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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있는 줄 알고도 밟았어요"…가해자 사라진 학교 폭력

<앵커>

사흘 전 SBS가 보도한 사립초등학교 폭행 사건을 둘러싸고 비난 여론이 커지자 교육 당국이 오늘(19일)부터 특별장학에 들어갔습니다. 피해자는 있는데 책임지는 가해자는 아무도 없는 학교 측 조사결과가 적절했는지 현장 조사를 벌인 뒤에 문제가 드러나면 즉시 감사에 들어간다는 방침입니다.

먼저 장훈경 기자입니다.

<기자>

수련회 9일 전 피해 아동 류 모 군의 어머니가 담임교사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입니다.

류 군이 같은 반의 두 어린이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 같으니 잘 살펴 달란 내용입니다.

하지만 류 군은 수련회에서 두 어린이와 같은 방에 배정됐고 두 어린이는 폭행에 가담한 거로 지목됐습니다.

지난 4월 20일 사건 발생 직후 류 군은 방에 들어온 담임교사에게 "숨 막혀 죽을 뻔했다"고 말했고, 교사는 난장판이 된 방을 보고 아이들을 혼냈다고 했습니다.

[담임교사 : 사실은 급소를 맞았다면 (피해 아동이) 바로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는 것을 너희가 인지를 못 했다는 게 선생님은 그게 되게 무서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사건 발생 나흘 뒤 학교는 관련된 아이들한테 사건 상황에 관해 쓰도록 했습니다.

류 군이 얼굴을 내밀어 이불 아래 있단 걸 알면서도 계속 깔아뭉갠 어린이가 있었다는 글이 있습니다.

재벌 회장의 손자가 가져간 야구방망이를 다른 어린이가 가져가 이불을 때렸다고 쓴 글도 있습니다.

때리다가 류 군이 있단 걸 알고 그만했다고 쓰여 있습니다.

류 군의 키는 130cm 정도고, 이불장은 폭이 1m 안팎인데, 이불장에서 내린 이불에 가려 처음에 보이지 않았다는 말은 믿기 어렵다고 피해 아동 부모는 주장합니다.

학교폭력대책위의 결론은 폭행의 "의도성과 고의성을 인정할 수 없어 조치할 사항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담임교사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담임교사 : 제가 보기엔 알아도 한 서너 명은 했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재미있는 것을 충동을 억제를 못 해서, 그런데 본인 스스로가 아니라고 이야기를 할 수도 있어요.]

아이들을 여러 차례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건의 심각성과 고의성에 대한 판단이 어떻게 정리돼 갔는지 규명돼야 합니다.

재벌 회장 손자 A 군에 대해, 류 군 부모는 A 군이 당시 방에 있는 걸 봤다고 류 군이 말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A 군 측은 그때 없었음을 뒷받침할 증언이 있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내일까지 특별장학을 진행한 뒤 감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공진구, 영상편집 : 이홍명,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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