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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치명적인 '햄버거병' 원인은?…성인보다 소아가 위험하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 방송일시 : 2017년 7월 7일 (금)
■ 대담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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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병, 식중독균이 콩팥 망가뜨리는 병
-성인보다 아이가 더 위험…'시가 톡신'이란 세균 독 어린이에게 치명적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오면 햄버거병 초기 증세 의심해봐야
-콩팥 제 기능 못하면 10%가 목숨 잃어
-1982년 美서 햄버거 패티로 인한 집단식중독이 첫 사례
-패티 세균 70% 가열에 쉽게 죽어, 햄버거병 세균은 외부에서 온 것
-패티 조리과정에서 세균 위험 가능성 커
-세균에 오염된 우유 채소 등도 감염 가능성 열려 있어
-햄버거병 패티가 100% 원인이라고 단정할 순 없어
-지난해 9월 발생한 사고 역학조사도 없어…밝히기 쉽지 않을 것
-美 2000년 3세 아동 사망 당시 155억 원 지불에 합의

▷ 박진호/사회자:

지난해 9월 4살 된 A양이 경기도 평택의 한 맥도널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은 뒤에 설사 등의 식중독 증세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단순한 식중독이 아니었고요. 신장, 그러니까 콩팥이 90% 정도 손상이 되면서 지금 아주 어려운 복막투석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사연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햄버거병에 대한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습니다. SBS 보도국 조동찬 의학전문기자를 연결해서 이 문제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조동찬 기자 오랜만입니다.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 박진호/사회자:

이 햄버거병. 무엇입니까?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네. 이른바 햄버거병의 정식 의학 명칭은 용혈성요독증후군입니다. 말이 좀 어렵기는 한데요. 세균에 오염된 음식을 먹고 발생하는 식중독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상한 음식을 먹으면 주로 장염이 걸리기 때문에 설사, 구토 같은 증세가 나타나다가 대개는 잘 낫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그냥 장염이라고 합니다. 햄버거병이라고 안 하고요. 용혈성요독증후군이라고도 안 하고요.

그런데 아주 드물게 이 식중독 세균의 독이 콩팥을 망가뜨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식중독을 유발하는 이런 세균의 독에 대한 수용체가 특별히 많은 사람에게 좀 드물겠죠. 이런 사람은. 이런 사람에게 콩팥의 손상이 심하게 일어날 수 있는데. 콩팥이 기능을 못하면 체내 독성물질이 쌓이고요, 탈수가 더 심하게 진행돼서 이게 진행된 환자 중에서는 10%가 목숨을 잃습니다.

우리나라의 사례 어린이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지금 콩팥이 많이 손상돼서 매일 10시간 정도의 복막투석을 받고 있다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죠.

▷ 박진호/사회자:

이게 식중독이 일으키는 세균이 원인이라는 말씀인데. 그러면 왜 굳이 햄버거병이라는 별명이 붙은 겁니까?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네. 지난 1982년 미국에서 집단 식중독 사례가 있었는데. 이 원인을 조사해보니까 덜 익힌 햄버거 속 패티가 원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걸 계속 후속으로 연구했더니 거기에 5157이라는 대장균이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때부터 햄버거병이라는 닉네임이 붙었는데요. 이 용혈성요독증후군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은 바로 대장균인데. 70도 열을 가열하면 쉽게 죽습니다.

그런데 이 세균은 소나 돼지의 위, 그리고 대변에 있지 고기로 사용하는 근육 부위에는 원래 없습니다. 그래서 고기에 햄버거병 세균이 감염됐다면 외부에서 온 것이라고 할 수 있고요. 대장균이 묻은 사람의 손이나 칼, 도마, 이런 조리도구를 통해 고기로 옮겨간 겁니다. 그런데 스테이크는 사람의 손이나 칼이 겉면에만 닿죠. 그래서 대장균이 주로 겉면에만 묻게 됩니다. 그래서 겉만 잘 익혀도 세균은 죽게 됩니다.

