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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우리의 소원은 통일' 불렀던 남북 선수단…평창에 '코리아팀' 등장하나?

[리포트+] '우리의 소원은 통일' 불렀던 남북 선수단…평창에 '코리아팀' 등장하나?
전북 무주에서 지난 24일 세계태권도연맹(WTF) 주최로 열린 세계태권도 선수권대회 개막식은 많은 이들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북한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이 10년 만에 방한해 격파 등 태권도 시범공연을 펼쳤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개막식에 참석해 평창동계올림픽에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참가하는 방안을 공식 제안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발언 이후 스포츠계는 북한과 단일팀 구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리포트+'에서는 남북 스포츠 교류의 역사와 평창동계올림픽 단일팀 실현 가능성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 30여 년간 결렬된 남북 단일팀 구성 합의

분단 이후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자는 의견이 처음 나온 건 지난 1957년입니다. 남북의 스포츠 교류를 위해 단일팀을 구성하자고 북한 측이 먼저 제안한 겁니다. 당시 이승만 정부의 대북정책에 따라 단일팀은 이뤄질 수 없었지만 6년 뒤인 1963년 첫 공식 회담이 열리고 남북 스포츠 교류의 물꼬를 트게 됩니다.
남북 단일팀 구성 논의의 역사
1964년 도쿄 올림픽 단일팀 구성을 위해 열린 이 회담을 시작으로 남한과 북한은 84년 LA 올림픽과 88년 서울 올림픽, 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단일팀 구성을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단일팀 탄생은 쉽지 않았습니다. 단일팀이 사용할 국기를 비롯해 여러 부분에서 남북이 이견을 보이면서 단일팀은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큰 스포츠 대회를 앞두고 30여 년간 무산되던 남북 단일팀 구성 시도는 1991년에 이르러서야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됩니다.

■ '한반도기'를 들고 부른 '우리의 소원은 통일'

남한과 북한이 단일팀을 구성해 처음 국제무대에 선 것은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서 "영광을 다시 보고 싶다"고 언급한 대회들입니다.
*그래픽
[문재인 대통령]
"최초로 남북단일팀을 구성하여 최고의 성적을 거뒀던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영광을 다시 보고 싶습니다."
남한과 북한은 1991년 2월 체육 회담을 통해 그해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 대회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습니다. 남북 최초의 단일팀이었던 여자탁구 코리아팀은 남한의 현정화와 북한의 리분희를 앞세워 단체전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룩했습니다.

축구 단일팀은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1패로 예선을 통과하며 8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습니다. 당시 '한반도기'를 들고 '아리랑'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는 축구 단일팀의 모습이 국내외에 큰 감동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 사상 최초로 남북 동시 입장한 시드니 올림픽

1991년 이후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 체육 교류는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에서 전기를 맞았습니다. 1999년에는 남북 통일농구대회가 서울과 평양에서 각각 열렸습니다.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 때는 남북이 사상 처음으로 개막식에 동시에 입장했습니다. 남북 선수단의 개막식 공동 입장은 시드니 올림픽을 시작으로 2004년 아테네 올림픽,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까지 이어졌습니다.
남북 단일팀 구성 이뤄질까?
베이징 올림픽을 4년 앞둔 2004년 남북이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지만 2008년 2월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이견을 보여 단일팀 구성이 불발됐습니다.

■ 남북 단일팀으로 스포츠 외교 돌파구 마련할까

문재인 대통령은 세계태권도 선수권대회 개막식에서"시드니 올림픽 때처럼 남북 선수단이 동시 입장하고 북한 응원단도 참가하면 좋겠다"며 IOC와 북측의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행사장을 나서던 장웅 북한 IOC 위원은 문 대통령의 제안에 일단 말을 아꼈지만 통일부는 지난 26일 "북한이 호응해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는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와 별개로 스포츠를 통해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평창 단일팀이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경색된 남북 스포츠 외교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기획·구성: 정윤식,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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