 입으면 갑과 을의 관계가 너무 극심하게 나타나는 거죠.]

이영석 대표는 오늘(26일) 자신의 잘못은 모두 반성하고 시정하겠다고 밝혔고, 일부 현직 점주들은 자신들은 갑질이라 느끼지 않았다며 이미지 훼손에 따른 피해를 걱정했습니다.

(영상편집 : 윤선영, VJ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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