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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테러까지 용서…누구에게나 문 여는 '동굴 교회'의 울림

<앵커>

역사가 1,700년이나 되는 이집트 토착 기독교, '콥트교'는 이슬람권에서 극심한 차별과 핍박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콥트 인들은 테러의 위협에도 누구에게나 문을 열어주는 '동굴 교회'를 만들어 냈습니다.

카이로 이대욱 특파원이 직접 다녀왔습니다.

<기자>

이집트 카이로 동남쪽에 위치한 자발린 마을, 쓰레기를 가득 실은 트럭이 줄지어 들어오고, 집마다 쓰레기 더미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마을 주민은 대부분 콥트인으로, 쓰레기 속 재활용품을 내다 판 돈으로 생계를 꾸려나갑니다.

이 마을을 내려다보는 거대한 바위산엔 동굴 교회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1970년대 발견한 조그만 자연 동굴에 숨어 성경을 읊던 콥트 인들은 십시일반 힘을 모아 중동 최대 규모의 예배당을 만들어 냈습니다.

[매깃/콥트교도 : 우리 콥트인은 이 동굴교회를 만들기 위해 엄청난 양의 돌과 흙을 파냈습니다.]

교회 안팎 절벽엔 성경의 구절을 담은 조각이 새겨 있습니다.

20년 전 관광객으로 이곳을 찾은 폴란드 출신의 조각가 마리오 씨가 콥트인의 신실함에 감복해 홀로 작업한 작품입니다.

이런 콥트 인들에게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IS는 무차별 테러를 가해왔습니다.

그러나 콥트 인들은 종교와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마음의 문을 닫아선 안 된다는 신념을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동굴교회에서 배우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입니다.

[피터/16세 : 동굴 교회는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습니다. 무슬림인지, 기독교인인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친 이웃에 손을 잡아주고 어깨를 내어 주라는 것은 이슬람과 기독교의 가르침이 다르지 않습니다.

전쟁과 테러, 반목과 갈등에 지쳐가는 지구촌에 전하는 이곳 동굴 교회의 울림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영상취재 : 채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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