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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꿈틀대는 중국 야구…입도선매 나선 MLB

정성엽 기자 jsy@sbs.co.kr

작성 2017.07.21 14:20 수정 2017.07.21 14:24 조회 재생수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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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월드리포트] 꿈틀대는 중국 야구…입도선매 나선 MLB
▲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 Fenway Park
 
지난 13일 중국 장쑤성의 성도 난징시에서 조촐한 계약식이 진행됐습니다. 사실 중국에선 보기 드문 계약식인데, 미국 프로야구(이하 MLB) 명문구단인 보스턴 레드삭스가 중국인 선수와 스카웃 계약을 맺은 겁니다. 주인공은 중국 내 소수민족 거주지인 티베트 자치구 출신의 창바런쩡. 2001년생이니까 올해 17살짜리 청소년입니다.

중국인 야구선수가 MLB 구단과 입단 계약을 체결한 건 낯선 풍경이긴 하지만 창바런쩡이 MLB 구단과 계약한 첫 중국인 선수는 아닙니다. 현재 우리 김현수 선수 소속팀인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재작년에 쉬구이위엔과 계약했고, 두 달 전엔 피츠버리 파이어리츠가 중국인 투수 궁하이청과 계약한 바 있습니다. MLB 구단이 최근 2년 사이에 3명의 중국 선수들을 데려간 겁니다.
볼티모어와 계약한 쉬구이위엔 (사진=CGTN America 유튜브 캡처)중국의 인기 드라마에도 출연한 특이 경력도 갖고 잇는 창바런쩡은 야구 선수로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걸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투수, 내야수는 물론 포수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특히 보스턴 구단은 창바런쩡의 포수로서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보통 사람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체격 조건이나 창바런쩡의 지금까지의 야구 경력으로 봐선 보스턴이 왜 이 선수를 선택했는지는 다소 의아스럽긴 합니다.  

중국 언론에 소개된 창바런쩡의 야구 이력은 9살 때 중국 유소년팀이 타이완 유소년팀을 이겼을 때 큰 역할을 했다는 정도 밖에 언급이 없을 정돕니다.

앞서 MLB 구단과 계약한 쉬구이위엔과 궁하이청이 중국 성인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했던 것과 비교해봐도 너무 초라한 이력입니다. 이들조차도 아직 마이너리그 무대에서 전전하고 있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콜업이 난망한 상태니까 창바런쩡이 메이저리그 무대에 설 가능성은 훨씬 더 어려운 과정이 될 거라고 봐야 할 겁니다.

사실 중국에서 야구는 널리 알려진 대로 인기 스포츠가 아닙니다. 중국에 야구가 도입된 지는 우리나라보다 23년이나 빠른 1881년이지만, 중국 공산당이 야구를 '자본주의 스포츠'로 낙인 찍으면서 중국 야구는 성장할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중국봉구리그(棒球, 중국은 야구를 빵치우라고 부릅니다)가 잠시 프로화되긴 했지만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13억 명이 넘는 인구 중에 중국야구연맹에 정식 등록된 선수는 고작 668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중국 야구시장이 최근 들어 조금씩 꿈틀대고 있습니다. 특히 시진핑 국가 주석이 내수시장 확대를 위해 스포츠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상정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2025년까지 5조 위안, 우리 돈으로 850조원을 스포츠 산업 육성에 투자할 예정인데, 물론 그 선봉은 축구지만, 야구 몫도 2,500억 위안, 42조원이나 됩니다. 중국야구협회는 이를 바탕으로 2021년까지는 프로리그를 출범시키고 2025년까지는 20개 구단을 만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초등학교 야구팀은 100여개, 고등학교 야구팀은 50여 개에 불과하지만 이 숫자도 대폭 늘려 야구 저변 확대를 도모할 생각입니다. 지금도 30대 이상 중국인은 여전히 축구지만, 각 대학교마다 야구 클럽이 늘어나는 걸 보면 야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보여집니다.

MLB도 이런 중국의 야구 분위기를 일찌감치 간파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중국 야구시장 진출의 전초기지를 만들어놓은 것이 MLB봉구발전중심(棒球發展中心)입니다. 쉽게 'MLB 야구아카데미' 정도로 해석하면 무난할 듯 합니다.  MLB는 2003년부터 중국에 진출한 이래, 2009년 장쑤성 우시를 시작으로, 창저우, 난징에 잇따라 MLB 야구아카데미를 세워 운영하고 있습니다.

야구에 소질있는 중국 학생들을 선발해서 무료로 학업도 시키고, 미국 야구도 가르치는 역할도 하는 곳입니다. 당연히 MLB 구단과 계약을 맺은 중국인 3총사, 쉬구이위엔, 궁하이청에 이어 창바런쩡 모두 MLB 야구 아카데미 출신입니다. 이들 세 사람 이외에도 지금까지 55명이 MLB 아카데미를 졸업했는데, 28명이 중국 대학에, 7명이 미국 대학에 다니고 있고, 12명이 중국야구리그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3명은 야구아카데미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야구에 소질 있는 중국 청소년에겐 MLB 야구 아카데미기 말 그대로 꿈과 희망인거죠. 중국내 야구 자원을 다 뺏어가고 있다는 비난도 받고 있지만, 이렇게 야구를 하고 싶어하는 중국 청소년들의 압도적인 지지 덕분에 MLB 야구센터는 MLB 중국시장 진출의 첨병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MLB는 중국 청소년들에게 희망 발전소 역할만 하는 게 아닙니다. 이미 야구시장 확대를 위한 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MLB는 지난해 1월부터 중국의 온라인 스포츠영상 제공 업체인 락시체육(樂視體育)과 3년 간 정식 계약을 맺은 상탭니다. 중국 대륙은 물론 홍콩, 마카오 지역에 대한 MLB 합작 파트너 계약인거죠.

MLB 경기 온라인 중계는 물론 상품판매 서비스를 담당한다는 겁니다. 작년엔 MLB 경기 중계를 120경기를 했는데, 이미 시청 회원이 20만 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중국 전국 20개 도시에 있는 MLB 공원도 이미 300만 명을 끌어왔습니다.

최근 중국 야구의 국제대회 성적은 아직은 이렇다 할 정도는 아니지만, 분명한 건 야구 수준이 상당히 올라왔다는 게 전문 야구인들의 평가입니다. 세계 랭킹도 17위 정도를 유지하고 있죠. 여기에 막대한 돈이 투자되고, 프로리그가 활성화된다면 중국 야구붐도 어떻게 폭발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미국프로농구 NBA가 중국의 최고 농구 선수 야오밍을 끌어들여 중국 시장을 장악했듯이, MLB도 십 수년 전부터 거대한 중국 시장에 야구붐 군불을 계속 지피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만약 13억 인구 중에 중국 야구계의 야오밍이 나온다면…아마 그 선수도 MLB 야구 아카데미 출신일테죠?    

(사진=CGTN America 유튜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