안이 시뻘건 레어 상태의 스테이크를 먹어도 겉만 잘 익히면 별 문제가 안 되는데. 반면 햄버거 속에 들어있는 패티는 칼과 손, 혹은 기계로 그 고기를 다져서 만들죠. 그러니까 칼이나 사람의 손, 혹은 그 다지는 기계가 햄버거병 세균이 오염됐다면 그걸로 만든 패티는 속까지 완전히 익히지 않으면 세균이 살아남아서 병을 일으킬 수 있겠죠. 그러니까 똑같은 세균에 오염됐어도 스테이크보다는 햄버거를 먹었을 때 더 위험할 수 있으니까. 상황을 보더라도 햄버거병이라고 불릴 만하죠.

다만 세균에 오염된 우유나 채소, 이런 다른 식재료를 먹었을 때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햄버거병 증세가 나타난 환자의 원인을 햄버거다. 이렇게 단정 지을 수도 없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런 상황이군요. 지금 조 기자 얘기를 들어보면 세균 자체는 고기 속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고. 결국 손이나 칼, 도마 같은 조리 과정에서 조리 도구를 통해서 고기로 옮겨갈 수 있다. 이런 말씀하신 것 같고. 그냥 스테이크 고기 덩어리를 요새 그냥 햄버거 빵 안에 넣어서 먹는 햄버거도 많잖아요. 그런 경우보다는 다져서 뭉쳐서 만든 이른바 패티. 그런 경우에 조리 과정이 더 있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 이런 말씀이네요.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네. 그렇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피해 어린이 측에서는 지금 한국 맥도널드를 검찰에 고발한 상태입니다. 이게 어떻게 진행될 것 같습니까? 이게 말씀 들어보면 증명하기도 어려울 그럴 상황 같은데요.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그렇습니다. 이 사건이 지난해 9월 4일에 발생됐습니다. 그리고 이 사례 어린이를 한국 맥도널드사가 알고 있고요, 보건당국도 알았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결론이 안 나왔죠. 이유는 일반적인 식중독도 원인을 명백히 밝혀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환자의 변에서 식중독 세균이 나오고 그리고 그것과 똑같은 균이 당일 만들어졌던 햄버거 패티에서 나온다면 명백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 문제 풀기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한국 맥도널드사가 취했던 태도는 아이의 용혈성요독증후군이, 햄버거병이 햄버거 때문이라는 의사 소견서 받아오면 인정해주겠다는 입장이었는데요. 그런데 병원은 그런 걸 하는 역학조사기관이 사실 아니거든요. 아이가 햄버거병, 그러니까 용혈성요독증후군이라는 것을 진단하고 그 원인 세균이 무엇이다. 이렇게까지는 밝혀낼 수 있는데. 그 세균이 어디서 유래했는지. 그게 햄버거인지, 아니면 다른 우유인지. 이런 것을 확인할 능력도 그럴 권한도 없습니다.

이걸 보건당국과 역학조사가 이뤄져야 하는데. 당시 평택시 보건당국은 사건 발생 뒤 해당 업체를 방문했지만 특별한 문제점은 발견하지 못했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사실 이것만 봐서는 이것은 역학조사라고 할 수 없습니다. 먼저 당일 만들어졌던 햄버거를 찾아서요. 거기서 균이 실제로 있는지 조사하고요. 또 아이와 같은 날, 같은 햄버거를 먹었던 사람들, 업체 주장에 따르면 한 300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하는데. 그런 사람들을 찾아가서 장염 증세가 있었는지 물어봤어야 했는데. 그런 게 안 돼있거든요.

그래서 사실상 공식적인 역학조사는 없는 것으로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역학조사를 새롭게 진행해야 하는데. 이게 거의 한 8, 9개월 된 일이라서 이게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 햄버거병을 취재하면서 전문가들에게 물었습니다. 이것 어떻게 될 것 같느냐. 그랬더니 뭐라고 하느냐면. 정황상 햄버거인 것 같기는 한다. 그런데 햄버거라고 밝히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청취자 분들도 질문을 좀 보내시는데. 조 기자 말씀 들어보면 균이 포함된 햄버거나 식품을 혹시 섭취했더라도 사람에 따라서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고 안 나타날 수도 있는 겁니까?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네. 그렇습니다. 감염 자체도 사람의 신체 상태, 건강 상태, 면역 상태에 따라서 장염에 걸릴 수도 있고, 걸리지 않을 수도 있고요. 장염에 걸렸더라도 사람의 상태에 따라서 콩팥 기능이 망가질 수도, 망가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건 학계에서는 뭐라고 하느냐면. 그 세균독, 대장균에 생긴 독을 우리가 시가 톡신이라고 하는데. 이 시가 톡신에 대한 수용체가 많은 사람에게서 신장독성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학계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지금 햄버거를 그래도 많이 먹는 나라는 역시 원조는 미국이고, 외국에서도 많이 먹고 있는데. 이 햄버거병이라는 말이 나온 것 자체가 외국에서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거죠?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네. 그렇죠. 1982년 미국에서 사례가 있어서 그런 거죠.

