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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한·미 모두 '윈-윈'한 FTA에 트럼프는 왜 생떼를 쓸까?"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 방송일시 : 2017년 7월 3일 (월)
■ 대담 :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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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공식 요청받은 적 없다지만 물밑으론 협상 진행될 것
-美 재협상 요구 6개월 내 응답해줘야, 대응 없으면 폐기될 수 있어
-통상적으로 5년이면 업그레이드 협상.. 너무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 없어
-트럼프 무역수지만 갖고 불공정? 정치적 발언으로 해석해야
-무기 수입 재협상 카드로 내세울 수 있어
-美 자동차 관세 문제 삼으려면 일본도 문제 삼아야
-중국산 철강 한국 우회 덤핑 수출? 그 비중 2% 정도밖에 안 되는데..
-재협상 시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 협상 참고해야
 
 
 
▷ 박진호/사회자:
 
한국과의 무역 협정을 재협상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는데. 청와대에서는 재협상에 합의한 사실이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지. 한국 경제에는 큰 불확실성으로 다가오고 있는데요. 국제 통상 전문가이신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과 관련한 얘기를 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강인수 원장님 안녕하십니까.
 
▶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네.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이른 아침에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상황이 좀 긴박한 것 같아서 연락을 드렸는데요. 지금 상황을 보면 먼저 한미FTA는 지금 한국과 재협상을 하고 있다는 게 미국의 입장인 것 같고. 장하성 청와대 실장은 아니라고 해명하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이거 어떻게 봐야 됩니까?
 
▶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공식적으로 재협상 요구를 하면 그 때부터 6개월 정도 안에 우리가 반응을 보여야 하거든요. 장하성 실장 얘기하신 것으로 봐서는 공식적으로 요청받은 바는 없다는 입장이신 것 같고. 물론 물밑으로는 재협상 비슷한 업그레이드 협상 같은 것들이 진행이 될 것으로 보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시작됐다고 보기는 좀 어렵고요.
 
▷ 박진호/사회자:
 
재협상은 양국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게 그동안 우리 정부의 입장이었는데. 통상법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한 쪽에서 재협상을 요구하면 응하는 것이 의무다. 이런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요.
 
▶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예. 이익의 심각한 불균형이나 상황 변화가 있었을 때 어느 한 측에서 재협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다른 측에서는 6개월 내에 그것에 대해서 재협상 할지 말지에 대한 응답을 해줘야 하고. 만약에 아무런 대응이 없으면 폐기될 수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래요? 그러면 우리 정부가 응하지 않으면 한미FTA 파기 상황까지 올 수 있다는 말씀이네요.
 
▶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예. 그런데 그렇게까지 갈 것 같지는 않고요. 5년 정도 지났기 때문에 다른 FTA 협상도 업그레이드 협상을 하거든요. 통상적으로. 너무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요.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지금 미국 입장에서 보면 한미FTA 이후에 미국의 무역 적자가 심해지고 있다. 저희가 통계를 봐도 한미FTA 체결 전인 2011년과 지난해를 비교해 보면 우리의 대미 수출은 16% 정도 늘었고 미국 상품 수입은 3% 감소를 한 상황입니다. 또 이런 통계를 근거로 하는 것 같은데요. 우리 측의 반박 논리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트럼프는 무역수지만 가지고 얘기를 주로 하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FTA 내용을 보면 무역 관련된 것이 많기는 하지만, 서비스, 투자 이런 것들이 다 들어가 있거든요. 그래서 무역수지 문제는 우리가 흑자폭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이 우리에게 수출을 한 것도 상당히 늘었습니다. 지난 5년 동안의 세계 교역이 침체되어 있었거든요. 전체적으로 세계 교역량이 13% 정도가 줄었는데. 같은 기간에 한국과 미국 간의 교역은 오히려 12.1% 정도 증가했거든요. 그리고 그게 꼭 우리의 수출만 는 게 아니고 한국 수입 시장에서 미국 상품 점유율도 2011년도에 8.5%였는데, 2016년도에 10.6%로 늘었습니다. 그래서 무역만 놓고 봐도 윈윈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는 거예요. 그 이외에 서비스 같은 경우에 작년 기준으로 우리가 140억 달러 정도 적자였거든요. 그리고 투자는 지난 5년 동안에 우리나라가 미국에 직접 투자한 규모가 2.5배 정도 많습니다. 그것으로 인한 어떤 미국 내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 그런 것들이 이뤄졌기 때문에. 좀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에는 미국 입장에서 한미FTA가 일자리 킬러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치적인 발언으로 해석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서비스 교역의 경우에 미국이 유리하게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고. 일각에서는 지금 통계 안 잡히는 우리가 미국에 사들이는 무기 수입 같은 경우에 계산이 안 되기 때문에 오히려 미국이 잘못된 시각이다. 그것도 맞는 얘기입니까?
 
