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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킬 체인 최강 펀치 '현무-2C' 공개…정찰위성은?

[취재파일] 킬 체인 최강 펀치 '현무-2C' 공개…정찰위성은?
마침내 현무-2C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사거리 300km 이상의 현무-2A, 사거리 500km 이상의 현무-2B에 이어 현무 계열 탄도 미사일의 최종 버전의 등장입니다. 사거리가 800km 이상입니다. 남부 포항에서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 공격을 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 선제 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 펀치의 전모가 드러난 것입니다.

사실 현무-2C의 시험발사는 만시지탄(晩時之歎)입니다. 지난 정권 때 북한이 대형 도발을 할 때마다 미 공군의 전략무기들이 에어쇼 같은 ‘대내용’ 시위를 하곤 했는데 군 안팎에서는 ‘대북용’ 무력시위로 현무-2C 시험발사 카드를 꺼내자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늦었지만 반갑습니다.

얼핏 외양만 봐도 현무-2C는 현무-2B에서 여러 가지가 개량됐습니다. 사거리를 늘려야 하니 미사일 동체가 커졌고, 이동식 발사대 TEL도 처음 보는 신형이었습니다. 북한 대함 미사일에 달려 있어서 우리에게 익숙한 보조 날개도 장착됐습니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입니다. 킬 체인의 힘 뿐 아니라 정밀도도 높아진 것입니다.

이쯤 해서 꼭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습니다. 킬 체인의 눈인 정찰위성입니다.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와 함께 정찰위성 5기가 북한을 정밀 감시하다가 북한이 수상한 짓을 하면 현무 미사일로 북한 핵과 미사일 기지를 쑥대밭으로 만들자는 것이 킬 체인입니다.

2022년까지 만들어낼 정찰위성이 킬 체인의 핵심 중 핵심인데 정찰위성을 킬 체인과 관계없는 국정원이 군과 공동 사용하기로 돼 있습니다. 자칫 킬 체인의 눈이 제 역할을 못할까 우려됩니다.
현무 2C, 사정권
● 현무-2C, 커지고 정확하고 세졌다

어제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 종합시험장에 나타난 현무-2C는 TEL부터 색달랐습니다. 바퀴축이 5개이고 바퀴가 10개인 신형 5축 10륜 차량입니다. 사거리 500km 이상의 현무-2B의 TEL은 4축 8륜입니다. 현무-2C의 사거리가 늘면서 미사일 길이와 탑재 무게 전반이 두루 증가했기 때문에 TEL도 대형으로 새로 개발한 것입니다. 현무-2C의 TEL은 두산DST가 만들었습니다.

현무-2C의 탄두부에는 보조 날개(카나드)가 식별됐습니다. 현무-2B에는 없던 것입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카나드로 인해 현무 미사일의 정확도가 대폭 향상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현무 탄도 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리면서 정확도를 높이는 확실한 개량을 하고 있습니다.

현무-2B는 다탄두인데 반해 어제 공개한 현무-2C는 단탄두입니다. 현무-2B는 탄두가 낙하 중에 여러 개로 분리돼 적 목표 지점을 넓게 타격하는데, 현무-2C는 탄두가 분리되지 않고 오롯이 한 점을 때려 터지는 방식입니다. 둘 다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 현무 계열 2,000발 확보한다

현무의 탄도 미사일은 2A, 2B, 2C입니다. 순항 미사일인 사거리 1,000km 이상의 현무-3도 있습니다. 군은 현무 계열 미사일을 2,000발 가까이 확보하고 있습니다. 현무-2A, 2B, 3입니다. 다른 국방 예산은 툭하면 깎였지만 현무 미사일 양산 예산은 지금까지 10원 한 장 덜어내지 않고 집행됐습니다.

현무-2C의 양산은 군 계획대로라면 내년부터 시작됩니다. 우선 300발을 확보합니다. 현무 계열 탄도, 순항 미사일이 머지않아 2,000발이 됩니다. 여기에 공대지 미사일 타우러스가 또 수백발입니다. 킬 체인의 펀치는 착착 쌓여가고 있습니다.
현무 2C
● 문제는 정찰위성

정찰위성이 2022년까지 떠오르고 킬 체인의 운용개념이 지금보다 발전하면 킬 체인은 구축됩니다. 그런데 정찰위성 사업이 뒤엉켜있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정찰위성 사업은 2년 전에 민간 개발업체를 선정해서 개발에 착수해야 했었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킬 체인과 관계없는 국정원이 불쑥 킬 체인의 정찰위성을 사용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숫제 몇기를 내놓으라더니 작년에야 군과 국정원이 공동 사용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하지만 위세등등한 국정원이 국정원 위주로 정찰위성을 돌리자고 나오면 군으로서는 제지할 수단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정찰위성을 수십 기 띄운다면 몇 기는 국정원에 떼어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돈이 없어서 고작 5기입니다. 북한의 주요 기지를 24시간 상시 감시하려면 5기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정찰위성이 20~30기쯤 돼야 제대로 된 킬 체인을 운용할 수 있다고 위성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그래서 정찰위성 5기에 글로벌 호크 4기, 그리고 각종 감시 자산을 총동원해서 북한을 살핀다는 것이 군의 복안입니다.

킬 체인의 정찰위성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를 살펴보기에도 시간이 모자랍니다. 정찰위성의 정보는 북한을 선제타격할 군의 사령부로 곧바로 가서 실시간 상황 판단과 결심의 최초이자 최고의 자료가 됩니다. 킬 체인의 결심 단계는 초 단위로 이뤄집니다.

킬 체인 정찰위성 이전의 우리나라 모든 위성은 국정원이 관할했습니다. 각각의 위성은 각각의 역할이 있지만 북한을 볼 수 있는 우수한 장비이기 때문에 국정원이 보고 싶은 곳의 정보도 취합했습니다.

그런데 킬 체인 정찰위성은 다른 위성과 다릅니다. 5기 밖에 안돼서 킬 체인이 봐야 할 곳만 집중 감시하기에도 벅찹니다. 군이 수신관제권을 오롯이 행사하고 국정원에 정보를 통으로 넘기는 것은 무리가 없지만 공동 운용은 여러 불안 요소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국정원이 정찰위성을 직접 운용해야 하겠다면 국정원이 잘 못 된 곳에 쓰이던 예산으로 몇 기 띄우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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