▷ 박진호/사회자:

외국의 사례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진행이 됐습니까?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네. 일단 피해자 쪽 법률 대리인이 조사한 사례를 보면요. 지난 2000년 미국 위스콘신 주에 있는 한 햄버거 매장에서 여러 명이 장염에 걸렸던 사건이 있었는데. 이 중에서 4명이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렸고요, 그 중 3세 아동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회사는 피해자에게 155억 원을 지불했다고 하는데. 그 금액에 합의를 했다고 하고요. 이것은 그게 인정이 된 케이스겠죠.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언론에 보도된 경우가 있습니다. 지난 2006년 8월에 용혈성요독증후군을 진단받은 57세 여성이 미국 유명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웬디스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는데. 이때는 뚜렷한 원인이 입증되지 않아 미국 연방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미국 정부도 인정했던 것, 인정하지 않은 경우가 둘 다 있어서 앞으로 우리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저도 참 궁금한데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맡았던 검사팀에게 사건이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피해자에 대해서 좀 더 면밀히 조사하고 당시 보건당국, 한국맥도날드사의 대응 조치가 적절한 것인지도 조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제 개인적인 생각은 지금 피해자 측에서 식중독에 걸렸을 때 해당 음식에서 원인임을 완벽하게 입증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조사는 철저하게 과학적으로 해야겠지만. 이런 피해자의 어려운 사정도 고려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저는 개인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법정 공방이 불가피한 사안 같은데. 가장 역시 궁금해 하시는 것들이 예방법입니다. 지금 아이들이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안 사줄 수도 없고. 또 햄버거로 간단하게 식사 때우시는 직장인 분들도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데. 어떻게 해야 될까요?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일단 성인보다 어린이가 더 위험합니다. 어린이가 그런 식중독 독소를 수용하는 수용체가 더 많거든요. 성인보다는 어린이가 더 중요한데. 앞서 말씀드렸지만 잘 익히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식약처에서 각 햄버거 프랜차이즈 점에 잘 익히도록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는데요. 아무튼 잘 익혔는지 안 익혔는지 확인해서 아이들 먹게 할 필요가 있고요. 그리고 집에서는 주방 도구를 철저하게 깨끗하게 하는 게 중요한데요. 내가 날것의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썰었던 칼은 다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그 칼은 이미 오염됐다는 가정을 하고 다시 깨끗이 씻은 다음에 사용해야 하는 것이고요. 그리고 햄버거병, 이른바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렸을 때 초기 증세를 알아내는 게 중요한데요. 왜냐하면 그래야 빨리 치료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이것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이냐면 설사를 하는데 그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겁니다. 아이나 본인이 어떤 음식을 먹고 장염 증세가 있어서 설사를 하는데 피가 섞였다. 그러면 빨리 병원에 가야겠죠.

▷ 박진호/사회자:

혈변. 중요합니다.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혈변, 설사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 시간은 얼마 안 남았는데. 청취자 분 4526님께서 치킨버거는 그러면 괜찮은 것인가 했는데. 역시 균이 묻었는가, 안 묻었느냐가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예.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치킨 자체 사례는 그 대장균 자체가 있을 가능성이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만약 요리사인데, 제가 소고기나 이런 것들을 다루다가, 혹은 제가 화장실에 갔다가 손을 제대로 안 씻어서 제 손에 그런 균이 묻어서 제가 치킨버거를 만지면 그 치킨버거는 되게 위험한 감염원이 될 수 있겠죠.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네. 고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햄버거병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예방법 특히 주의를 하시면서 대비를 하셔야겠습니다.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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