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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블랙리스트 '모르쇠' 일관…울먹이며 드러낸 속내

<앵커>

박근혜 정부의 '왕실장'으로 블랙리스트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법정에서 건강이 나빠져 위중한 상태라며 여러 차례 울먹였다고 합니다. 자신은 망한 왕조의 도승지에 비유하면서 차라리 독배를 마시고 싶다고까지 말하면서 혐의는 끝까지 부인했습니다.

윤나라 기자입니다.

<기자>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피고인 신문에서도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여 혐의를 여전히 부인했습니다.

블랙리스트는 보고받지도, 지시하지도 않았다는 겁니다.

특검이 국정원에서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한 좌 편향 단체 보고서를 제시하자, "3~4일 전 일도 기억이 안 나는데 80 먹은 노인이 3~4년 전 문서를 어떻게 기억하느냐"며 모르쇠를 유지했습니다.

이런 진술이 이어지자 방청석에서 "거짓말 말라"는 외침과 함께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갔다는 여성의 울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여성은 퇴정을 당한 뒤에도 가난한 예술가들에게 지원을 배제하는 건 생명을 앗는 것과 같다며 김 전 실장을 비난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김 전 실장은 "왕조시대의 망한 왕조에서 도승지를 했으면 사약을 받지 않았겠느냐"며 "재판할 것도 없이 독배를 마시고 상황을 끝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특검이 "피고인은 전혀 잘못이 없고 단지 비서실장으로 재직했기 때문에 잘못이라는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대답하며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김 전 실장은 또 심장이 좋지 않아 위중한 상태라며 옥사하지 않고 밖에서 죽는 것이 소망이라면서 여러 차례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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