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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화려한 휴대전화 케이스…패션계도 '주목'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소비자 트렌드 알아보겠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저만해도 사실 스마트폰 케이스 같은 경우는 좀 안 깨지게 보호하는 용도, 이렇게만 보통 쓰는데 요새 굉장히 화려한 것 쓰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폰케이스 하면 사실 기능적인 제품들 많이 생각하시는데, 요즘 "저 사람 손에 든게 뭐지?" 언뜻 봐서는 잘 모르겠는 그런 기발한 휴대전화 케이스들을, 그것도 유명한 패션업체들에서 앞다퉈 내놓고 있습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는 물건, 그냥 딱 보면 스프레이 세정제죠. 그런데 자세히 보시면 구멍 뚫린 너머로 카메라 렌즈가 보입니다. 지난해 출시돼서 세계적으로 인기가 좋았던 한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의 휴대전화 케이스입니다.

이외에도 공주님이 쓸 것 같은 손거울이라든가 로봇 같은 휴대폰 케이스로 생각하기 힘든 제품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이 브랜드가 몇 년 전부터 올해는 폰케이스로 뭘 내놓을까, 하는 게 화제가 될 정도입니다.

또, 여성스러운 디자인으로 유명한 다른 패션업체도 커다란 입술 모양, 상어 모양, 또 이 브랜드의 특징적인 가방 모양을 본뜬 폰케이스들을 최근 몇 년간 해마다 색깔을 바꿔가면서 내놓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굉장히 인기가 좋습니다.

이들뿐만 아니라 이제 옷과 가방, 구두 같은 패션 잡화들을 좀 종합적으로 내놓는 업체다 하면 거의 폰케이스는 대부분 출시를 한다고 보셔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입니다.

<앵커>

저런 것 가지고 있으면 눈에 확 띄기는 하겠네요. 그런데 저걸 케이스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패션 업체가 만든다는 게 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기자>

네, 사실 저도 사은품 쓰고 있기는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시면 나 외에 내가 들고 다니는 물건 중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게 뭘까 하면 휴대폰 케이스거든요. 옷은 매일 바뀌어도 늘 손에 드는 휴대전화 케이스는 매일 안 바꾸죠.

그리고 SNS 생각해 보시면 이해 좀 더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는 소녀시대 태연 씨, 셀카를 찍어서 올린 모습인데요, 아까 잠깐 보여드린 패션 폰케이스 쓰고 있습니다.

저 모습 굉장히 SNS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구도입니다. 눈에 익숙하실 겁니다. 이른바 화장실 셀카라고 불리는 거울 앞 셀카의 전형적인 구도인데, 이럴 때 무조건 노출되는 게 자기 자신이랑, 휴대전화 뒷면이거든요.

그러니까 전에는 굉장히 유행하는 가방을 '잇백'이라고 했죠. 여자들이 가방으로 멋을 부린다고 했는데, 이제 폰케이스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이런 말까지 나옵니다.

그리고 폰케이스 인기는 역설적으로 경기불황 효과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가방은 훨씬 더 비쌉니다. 그런데 오늘 보신 폰케이스들 중에는 20만 원이 훌쩍 넘는 고가도 있었지만, 보통 5만 원 전후로 구입 가능합니다.

경기가 안 좋을 때 여자들이 다른 건 못 사고 저렴한 화장품에 속하는 빨간 립스틱을 산다고 해서 립스틱 효과라는 말도 있습니다.

가방을 바꾸진 못하더라도 스마트폰 환경 속에서 가방보다 훨씬 노출도는 높으면서 더 저렴한 휴대전화 케이스는 오히려 더 잘 팔릴 수 있었다는 거죠.

<앵커>

가방 못 사서 휴대폰 케이스 산다는 것도 좀 재미있는 포인트네요. 그리고 또 한가지는 폰케이스 중에서도 착한 소비 현상이 있는 것도 있다면서요?

<기자>

네, 최근 사회적 기업 중 성공 사례로 꼽히는 이곳은 폰케이스가 이렇게 자기표현 수단으로 부상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이곳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중 돌아가신 심달연 할머니의 압화 작품들을 토대로 한 꽃무늬 케이스로 굉장히 인기를 끌었고요.

지금도 다른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미지와 연계한 꽃무늬 케이스들을 판매하면서, 영업이익의 50%를 관련 단체들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여기 케이스들이 예쁘기도 하고요. 이게 입소문이 나면서, 이 특징적인 꽃무늬 느낌만 보고도 "아 그렇다면 이 사람은 거기 걸 쓰는 구나."하고 알아보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유명해졌습니다.

폰케이스의 패션화, 그리고 자기표현 수단으로서의 부상이 착한 소비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성공적으로 어우러진 케이스로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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