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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에 미안하지만"…불혹 넘긴 9급 공시생 '역대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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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제외한 16개 시도의 9급 공무원 시험이 어제(17일) 치러졌습니다. 1만 명 정도를 모집하는데 22만 명 넘게 지원해서 공무원 열풍을 실감하게 했는데요, 이번에는 특히 40세 이상 지원자가 1만 5천 명을 넘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노동규 기자가 시험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각이라도 할까 헐레벌떡 뛰어갑니다. 부모는 다 큰 자녀를 바래다주고 등을 토닥이며 응원합니다. 나잇대만 올라갔을 뿐 수능 시험장 같은 긴장감이 흐릅니다.

[어, 아빠 여기 와 있어.]

5년째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30대 딸을 둔 아버지, 딸을 볼 때마다 안쓰러움 반, 답답함 반입니다.

[공무원 시험 응시생 아버지 : 저희 때만 해도 공무원이 그렇게 인기 직종은 아니었거든요. 세대가 변한 건지는 몰라도 참 짠해요. 요새 젊은 친구들 보면.]

지방직 공무원 시험장엔 4, 50대 응시생도 곧잘 눈에 띄었습니다.

이들이 시쳇말로 '중년 고시'로 통하는 공무원 시험을 택한 이유는 역시나 직업의 안정성이었습니다.

[응시생 : 저, 69년생이요. 남편이 한 번 해보라고 해서. '비정규직 전전하느니 한 번 준비해서 해 보라'해서 응시했어요.]

40대 남성은 더 젊은 세대의 기회를 빼앗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자신도 비정규직으로 계속 살 수는 없다고 털어놓습니다.

[응시생 : 제 밑에 젊으신 분들한텐 기회일 텐데, 저는 아직 좀 힘드네요.]

10년 근무하면 연금을 받을 수 있고 정년이 보장되고 업무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늦은 나이에 공무원이 되려는 이유로 꼽힙니다.

우리 사회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는 한 중년 공시생은 줄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 영상편집 : 윤선영)  

(SBS 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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