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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곁에 오래오래 있어 줘…아들에게 찾아올 또 하나의 기적

“조금 더 오래
더 천천히 행복하자”
“미친거지, 당신!”

미쳐버릴 것 같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하나님에게 
분노를 쏟아냈어요.
목사인 제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너무나 억울했습니다.

왜… 왜…
저와 제 아들이어야만 했을까요.
저는 원기 아빠
홍성원이라고 합니다.


우리 원기는 소아조로증이라는
전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난치병을 앓고 있어요.
원기는 이 무서운 병으로 
남들보다 7배 빠른 시간 속에 살아요.


겨우 키 1m에 체중 14kg의 
이 12살짜리 아이가
신체 나이는 80세라고 하네요.
제 분신이며 제 일부인 이 아이…
허락된 시간이 얼마 없다고 해요.
그런 원기에게 얼마 전 
꿈같은 일이 벌어졌어요.

9살 때부터 그렇게 닮고 싶어 하던 스파이더맨을 직접 만났거든요.
3년 전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원기는 처음으로 스파이더맨을
알게 됐어요.

너무나 좋아하더라고요.
몇 번이나 영화를 돌려보던지...
“씩씩하고 용감하게 잘 살아야 해.”

화면으로만 보던 스파이더맨을 보자
원기는 어쩔 줄 몰라 하더라고요. 

그토록 좋아했던 영웅이 
눈앞에 있으니
얼마나 기뻤을까요.
벽을 타고 점프를 하고 날아다니는 슈퍼맨같은 영웅보다
약한 모습도 보이는 
현실적인 영웅이 더 좋대요.


지금도 스파이더맨을 따라하며 
그때를 계속 떠올리고 있는 아이예요.
이렇게 천진난만한 아이를 
떠나보내는 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두려운 일이에요.
아들과 함께하는 
이 모든 추억을 
책에 담아보기도 했어요.

혹시나 원기가 제 곁을 떠나더라도 
제 머리에, 제 가슴에 
원기를 영원히 기억하고 싶어서요.
이별의 두려움을 꾹꾹 눌러쓴 부분은

차마 원기에게 보여주지 못했어요.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이 날아갈 것 같아서요.
슬픔 없이 행복한 날만 남아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원기에게 또 한 번의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함께 더 오래 
행복할 수 있는 그런 기적.
원기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원기야, 
 네가 지금처럼 키가 안 커도,
 머리카락이 나지 않아도
 아빠는 너를 정말로 사랑해.
 이 마음이 얼마나 큰지 
 아마 넌 다 알지도 못 할 거야.
 
 아빠랑 같이 
 스파이더맨 다음 편도 보고
 신나는 경험도 많이 하자.
 아빠 곁에 오래오래 있어줘.”

이 기사는 홍성원 씨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1인칭 카드뉴스입니다.

희귀질환 소아조로증을 앓고 있는 홍원기 군에게 꿈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영웅 '스파이더맨'이 원기 군을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아빠 홍성원 씨는 아들 원기 군에게 또 하나의 기적이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기획 : 하현종, 우탁우 인턴 / 그래픽 : 조상인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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