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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북적북적 91 : "이게 나라냐"에 대한 시민의 생각…'국가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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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국가는 우연한 행운이 아니라 지혜와 윤리적 결단의 산물이다. 국가가 훌륭해지려면 국정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훌륭해야 한다. 따라서 시민 각자가 어떻게 해야 스스로가 훌륭해질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지난겨울, 촛불 집회를 전후해 "이게 나라냐"는 자조 섞인 말이 여기저기서 들렸습니다. 3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 그런 경험을 했던 우리는 국정농단 사태에서 다시금 그런 아찔함을 느꼈습니다. 여러 책들을 읽어왔고 앞으로도 읽겠습니다만, 역시 좋은 책은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하게 여겨왔던 나라, 국가의 존재를 다시금 회의하게 했던 때를 지나 새로운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으로 충만한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시기상 적절하다고 봐서 골랐습니다. 유시민 작가의 [국가란 무엇인가]입니다.
 
책에서는 국가의 본질과 역할이 무엇인지를 따져보는 이론 흐름 가운데 국가주의와 자유주의, 마르크스주의 국가론을 먼저 소개하고 다음 장 '누가 다스려야 하는가'에서 지도자의 조건을 살펴봅니다.
 
"자유주의 국가론이나 마르크스주의 국가론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이념형 보수'를 무식하다고 경멸하거나 시간이 흐르면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현실과 희망 사항을 잘 구별하지 못한 소치일 가능성이 높다. 국가주의 이데올로기의 생명력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하고 끈질기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플라톤의 현자가 대통령이 된다 할지라도 자신이 선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마음껏 하지는 못한다…. 훌륭하고 지혜로운 최선의 인물이 권력을 잡아도 선할 일을 많이 할 수 없다면 무척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것은 최악의 인물이 권력을 잡아도 마음대로 악을 저지르지 못하게 하는 대가로 감수할 수밖에 없는 부작용이다."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집권 9년의 경험이 '누가 다스려야 하는가'라는 정치철학의 오래된 주제에 대한 시민들의 고민과 성찰에 폭과 깊이를 더하리라는 것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저자는 위의 이론들이 나름의 근거와 설득력이 있고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반영하지만 어딘가 부족하다면서 이를 채우기 위한 다른 관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목적론적 국가론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최선의 국가를 만들어 국가의 텔로스를 실현하는 길을 어디에서 찾았을까? 종국적으로 시민 각자가 훌륭해지라는 것이 그의 대답이었다. …국가가 훌륭해지려면 국정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훌륭해야 한다. 따라서 시민 각자가 어떻게 해야 스스로가 훌륭해질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유시민 작가는 정치인으로서 노무현 정부에 참여했고 정의당에도 몸담았는데 그래서일까요, 이 책에서도 진보자유주의 국가론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동의할 수도,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국가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에 대한 이해와 진지한 정치적 관심을 촉구한다는 그의 소망은 진정성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는 절차와 제도를 대하는 의식과 태도를 포함한다. 국가와 사회에 대한 시민들의 소망과 요구를 정부가 편견 없이 경청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때, 국민은 민주주의를 포기해서는 안 될 가치 있는 것으로 인정하고 기꺼이 정치에 참여할 것이다.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대한민국은 그런 방향으로 움직여가는 중이라고 나는 믿는다."
 
 
(출판사 돌베개로부터 낭독 허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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