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제보하기

[취재파일] '국민의당과 연결' 의혹 뻔한 데도…이유미 변호인이 사건 맡은 이유는?

박찬근 기자 geun@sbs.co.kr

작성 2017.07.11 08:25 수정 2017.07.11 15:17 조회 재생수15,513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국민의당과 연결 의혹 뻔한 데도…이유미 변호인이 사건 맡은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 아들이 아버지 덕을 보고 취업했다는 제보 음성 파일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유미 씨가 검찰 조사를 받은 지 16일째입니다. 이유미 씨 수사는 어느덧 막바지로 접어들었습니다. 이유미 씨는 이번 주말 안에 기소돼 법원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반성한다는 말 외에 드릴 말씀이 없다"는 뜻만 전해오던 이유미 씨의 못 다한 말들을 재판정에서 들을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재판정에서 이유미 씨의 '입'이 되어줄 변호인에게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유미 씨 변호인 차현일 변호사는 안철수 전 후보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송강 변호사와 같은 사무실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이미 한 차례 세간의 주목을 받은 적 있습니다.

● '안철수 최측근' 송강 변호사와 이유미 변호인 차현일 변호사는 어떤 관계?

이유미 씨 변호인 차현일 변호사를 처음 만난 것은 이유미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던 지난달 29일이었습니다. 서초동 자신의 법률사무소 소파에 앉아 있던 차 변호사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 "이유미 씨 변호사를 통해 이유미 씨가 단독범행이라 진술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한 탓에 끊임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유미 씨 변호인이 이유미 씨 단독범행이라고 말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이었습니다. 그것도 상대편인 이용주 의원에게 말입니다. 저도 차 변호사가 정말 그렇게 말했는지 물으러 온 참이었습니다.

차 변호사는 본인이 한 말이 아니며 그밖에는 할 말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런데 사무실로 찾아온 기자를 뜻밖에도 동료인 송강 변호사가 응대했습니다. 송 변호사는 이유미 씨에게 차 변호사를 소개해준 장본인입니다. 창당 때부터 국민의당 당 활동을 활발히 해왔고 지난 총선 때는 김제·부안 지역구에 예비후보 출마도 했습니다. 지난 대선 때는 안철수 전 후보를 곁에서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이유미 씨국민의당에 속한 인물이 국민의당 측에서 보자면 '대역 죄인'인 이유미 씨에게 변호인을 소개해줬다는 것은 석연찮은 구석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알게 된 사이일까, 둘의 관계를 물었습니다. 차 변호사와 송 변호사에게 들은 둘의 인연은 이렇습니다. 둘은 서초구의 한 법무법인에서 이른바 '사수'와 '부사수'로 만났습니다. 선배인 차 변호사가 후배인 송 변호사에게 일을 가르쳐주면서 가까워졌습니다.

지난해에는 둘이 손을 맞잡고 서초동에 법률사무소를 열었습니다. 차 변호사와 송 변호사는 이 사무소에서 지금까지 함께 근무하고 있습니다. 송 변호사는 차 변호사를 "친형님 같은 분"이라고 말하며 가까운 사이라는 걸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차 변호사가 사건을 맡게 된 이유가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차 변호사가 왜 이 사건을 맡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점들이 남아있습니다.

● '안철수 최측근의 절친' 차 변호사는 왜 이 사건을 맡았을까?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문 대통령 아들 특혜의혹 자료를 가져오라고 압박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유미 씨가 안 전 후보의 최측근과 절친한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는 사실은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더욱이 송 변호사는 사무실을 찾은 기자들에게, 차 변호사에게 이유미 씨 사건을 맡아줄 것을 부탁한 게 본인이라고 밝혀 논란을 증폭시켰습니다. 국민의당 쪽 사람이 이유미 씨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건 국민의당이 이유미 씨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양새로 비칠 여지가 다분했습니다.

아마 차 변호사와 송 변호사도 사건을 맡을 때부터 이미 이런 시선들을 예상했던 모양입니다. 송 변호사는 해명하듯 취재진에게 사건 수임 경위를 한참 설명했습니다. 송 변호사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이유미 씨는 처음 검찰에 소환되던 지난달 26일 오전 송 변호사의 사무실로 찾아왔습니다.

이미 서초동 일대 법무법인을 돌았지만 사건을 맡아주는 곳이 없었다며 송 변호사와 오전 내내 대화를 나눴다고 합니다. 검찰 출석이 몇 시간 안 남은 상황에서 이유미 씨가 "살려달라"며 눈물까지 보이자 송 변호사는 너무 안타까워 차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아줄 수 없겠냐고 부탁했습니다. 차 변호사는 당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을 텐데 괜찮겠냐고 물었고 송 변호사가 끄덕이자 사건을 맡았다는 겁니다.

차 변호사의 설명도 같습니다. 차 변호사는 사건을 맡기 전 송 변호사가 국민의당 활동을 왕성하게 해왔다는 것, 차현일 변호사의 아내가 안철수 전 후보의 의원실에서 비서로 일한 경력이 있다는 사실을 모두 이유미 씨에게 일러줬다고 합니다. 이유미 씨도 이런 주변 정황을 모두 알았지만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차 변호사도 선임 당시 본인과 국민의당 사이의 관계 때문에 오해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유미 씨 사건을 맡게 된 이유를 "도움을 청하는 이유미 씨의 간절함 하나 때문"으로 갈음했습니다.

● 국민의당이 개입한 모양새라는 시각은 여전

"이유미 변호사도 안철수 인맥이더만."

송 변호사와 차 변호사를 만난 다음 날, 두 변호사의 입장을 담아 쓴 기사에 달린 댓글입니다. 송 변호사와 차 변호사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송 변호사가 이유미 씨에게 차 변호사를 소개한 것을 두고 국민의당이 이유미 씨 변호사 선임에까지 개입했다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상황을 두고 송 변호사는 "당에 폐를 끼쳤다"고 표현했습니다. 차 변호사도 선임 당시부터 국민의당과 송 변호사, 차 변호사의 관계가 논란을 불러올 걸 예상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사건을 맡기 전 이런 내용들을 충분히 상의했을 겁니다.

종합해보면 송 변호사는 "당에 폐를 끼칠" 것을 예상하고도 이유미 씨에게 차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말이 됩니다. 차 변호사는 이런 논란에 휩싸일 걸 알고도 사건을 맡은 게 됩니다. 그런 부담을 짊어진 이유는 이유미 씨가 간절하게 요청했다는 것뿐입니다. 이런 설명은 납득되지 않는 것이 자연스러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차 변호사는 기자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사건을 끝까지 맡을 것이라는 뜻을 전했습니다. 이유미 씨의 이익만을 위해 일한다는 뜻도 종종 전했습니다. 그게 더 이상의 논란을 만들어내지 않는 길이라는 데 동의합니다. 하지만 두 변호사의 주장을 선뜻 납득하지 못 하는 사람들 앞에 납득할 만한 설명이 뒷받침돼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은 앞뒤 정황을 다 풀어 설명하지 못할 사정이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번 사건이 정리되고 난 뒤에라도 말 못 할 속사정들을 시원하게 들어볼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