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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내가 먼저 먹어볼게"…'얼리어먹터'를 아시나요?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함께 소비자 트렌드 알아보겠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요새 식품업계에서 '얼리어먹터', 이런 말이 유행이라는데, '먹터' 이렇게 나오는 거 보니까 먹는 거와 관계는 있는 말인 것 같네요.

<기자>

네, 첨단 IT 제품을 먼저 이용해보고 평가하는 사람들을 얼리어답터라고 그러잖아요. 그 말에 빗대서 나온 신조어입니다.

식품이나 식당 같은 것을 먼저 이용해 보고 평가하는 사람들을 얼리어먹터라고 부릅니다. SNS에 보면 얼리어먹터 자임하면서 먹거리 탐방하시는 분들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얼리어먹터들 영향력이 큽니다. 허니버터칩이나 꼬꼬면 열풍 때 보셨지만, 사실 이런 제품들의 메가히트는 얼리어먹터들이 입소문으로 만들었다고 볼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식품업계도 화제를 잡기 위해서 뭔가 더 튀고, 특이하고, "어, 이런 것도 있어?" 그런 맛을 짜내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 도넛 체인이 매운 도넛을 출시했습니다. 멕시코 고추죠. 할라피뇨 빻은 거랑 고춧가루를 넣고 반죽해서 떡볶이 정도의 매운 맛이 빵에서 납니다.

얼리어먹터들이 먹어봤는데 진짜 맵다. 그런 후기들 SNS에 남기면서 요즘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국내 한 음료 전문점에선 토마토 빙수를 내놨습니다. 토마토는 당도가 낮죠. 그래서 빙수처럼 달고 시원한 맛 노리는 디저트엔 잘 안 쓰이는 과일인데, 오히려 그런 칼로리 낮은 이미지를 역이용하겠다는 거죠.

이색적인 맛을 해마다 내놓는 걸 아예 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는 수입 과자도 있습니다.

이곳은 최근에 태국 요리 중에 똠얌꿍이라고 있잖아요. 매콤 시큼하고 단맛도 나는 국 종류인데, 그 국 맛이 나는 과자를 내놔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모두가 아는 맛 보다는 나만 아는 맛을 찾고 싶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져서 이런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혹시 맥포가또라고, 들어보셨어요? 커피에 아이스크림 넣은 것을 아포가토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특정 맥주에 특정 아이스크림을 떠넣고 맥포가토라고 해서 SNS에서 요즘 인기입니다.

이 특정 아이스크림이 특정 맥주에 어울리는 맛이 난다고 하는데, 아무튼 여름 간식다운 맛이 납니다.

이렇게 얼리어먹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사람들을 모디슈머라고 하죠. 기성 제품을 그냥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재창조해서 소비합니다.

예전에 특정 인스턴트 짜장면이랑 라면 섞어서 짜파구리라고 굉장히 인기 있었는데 그거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모디슈머 쪽에서 히트한 걸로 아까 말씀드린 맥포가토도 있고요. 또, 맵기로 유명한 라면이 있습니다. 이 라면은 아예 SNS에 조리법 시리즈가 있습니다.

그래서 크림파스타랑 섞어서 기름진 맛이랑 중화시킨 조리법도 유명하고, 떡볶이 국물을 따로 만드는 대신에 이 라면 수프를 넣어서 즉석떡볶이를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10대들이 많이 사 먹을 법한 편의점 기성 제품들만, 섞은 조리법도 유명한 게 있는데요, 이건 아예 이걸 만드신 소비자분이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 이름을 붙여서 널리 써라, 이렇게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어떤 건 저걸 어떻게 먹지 싶기도 하고, 어떤 건 맛있어 보이기도 하고 방법이 다양하네요.

<기자> 

생각 못 한 맛이 나올 때도 가끔 있고, 또 화제가 되잖아요. 그래서 기업들이 이것을 역이용하기도 합니다.

원래 우유에 타 먹기로 유명했던 과자는 아예 그 과자 라떼가 나오기도 했고요. 유명한 모디슈머 조리법을 반영한 인스턴트 라볶이도 있습니다.

라면으로 유명한 한 기업에서는 최근 몇 년간 아예 "우리 회사 제품으로 새 조리법을 만들어 주세요." 하고 공모전을 열어서 시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SNS가 확산되면서 소비 성향도 점점 더 적극적이고 자기표현이 강한 쪽으로 발달하고 있고요.

또 그게 실제 소비의 대상이 되는 제품들, 기업들에게도 도전이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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