▶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그렇죠. 무기 수입 부분이 상당히 있고. 사실 무역 수지 불균형 문제를 어느 정도 완화하기 위해서 우리 정부도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거든요. 협상 카드 내지는 우리 카드로 내세울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무기 수입과 관련된 문제인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한미 간 불공정 무역의 대표적 사례로 트럼프가 자동차와 철강을 꼽았는데. 자동차부터 보면 우리나라 연비 규제가 까다롭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것은 맞는 얘기입니까?
 
▶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그 연비 규제가 우리나라가 1L당 17km로 하고 있고요, 미국이 1L당 16.6km이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 더 엄격한 것은 맞는데요. 유럽연합, EU 같은 경우에는 우리보다 더 엄격해서 1L당 18.1km를 적용하고 있고. 일본도 미국보다는 높습니다. 16.8km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만을 문제 삼는 것은 좀 문제가 있죠.
 
▷ 박진호/사회자: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통적으로 한국 자동차의 미국 수출은 많이 해 온 부분인 데다가 최근에 보면 미국 차의 수입이 최근 들어서는 빠르게 늘고 있다. 이런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맞는다고 봐야겠죠?
 
▶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자동차 수출이 많이 늘었는데. 한미FTA 최대 수혜 품목으로도 꼽힌 것은 맞는데. 사실 FTA 발효되고 나서 4년 동안은 미국 같은 경우에는 2.5% 관세를 계속 유지해왔고. 관세가 없어진 게 작년부터거든요. 그러니까 그동안 자동차 수출이 많이 늘었던 부분이 꼭 한미FTA의 효과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자동차 산업에서 경쟁력이 강화돼서 대미 수출이 늘어난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다음은 철강 분야인데. 미국이 중국산 철강 제품이 한국을 통해서 우회 덤핑 수출되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했어요.
 
▶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중국산 제품을 한국을 거쳐서 미국으로 갔다는 얘기인데. 사실은 그 비중이 우리가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 제품 중에서 한 2% 정도밖에 안 되거든요. 그것 때문에 불공정한 교역을 했다고 우기는 것은 좀 과도한 것 같고. 또 미국이 중국 철강 제품을 이미 수입해서 쓰고 있기 때문에 트집 잡는 듯 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철강, 자동차 이런 산업들은 어떻게 보면 한미FTA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예를 들면 트럼프가 취임한 이후에 사문화되다시피 했던 무역확장법이라는 게 있거든요. 1962년도에 만들었다가 거의 시행한 적이 없는데. 그런 것을 이용해서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 차량, 조선, 반도체, 이런 6개 산업에 대해서 긴급무역제재 시행을 위한 조사 개시를 하기로 했거든요. 그래서 이것은 한미FTA와는 무관하게 어떻게 보면 미국이 안보상의 이유로 자국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모든 국가에 대해서 취하고 있는 조치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앞서도 잠시 말씀하셨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인 백인 블루칼라. 이른바 러스트 벨트라는 공업지대에 거주하는 백인 중산층이다.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최근에 탄핵 같은 어려운 상황에 몰리면서 이런 국내 정치적 요인이 약간 무역 압박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런 분석도 나옵니다.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러스트 벨트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트럼프의 어떻게 보면 가장 강력한 지지층이었다고 볼 수 있거든요. 거기가 자동차 산업 중심지이기 때문에. 그쪽에 대한 일종의 정치적 메시지죠. 내가 당신들 위해서 이렇게 노력을 하고 있고, 그런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고. 실제 팩트 체크를 해보면, 사실 오해 내지는 좀 무리수스러운 이런 내용들이 좀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실 관계에 입각해서 대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일단 미국의 요구가 있으면 재협상을 검토해야 하는 것은 사실인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 냉정하게 보면 아직도 미국의 글로벌 파워가 여전한 상황에서 우리가 이러한 요구를 일축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재협상을 좀 더 적극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 것 같은데요.
 
