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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출산 3개월 앞둔 '예비엄마' 양수진…특별한 필드 나들이

[취재파일] 출산 3개월 앞둔 '예비엄마' 양수진…특별한 필드 나들이
국내여자골프 내셔널타이틀대회인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 임신 7개월의 몸으로 출전한 ‘예비 엄마’ 양수진 선수가 1,2라운드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지난 5월 KLPGA 투어에 출산 휴가를 내 투어 대회에 나오지 못하지만 한국여자오픈은 대한골프협회가 주최하고, 2010년 이 대회 우승으로 출전 자격이 부여돼 오랜 만에 투어 출전을 결심했습니다.

축구 선수 출신인 남편 이윤의 씨를 캐디로 동반한 양수진은 불룩해진 배를 가리기 위해 펑퍼짐한 상의를 입고 라운드를 돌았습니다. 페어웨이를 걸어가는 동안 두 손으로 배를 받치고, 남편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시종일관 웃는 모습으로 대회에 임하는 모습에서 ‘예비 엄마’의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홀몸이 아니라 힘든 건 사실이고, 허리 스윙이 되지 않지만 체중이 늘어 비거리가 줄지 않는 게 신기하다며 웃음을 보인 양수진, 그리고 캐디인 남편 이윤의 씨, 1라운드를 마치고 SBS와 유쾌한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 임신 7개월에 필드 나들이

<양수진>

-임신 7개월 몸으로 18홀 라운드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힘들 거라고 생각하고 나왔는데 코스가 평지다보니깐 생각보다는 안 힘들었던 것 같아요.

- 대회 출전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출산휴가 냈으니 KLPGA 대회는 나가지 못하잖아요. 그런데 여기가 대한골프협회 시합이고 역대 우승자다보니깐 이 대회를 나올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한번 나가보자 하고 결정해서 나온 거에요

- 배가 불룩하게 나와 스윙에 지장은 없었나요?
이전보다 많은 걸 내려 놓다보니까 부담이 없어요, 오히려 공이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몸도 괜찮고요. 아무래도 허리 턴이 안되니까 불편한 게 있지만, 오늘 쳐 보니 괜찮은 것 같아요. 스윙이 안 되다보니 거리가 안 나갈 것이라고 걱정했는데 제가 체중이 많이 불다보니 (체중이) 는 만큼 임팩트가 좋아졌어요. 거리가 큰 차이는 없었어요.

● ‘임시’ 캐디 남편과 ‘복떵이’
양수진
<양수진>

-남편이 캐디로 나섰는데 호흡은 괜찮았나요.
아무래도 남편이 캐디를 하다보니 심적으로 더 편하더라고요. 플레이할 때 오히려 심적으로 편하다보니 좋은 샷들도 많이 나오고 많이 웃게 되더라고요.

- 출산 후 복귀해서도 남편에게 캐디를 맡길 생각이 있나요?
이번 대회 해보고요

- 필드의 ‘패셔니스타’에게 펑퍼짐한 옷이란?
예전하고 다르게 지금 몸으로는 예쁜 옷을 못 입어요. 조금은 아쉽긴 한데 아이 낳고 몸 관리해서 내년에는 다시 예쁜 옷 입고 나와야죠.

- 18홀을 도는 동안 ‘복떵이’가 많이 움직였나요?
효녀에요. 오늘 안 움직이고 잠만 자더라고요.
(태명을 복떵이로 정한 이유는 남편 이윤의 씨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태명은 제가 지었어요. 우리에게 '굴러 들어온 복이다.'는 뜻으로 복덩이라고. 그런데 태명은 된소리가 좋다고 해서 복덩이가 아닌 복떵이라고 했어요.”)

- 내년 ‘엄마 골퍼’로 복귀하게 될 텐데요.
아무래도 가족이 늘다보니 내년부터는 대회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다를 것 같아요. 이전보다 더 잘해야 된다는 마음가짐, 아무래도 그런 게 다른 것 같아요.
(양수진 선수는 오는 9월 출산 예정으로, 내년 4월에 열리는 국내 개막전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남편 이윤의 씨의 시선

<이윤의>

- 양수진 선수가 대회에 출전한다고 했을 때 걱정되지 않았나요?
걱정 많이 했죠. 몸도 안 좋은데.. 좋게 생각하자고 했어요. 어떻게 보면 아빠와 엄마, 아이까지 가족 셋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오는 대회잖아요. 나중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서 부담 갖지 말고 그냥 즐기자는 생각으로 마음껏 즐겼더니 성적도 그럭저럭 괜찮게 나왔어요. (1라운드 성적: 3오버파 공동 44위)

- 캐디로 본 아내의 1라운드는?
저는 올해 초부터 연습장 경기장을 매번 따라다녔는데 오늘이 가장 편해 보였어요.
심적으로도 부담이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스윙이나 제스처 그런 게 편해 보이고 다 좋아 보였어요. 오늘 같이만 늘 하면 좋겠어요.


-캐디는 처음 일텐데, 직접 나선 이유는?
항상 갤러리만 하다가 캐디는 처음 해보는데 부담이 없어서 그런지 재미있었어요. 오히려 다른 곳에서보다 필드를 돌면서 (아내와) 이야기 하는 게 조금 더 진솔하고 재미있고 유쾌하더라고요. 캐디를 구할 수도 있는데 이번 대회는 저희만의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어서 제가 직접 한다고 말을 했죠.

※ 프로축구 선수 출신 이윤의는 누구일까!

지난 3월 양수진 선수와 결혼한 이윤의씨는 ‘무명’의 프로축구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단 한번,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던 ‘화제의 인물’이기도 합니다. 아내의 ‘임시’ 캐디로 한국여자오픈에 나선 것처럼 ‘임시’로 골키퍼로 나섰던 경험 때문인데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2011년 7월, 상무의 수비수였던 이윤의는 프로 첫 정규리그 데뷔전을 골키퍼로 치르게 됐습니다.

당시 상무 골키퍼 4명 중 3명이 승부 조작으로 군 검찰에 구속 또는 불구속됐고, 유일한 골키퍼 자원이던 권순태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그 다음 경기에 나설 골키퍼가 없었던 거죠. 가끔 훈련에서 동료들의 페널티킥을 막아내곤 했던 게 골키퍼 경력의 전부인 ‘수비수’ 이윤의가 결국 골문을 지키게 됐고, 1983년 프로축구 태동 이후 필드플레이어가 골키퍼로 선발 출전한 사례의 첫 주인공이 됐습니다.

비록 FC서울에 3골을 헌납하고 3대 2로 무릎을 꿇었지만, 전반에는 몇 차례 선방도 펼치며 무실점으로 막아,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윤의는 전역 이후 강원과 부천을 거쳐 2013년 시즌을 끝으로 K리그 무대를 떠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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