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적자 때문에 재정적자"…美언론 "창피한 실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재정적자 원인을 한국을 비롯한 무역 상대국과의 무역적자 탓으로 돌려 미국 언론으로부터 "한국의 대통령 앞에서 창피한 경제적 실수를 했다"는 따가운 비판을 받았습니다.

미국 온라인 매체 복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 30일 미국에 대한 무역적자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기 위해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이용했다고 지적하면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이 사실이 아니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많은 나라와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그것이 계속되도록 허용할 수 없다"면서 한국도 구체적으로 거론했습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여러 해 동안 막대한 무역적자로 고통을 받아왔고, 그것이 우리가 20조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20조 달러는 미국 연방정부의 총 재정적자를 언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복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적자에 대한 혐오는 뉴스가 아니지만, (20조 달러를 지칭한) 마지막 문장이 놀랄만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가 국가 재정적자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것은 창의적인 설명이고, 틀린 설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무역적자는 수입이 수출보다 많아서 생긴 것이고, 재정적자는 미국 정부가 수입에 비해 지출을 더 많이 한 데서 비롯한 것이라면서 무역적자와 재정적자 사이에는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겁니다.

경제정책연구소의 조시 바이번스 국장은 "독일은 현재 대규모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소규모 재정적자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복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비합리적이지 않지만 무역적자를 줄인다고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 방법은 기업이나 부자들의 수입에 대한 세금 누수를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건강보험법이나 세제개혁을 통해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감면해주기를 원하는 등 정반대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