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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0년 서울은 여름 내내 '살인 폭염'…지구온난화 원인"

SBS뉴스

작성 2017.06.20 10:15 수정 2017.06.20 10:53 조회 재생수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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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추세가 지금처럼 지속한다면 서울에서 견디기 힘든 '살인폭염'을 겪는 날이 1년중 현재 0일에서 2100년 67일로 늘어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람이 죽을 정도의 폭염이 여름 내내 계속된다는 뜻이다.

세계 전체 인구 중 이런 살인 폭염에 연간 20일 이상 노출되는 인구의 비율은 현재 30%에서 2100년 74%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마노아 하와이대(University of Hawaii at Manoa) 지리학과 카밀로 모라 교수 등은 이런 내용을 포함한 연구 결과를 과학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기후변화'에 발표했다.

이들은 1980년 이후 사망자가 발생한 폭염 사례 중 정확한 날짜와 날씨 조건이 파악된 36개국 164개 도시의 사례 783건을 분석해 '살인폭염'의 기온과 습도 조건을 계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구 온난화에 따라 세계 각 지역에서 연간 살인폭염 일수가 연도별로 어떻게 늘어날지를 계산했다.

'살인폭염'은 기온과 습도에 따라 기준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습도가 60%이면 기온이 약 30도 이상, 습도가 80%이면 기온이 약 28도 이상, 습도가 90%이면 기온이 약 27도 이상에 해당한다.

지구 온난화 시나리오로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패널(IPCC)이 2014년에 내놓은 4개 시나리오 중 RCP 2.6, RCP 4.5, RCP 8.5 등 3개가 예측에 사용됐다.

이 중 RCP 2.6은 연간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0∼2020년 사이에 정점에 이르고 그 후로는 줄어드는 경우, RCP 4.5는 2040년께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대였다가 감소세로 돌아서는 경우, RCP 8.5는 현재의 배출량 증가 추세가 21세기 내내 지속하는 경우다.

현 추세가 계속된다고 가정한 RCP 8.5 시나리오에서 서울(북위 38도, 동경 127도)의 연간 살인폭염 일수는 2020년 0일, 2025년 1일, 2030년 3일, 2040년 5일, 2050년 7일 등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왔다.

이어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서울의 살인폭염 일수는 2060년 20일, 2075년 35일 등으로 급격히 늘어나 2100년에는 자그마치 67일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RCP 8.5 시나리오에서 2100년 세계 주요 도시의 연간 살인폭염 일수는 중국 베이징 48일, 상하이 123일, 홍콩 174일, 일본 도쿄 84일, 호주 시드니 21일, 미국 뉴욕 53일, 로스앤젤레스 28일, 시카고 68일, 브라질 상파울루 11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22일, 이탈리아 로마 59일, 이집트 카이로 37일 등으로 전망됐다.

다만 미국 샌프란시스코(2일), 영국 런던(0일), 프랑스 파리(6일), 독일 베를린(4일) 등은 폭염 일수가 비교적 적을 것으로 계산됐다.

중간 정도의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을 가정한 비교적 낙관적 시나리오인 RCP 4.5에서도 2100년 서울의 살인폭염 일수는 연간 18일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의 연간 살인폭염 일수가 지금처럼 0으로 유지되는 시나리오는 매우 낙관적 가정에 입각한 RCP 2.6밖에 없었다.

연구팀은 2003년 유럽(7만 명 사망), 2010년 모스크바(1만 명 사망), 1995년 미국 시카고(700명 사망)의 경우처럼 폭염으로 많은 사람이 사망하는 일이 앞으로 지구 온난화가 심각해지면서 더욱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람 몸은 섭씨 37도 내외의 정상 체온을 유지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더울 때 사람이 땀을 흘리면 이 땀이 마르면서 기화열을 빼앗아 체온을 낮추는데, 만약 기온과 습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으면 이런 체온 조절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열중증(熱中症·hyperthermia)으로 사망할 수 있다.

연간 20일 이상 살인폭염에 노출되는 세계 인구의 비율은 현재 30%이지만, 2100년에는 RCP 8.5 시나리오에서 7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또 온실가스 배출량이 대폭 감소한다고 가정한 RCP 2.6에서도 이 비율이 48%에 이를 것으로 계산됐다.

그간 누적된 온실가스의 영향 탓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