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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에 폐사까지…사람 싸움에 애꿎은 낙타 등 터진다

<앵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이슬람 수니파 일곱 개 나라가 지난 5일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했습니다. 이슬람의 다른 종파인 시아파 국가 이란과 가깝게 지낸다는 이유였습니다. 인간들의 이런 해묵은 종파 싸움에 애꿎은 동물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 사연을 김정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카타르로 가기 위해 국경에서 대기하고 있는 낙타들입니다.

사우디가 자국 내에서 방목 중이던 카타르인들의 낙타를 모두 쫓아냈기 때문입니다. 국토 면적이 우리나라 경상남도 크기에 불과한 카타르엔 목초지가 거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카타르 농부들은 이웃 나라 사우디의 초원을 임대해 낙타를 키워 왔습니다.

낙타는 이동 수단이면서 고기와 우유까지 제공해주기 때문에 카타르인들은 매일 국경을 넘나들며 정성껏 돌봐 왔습니다.

그런데 사우디가 지난 18일 단교를 이유로 카타르인들의 낙타와 양들을 한꺼번에 추방한 겁니다.

추방당한 낙타는 1만 5천여 마리, 양도 1만 마리에 달합니다.

한꺼번에 수만 마리가 국경에 몰리면서 물과 식량 부족으로 상당수가 폐사했습니다.

미처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국경이 닫혀버리는 바람에 낙타 떼는 굶주림과 더위 속에 애타게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낙타 주인 : 낙타가 많이 죽었어요. 사우디는 전혀 도와주지 않았어요. 그냥 국경을 닫아버렸죠. 결국 낙타를 찾아오지도 못했어요.]

카타르 정부는 급한 대로 국경에 물탱크와 건초를 보내 쫓겨난 동물들에게 공급하고 있습니다.

쿠웨이트 등 아랍 국가들과 미국까지 나서 중재 노력을 펴고 있지만, 아랍국가들의 집단 단교사태로 애꿎은 짐승들까지 날벼락을 맞은 셈이 됐습니다.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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