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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통장 만들려면 돈 내야?…금융 거래 방식 달라진다

<앵커>

친절한 경제, SBS 금융팀장 손승욱 기자와 함께 금융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손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요새 인터넷 뱅킹, 모바일 뱅킹 이런 것 많이들 하지만, 그래도 "창구 가서 직접 해야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워낙 많은데, 문제는 종이 통장이 단계적으로 사라질 계획이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은행 창구 가서 대기표 뽑고, 직원 상담하고, 서류에 사인하고, 통장 들고, 이게 일련의 과정이잖아요. 이런 기존의 금융 거래 방식이 사라지고 있거나 비싸지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가장 상징적인 건, 종이 통장이 없어진다는 거죠. 집에 통장 120개를 보관하고 계신 한 어르신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김 모 씨/71세 : 항상 은행에 갔다 오면 내가 얼마 있다, 얼마를 거래했다는 걸 보면 마음이 푸근해요. 불안하지 않고. 안심이 되죠.]

이 분은 금융 기록을 남겨놓는다는 개념으로 통장을 보관하는 겁니다. 고령층 가운데에는 "은행을 어떻게 믿냐", "전산 기록이 해킹도 많다던데 사라지면 어떻게 되냐" 이렇게 통장 보관하는 걸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는 9월부터 이 종이통장 발급이 단계적으로 중단됩니다. 60세 이상, 아니면 꼭 필요하다고 하면 만들어 주기는 하는데, 예전처럼 원칙적으로 꼭 만들어주는 게 아닌 거죠. 그리고 2020년이 되면, 5천 원에서 최고 1만 8천 원까지 내야 통장을 만들어줍니다.

<앵커>

2020년이면 얼마 남지 않았는데, 1만 8천 원씩이나 줘야 된다. 그런데 아무리 인터넷 뱅킹이 발달한다고 해도 꼭 통장을 안 만들어줄 만한 이유가 있는 건가요?

<기자>

은행들이 요즘 비용을 줄이는 쪽으로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인터넷 뱅킹이 대세다. 안 쓰고 예전처럼 하려면 비용 더 내라" 이런 정책 방형인 거죠.

통장뿐만 아닙니다. 은행 지점도 줄었는데요, 말씀드린 대로 비용 차원이죠. 4년 전에 비해 640곳 줄었습니다. 은행 창구도 당연히 따라 줄었겠죠.

그리고 현금자동입출금기, ATM이라고 하죠. 4년 사이에 6천 개가 사라졌습니다. 또 남아 있는 것은, 예전에 받지 않던 수수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계좌 유지 수수료는 일부 은행에서는 이미 받고 있고, 앞으로는 창구를 이용하면 돈을 받는 창구 이용 수수료도 받겠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인터넷 뱅킹이나 스마트폰으로 뱅킹하는 건 사실 불편하게 생각하시는 분들,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거든요. 그러면 연세가 좀 있는 분들이 아무래도 이렇게 되면 많이 불편해지실 것 같네요.

<기자>

네, 주로 어르신들 창구 많이 이용하시죠. 인터넷 뱅킹 하려고 하면 글자도 작고, 복잡해서 꺼리시는 분들도 많은데, 직접 얘기를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박성이 (62세)/주부 : (인터넷 뱅킹을) 가르쳐 주는데 배울 때 그때뿐이에요. 그다음에 하려면 '저번에 내가 어디에 무슨 번호를 넣고, 어떻게 찍고' 이거를 적어 가지고 있어도 모르죠. 잊어버리더라고요.]

포스트잇 컴퓨터 옆에 붙여놓고 하시는 어르신들 많은데, 잘 안되시죠. 인터넷 이용률 20대는 80% 정도, 30대는 90% 가까이 되는데, 60대는 14%, 70세 이상은 4% 정도입니다.

또 이미 금전적 손해도 보고 계십니다. 창구만 이용하시는 분이 모바일 이용자들에 비해서 얼마나 손해를 보는지 4대 시중은행 담당자에게 부탁해서 계산을 해봤습니다.

5년 기준으로 예금 이자, 환전 수수료, 계좌 이체 수수료 이런 것들 다 합치면 최고 100만 원까지 손해를 보고 있다고 답이 돌아왔습니다.

<앵커>

인터넷 뱅킹하는 사람들이 반대로 얘기하면, 100만 원 정도 이득을 본다는 얘기가 되겠네요. 이건 그런데 노인분들이 결국은 자기 돈 지불해가면서 쓰는 거라고 생각을 한다면 뭔가 대책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자>

은행마다 노인 전용창구, 전용상담 전화를 운영 중입니다. 찾아가셔서 모바일, 인터넷 뱅킹 잘 모르겠다. 궁금하신 것 마음껏 여쭤보시면 되는데요, 문제는 아직까지 이런 게 많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또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장애인, 저신용층 같은 또 다른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한 대책도 여전히 미흡합니다. 전문가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조남희/금융소비자원 대표 : 은행들은 공공성의 기능이 있기 때문에 소외되는 사람들을 위한 전자금융 기기,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좀 더 넓혀주는 그러한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은행도 기업이니까 돈 되는 일에 집중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들으신 대로 공공성도 함께 가지고 있죠. 디지털 소외층을 생각해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착한 은행이 등장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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