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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세계 1위·올림픽 金' 꿈꾸는 18세 여고생 골퍼

서대원 기자 sdw21@sbs.co.kr

작성 2017.07.05 17:48 수정 2017.07.05 17:53 조회 재생수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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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세계 1위·올림픽 金 꿈꾸는 18세 여고생 골퍼
지난 일요일(7월 2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5년 만에 아마추어 우승자가 나와 화제가 됐습니다. 주인공은 국가대표인 18세 여고생 최혜진 선수였습니다. 최혜진은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이글 2개를 잡으며 9언더파를 몰아쳐 역전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한 라운드에 이글 2개를 기록하는 것 자체가 흔치 않은 일인데, 최혜진은 파5홀도 아닌 파4홀에서 2개의 이글을 낚았습니다. 263m로 짧게 세팅된 5번 홀에서는 티샷을 단번에 그린에 올려 '원 온'에 성공한 뒤 한 번의 퍼팅으로 마무리했고, 16번 홀에서는 두 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어 '샷 이글'을 기록했습니다.
 

골프선수 최혜진KLPGA 투어에서 아마추어 챔피언이 탄생한 건 2012년 김효주 이후 처음이고, 역대 기록으로는 31번째입니다. 아마추어 시절 프로 대회에서 무려 6승을 올린 박세리를 비롯해 김미현, 최나연, 신지애, 김효주 등 역대 아마추어 우승자들은 대부분 프로 전향 이후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했습니다. 최혜진도 그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골프선수 최혜진최혜진은 3년 전인 15살(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로 발탁돼 그해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단체전 은메달)했을 정도로 일찌감치 촉망받았고, 국내는 물론 각종 국제 대회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아 왔습니다. 2015년 세계 주니어 선수권 2관왕(개인전-단체전), 그리고 지난해 세계 주니어 팀 선수권 2관왕(개인전-단체전)에 오른 것이 대표적입니다. 키 165cm로 큰 체격이 아니면서도 27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에 정확성까지 갖췄다는 평가입니다.
골프선수 최혜진용평 대회에서 우승하고 난 다음 날 곧바로 연습장에 다시 나온 최혜진 선수를 만났습니다. 장타의 비결을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제가 뭐 음식 가리는 거 없이 다 잘 먹고요. 어릴 때부터 스윙의 틀을 잡기보다는 그냥 어릴 때부터 좀 멀리 보내려고 많이 했던 게 지금은 스윙을 잡으면서도 멀리 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워낙 운동을 좋아했던 게 자연스럽게 골프로 이어졌다고 얘기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많이 좋아했어요. 남자애들이랑 축구도 하면서 뛰어놀고, 태권도를 특히 좋아했어요. 골프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처음엔 태권도도 같이 하다가 골프에 전념하면서 그만두게 됐죠."

평소 쾌활한 성격의 최혜진 선수는 방송 카메라를 마주하고도 전혀 떨리거나 어색한 기색 없이 어떤 질문에도 막힘 없이 시원시원하게 답했습니다. 승부처에서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는 강한 멘탈도 이런 성격에서 나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1억 원이었습니다. 아마추어 신분인 최혜진은 규정에 따라 상금은 한 푼도 받지 못했지만 더 값진 소득을 얻었습니다. 최혜진은 이번 우승으로 올해 KLPGA 잔여 대회와 내년 시즌 풀 시드(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받았습니다.

최혜진은 다음 달 23일 만 18세 생일이 지나면 프로로 전향할 수 있지만 내년에 KLPGA 정규 투어에서 제대로 뛰기 위해서는 올겨울에 열리는 시드전에 참가해 치열한 경쟁을 해야 했는데, 풀시드를 확보하면서 시드전을 거칠 필요가 없게 됐습니다.

"시드전은 모든 선수들이 다 힘들어하는 대회거든요. 한 번의 대회로 한 해가 결정되고, 특히 겨울에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더 걱정되고 불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 우승으로 시드전을 안 가도 돼서 다행입니다."
최혜진 선수의 방에 붙어있는 '나의 목표'최혜진은 무궁무진한 잠재력만큼이나 당찬 포부를 갖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최혜진이 자신의 방에 붙여 놓은 '나의 목표' 글인데, 국가대표, 세계 1위, 올림픽 금메달, LPGA 진출이 목표로 들어있습니다. 국가대표는 벌써 4년 째 하고 있으니 첫 번째 목표는 이뤘고, 세 가지가 더 남았군요.

"제가 골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붙여 놨던 건데, 올림픽 금메달도 목표로 있고, 세계랭킹 1위 하는 것도 목표로 있기 때문에 그걸 보면서 더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한국 선수로는 역대 3명(신지애, 박인비, 유소연)만 밟아 본 세계랭킹 1위 자리와, 4년에 한 명 씩 에게만 허락되는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잡은 겁니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서 박인비 프로님이 금메달 따는 모습 보면서 나중에 저도 저 자리에 꼭 있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어요. 일단 제일 가까운 올림픽이 2020년 도쿄 올림픽인데, 대표로 뽑히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고 더없이 영광스러운 일이겠지만 저를 더욱더 가다듬고 열심히 하다 보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 "목표는 세계 1위"…18살 여고생 골퍼의 당찬 목표
골프선수 최혜진최혜진은 다음 주 미국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오는 토요일(8일) 출국합니다. 최혜진은 지난달 한국에서 열린 지역 예선에서 우승해 2년 연속으로 본선 무대에 나서게 됐습니다. 지난해에는 최종 합계 4오버파 공동 38위에 올라 아마추어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는데, 프로 대회에서 우승한 자신감을 안고 출전하는 올해 대회에서는 어떤 성적을 거두고 돌아올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지금은 아마추어니까 부담 없이 공격적으로 치는 게 아니냐는 말씀도 주위에서 하시는데, 그게 원래 제 모습이라는 걸 프로가 되서도 보여 드리고 싶어요. 팬들께서 보시기에 답답한 마음 들지 않는, 더 공격적이고 시원시원한 플레이를 펼치겠습니다."

한국여자골프의 대형 유망주이자 KLPGA 투어의 새로운 흥행카드로 주목받고 있는 최혜진 선수, 당찬 각오만큼이나 시원시원한 플레이 보여 주길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