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앞두고 진술 바꾼 초등생 살해범…"공범이 지시"

<앵커>

8살 초등학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10대 소녀가 어제(23일) 재판에서 진술을 180도 바꿨습니다. 그동안은 살인은 혼자 했다 이렇게 진술했는데요, 어제 재판에서는 공범인 또 다른 10대 소녀의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원종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월 인천의 한 공원에서 8살 초등학생을 납치해 살인한 뒤 시신을 유기한 17살 A양이 재판에서 진술을 번복했습니다.

A양은 그동안 검찰조사에서 "살인은 혼자 했고, 공범인 19살 B양은 시신 일부만 건네 받았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B양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B양이 사람을 죽이라고 시켰고, 시신 일부도 B양이 가지고 오라고 했다"고 주장한 겁니다.

A 양은 B양의 지시를 수행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고도 말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진술 번복에 담당 검사는 '거짓말이 아니냐'고 거듭 확인했지만, A 양은 거짓말이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진술을 번복한 이유에 대해 A양은 공범 B양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 진술을 해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가족들이 자신이 B양을 보호하길 원치 않고, 피해 아동과 그 부모님의 억울함을 풀고자 사실을 밝히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당초 어제 재판에서 공범 B양에 대해 검찰이 구형할 예정이었지만, A양의 새 진술이 나오면서 결심공판은 다음 달 6일로 미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