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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스브스] 기상청의 이상한 장비 구입…직원의 용기있는 고백

성능이 기준치에 미달하는 장비를 제값보다 더 비싸게 사들인다는 사실을 알고 문제를 제기했다가 내부고발자에 낙인이 찍힌 사람이 있습니다. 그 이후 직장에서 해고도 되고 고발까지 당했는데요, 기상청 직원이었던 박진석 씨 사연 만나보시죠.

지난 2011년 기상청은 돌풍을 감지하는 '라이다'라는 장비를 도입하려 했습니다. 당시 업무를 총괄하던 박진석 씨는 장비 성능이 기준치에 미달해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도입하려던 이 장비는 1, 2차 입찰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는데 갑자기 3차 입찰에선 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탐지거리에 규격 기준이 기존 기준보다 5km나 짧아지고, 입찰 기업의 납품 실적 기준도 완화해서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박 씨가 알아본 합당한 장비 가격은 입찰가격인 50억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박 씨는 성능미달인 이 장비를 큰돈 들여 도입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 감사원과 국민권익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리고 약 3개월 후 그는 갑자기 해고통보를 받았습니다. 장비 입찰 후 경쟁 상대 업체에 관련 자료를 제공했다는 게 이유였고, 직장과 장비업체로부터 고발당해 재판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가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했던 일들로 결국 비리 혐의자가 돼버린 겁니다. 법정공방은 5년 넘게 이어졌고, 지난달 대법원은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입찰 방해 혐의도, 허위사실 유포 혐의도 모두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박 씨는 무엇보다 그의 잘못이라 생각했을 주변 지인들에게 떳떳하다는 사실이 밝혀진 게 제일 기쁘다고 말합니다.

지난 5년은 경제적 어려움도 크고, 권력과 맞서는 게 힘들어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그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하는데요, 그리고 누군가 비리를 저지른다면 다른 공직자들도 꼭 용기를 가지고 밝혔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옳은 일은 했을 뿐인데 사회에서 버림받은 이들을 위해 제대로 된 사회적 장치가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건 옳은 일이었으니까요"…기상청 직원의 용기 있는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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