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pick] 인천 초등생 살인범들 "재판 빨리 끝내 형량 줄이려고"…유가족 '분통'

인천 초등학생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 모 양의 변호인이 "사형해야 하는(것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든다. 변호인이 해줄 게 없다"고 말한 것이 돌발 발언이 아닌 의도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김 양의 변호인은 지난 4일 법정에서 "심신미약도 인정받지 못할 것 같고 최고형을 받을 것 같다"며 "우리 법체계에서 미성년자에게 가장 무거운 죄는 징역 20년인데 20년을 선고할 수밖에 없는 건이다. 변호인이 해줄 게 없다. 자괴감이 든다"는 돌발 발언을 해 화제가 됐습니다.

자신에게 불리한 말을 하는 변호인의 모습에 김 양은 변호인의 손을 누르며 제지하는 행동을 보였고 재판장은 "그런 얘기는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변호인의 이 발언은 크게 화제가 되면서 누리꾼들로부터 '오죽하면 변호인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올까' '변호인도 괴롭겠다'는 등의 반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피해 아동 측 법률 대리인은 김 양 측 변호인의 이 발언에 대해 "사회적으로 여론이 좋지 않으니 전략적으로 1심을 빨리 끝내고 2심에서 형을 낮추려는 의도"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리인은 어제(5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변호사의 말이 다분히 의도적인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천 초등학생 살인 사건이 널리 알려지면서 김 양에 대한 분노가 극심한 상황에서 1심을 빨리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겁니다.

대리인은 인터뷰에서 "시대가 변했고 범죄는 더 잔인해지고 더 지능화되고 있다. 소년법 적용도 강·절도와 살인은 구분을 둬서 계획적 살인은 소년법 적용하지 말고 성인과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피해 어린이의 어머니는 오는 12일 인천지방법원 대법정에서 열리는 다음 재판에서 가해자인 김 양과 처음으로 법정에서 대면하게 될 예정입니다.

대리인은 "증인 출석에 대해 유족들과 의논해 결정했다"며 "딸을 죽인 피의자를 앞에서 보는 것이 고통스럽겠지만 감내하고라도 재판부에 엄중 처벌을 탄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리인은 또 "지금 진행되는 공판이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라며 "여론에서 김 양과 박 양이 내세우는 커뮤니티, 심신미약, 다중인격만 주목하고 피해자 가족이 겪는 아픔은 정작 묻혀있다"고 참석 이유를 밝혔습니다.

김 양 측 변호인은 앞서 4일 "두 번 상처 주는 일이다. 어머니가 굳이 재판장에 와야 하겠느냐"며 판사에게 증인거부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김 양의 살인을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공범 박 모 양의 변호인도 형량을 줄이기 위한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살인방조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박 양의 변호인은 오늘 열린 2차 공판에서 "상급심까지 고려해 올해 12월 전에 재판이 끝나길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변호인의 이 발언은 소년법의 적용을 받아 박 양에 대한 양형을 줄이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지적입니다.

1998년 12월생인 박 양은 올해 만 18세로 초등생을 직접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 양처럼 만 19세 미만의 피고인에게 적용되는 소년법 대상입니다.

김 양보다 한 살 많은 공범 박 양은 올해 12월 생일이 지나면 소년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