▶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한 5년 정도 지나면 이행과 관련된 것, 이익 균형. 이런 것을 검토해서 미비한 것들을 업그레이드 해나가는 것은 한미FTA에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거든요. 우리 입장에서도 여러 가지 내용을 준비해야 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보면 요구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또 준비해야 할 것은 사실 미국은 한미FTA보다는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 재협상이 지금 진행되고 있거든요. NAFTA 2.0이라고 하는 것이 미국이 탈퇴하기로 한 TPP의 내용보다 조금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 내용들이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을 상당히 면밀하게 검토를 해서 그 내용들이 한미FTA 재협상에도 반영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검토가 상당히 필요합니다. 그리고 미국무역대표부 같은 경우에 보고서를, 작년에 무역장벽보고서를 낸 것에서 우리에 대한 평가 부분이 있는데. 거기에 있는 내용들도 유의해야 합니다. 법률상 개방이라든가, 약가 산정, 그리고 디지털 무역 내역을 좀 세분화해서 열거한 점. 그리고 농산물, 식품의 잔류 농약 기준치 허용에 대한 추가 논의 여부 등등 해서 세부적인 내용들이 꽤 있거든요. 이번에 방미를 대통령께서 하고 오셨기 때문에 내용들 포함해서 미국의 반응과 팩트, 앞으로 진행될 것. 이런 것들에 대해서 면밀한 준비는 필요한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더 나아가서 보면 지금도 한미FTA 협상문에 보면 한국에 불리하게 적용됐다고 분석이 된 사항들이 있습니다. 투자자 국가 간 소송 제도라든지, 우리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조항이라든지. 이런 것들인데. 이 기회에 좀 업그레이드의 기회로 삼자는 낙관적 시각도 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그 문제도 ISD, 지금 투자자 정보 제소권 같은 경우에 우리가 상당히 우려를 많이 했던 부분이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직까지 시행된 사례는, 제소된 사례는 거의 없는데. 이게 NAFTA에서 논의가 될 겁니다. 빠지든지, 아니면 조금 더 강화된 형태로 가든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 면밀하게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서.
 
▷ 박진호/사회자:
 
우리가 재협상을 하더라도 NAFTA 협상 내용을 참고를 해서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다. 그런 말씀이네요.
 
▶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그렇죠. 시기적으로 금년 내에 한미FTA 재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거든요.
 
▷ 박진호/사회자:
 
그건 왜 그렇게 보십니까?
 
▶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일단은 NAFTA가 당면 현안이고. 미국 무역대표부 같은 경우에 역량을 총집중해서 우선은 NAFTA 문제부터 해결해서 무언가 모범답안을 만들어놓고, 거기에 준해서 다른 협정들도 내용을. 자유화 정도나 이런 것들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시급성으로 보면 미국은 NAFTA가 훨씬 우선이죠. 한미FTA보다는.
 
▷ 박진호/사회자: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오늘 이른 아침에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예. 감사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지금까지 국제통상 전문가이신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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