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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집 앞까지 넘실거리는 강물…美 노부부 집 침수 위기

정준형 기자 goodjung@sbs.co.kr

작성 2017.07.18 12:42 조회 재생수7,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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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알래스카 주의 한 강변입니다. 지붕과 창문틀이 초록색인 아담한 목조주택 한 채가 눈에 들어옵니다.

집 너머로 보이는 산과 강이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처럼 경치가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집 뒤로 돌아가 보면 사정이 확 달라집니다. 거센 강물이 집 바로 앞까지 넘실거리며 흘러갑니다. 보기만 해도 위태로워 보일 정도입니다.

[발 무셜/90세. 알래스카 주민 : 밤에 잠을 자다가도 이상한 소리가 들리면 침대에서 뛰어나와 뭐가 사라졌는지 내다봅니다. 여기에서 얼마나 살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무서워 죽을 지경입니다.]

집 주인인 90대 노부부가 이 집을 지은 건 지난 1952년입니다.

올해 94살 된 할아버지가 직접 지은 집인데, 당시엔 15m 길이의 뒷마당도 있었다고 합니다.

[저기 강물 너머 푸른 잔디가 보이지요. 원래 저기가 강물이 흐르던 곳이었는데…지금은 강물이 우리 집 뒷마당까지 흘러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불어나던 강물이 뒷마당을 넘어 급기야는 집 앞까지 흘러와 위협하고 있는 겁니다.

강변에 있는 집들 가운데 침수 위기에 몰린 건 이 집뿐만이 아닙니다.

불과 며칠 전에도 하류 쪽에 있던 집 한 채가 강물에 휩쓸려 가버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노부부를 비롯해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버티고 있는 강변 주민들은 아무런 도움도 못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알래스카 주 정부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강물 침식의 경우 재난지역 선포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알래스카 주 공무원 : 매우 딱한 상황이란 걸 알고 있습니다. 강변에 사는 주민들을 도우려 하지 않는 게 아닙니다.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을 뿐입니다.]

반면 언제 떠내려갈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노부부는 당분간 집을 떠나지 않을 계획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하실 겁니까?) 글쎄요…기도를 많이 해야겠죠.]

65년 전 평생 동안 살 보금자리로 집을 지었다는 노부부의 꿈이 강물에 쓸려내려 갈 위기에 처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