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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이윤성 교수 "백선하, 사망진단서에 아주 잘못된 생각 가졌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 방송일시 : 2017년 6월 16일 (금)
■ 대담 :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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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일 만에 외인사 수정, 이제야 고쳐진 것
-6개월이나 수정 논의? 병원 내 의사 자유의지 침해 우려 목소리 있어
-故 백남기 외인사는 맞지만, 물대포가 원인인지는 수사할 일
-사망 진단서 외압 의혹 제기? 경찰이 사건을 덮어 뒀겠나
-서울대병원 정권에 휘둘렸다? 오히려 말 안 드는 기관으로 볼 것
-'병사' 기재 전공의, 지도교수 백선하 뜻을 따르는 게 원칙
-전공의, 9개월 만에 자유의지로 진단서 내용 바꾼 것
-백선하 사망진단서에 아주 잘못된 생각 깊이 가져…고집이 대단
 
▶ 서울대병원 김현수 진료부원장:
 
작년 진단서가 문제됐을 이후에 저희가 이런 논의를 지속적으로 해 온 결과가 6개월 정도 가량 걸린 것이지, 그 사이에 정치적인 상황의 변화 때문에 서울대학교 병원의 교수들이 이렇게 동의했다고 오해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 故 백남기 농민 자녀 백도라지 씨:
 
병사로 기재된 사망진단서를 가지고 사망 신고를 하게 되면 그렇게 굳어져버리게 되는 거잖아요.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요구를 하고 정정을 받자. 이렇게 결정을 했죠.
 
▷ 박진호/사회자:
 
앞서 들으신 내용은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 김현수 부원장의 어제 故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수정에 대한 기자회견 내용이었고요. 이어서 故 백남기 씨의 자녀죠. 백도라지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셨습니다. 국내 최고의 의료기관이라던 서울대병원, 지난해 9월이었죠. 시위 중 경찰 물대포에 맞아서 사경을 헤매다 숨진 농민 백남기 씨의 사인을 병사로 기록하면서 사회적으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서울대병원은 백남기 씨 사망 264일만인 어제 오류를 인정하고 사망 원인을 외인사로 수정했습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자 사인도 바뀌었다. 이런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당시에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셨고요. 주치의 주장과는 달리 외인사가 맞는다고 하신 분이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의 이윤성 교수를 오늘 다시 만나보겠습니다. 이윤성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네.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지금 와서 보면요. 어제 나온 수정 결과를 264일 전에 교수님께서는 어느 정도 좀 예감을 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이게 예감하고 그럴 것은 아니고요. 그 때 사망진단서가 잘못 작성된 것 같다고 얘기를 했고요. 그게 지금 고쳐진 것이네요.
 
▷ 박진호/사회자:
 
그렇게 보시는군요. 먼저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의 수정 내용부터 설명을 해주시면 좋겠는데요. 제가 알기로는 논란이 됐던 진단서는 급성경막하출혈로 급성신부전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서 심폐정지로 병사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내용을 좀 외상에 의한, 그러니까 외상성경막하출혈, 외인사로 수정한다는 뜻이겠죠?
 
▶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사망진단서도 경막하출혈이 외상에 의해서 발생된 것이기 때문에 사망 원인에 외상성경막하출혈이라고 적든, 급성경막하출혈이라고 적든 간에 외인사였죠.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그러면 이번 수정 내용이 故 백남기 농민의 사망이 경찰 물대포 발사에 의한 외상에서 비롯된 것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봐도 되겠습니까?
 
▶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그것은 수사가 할 일이고요. 왜냐하면 그 의사가 사망진단서에 병사라고 적었다고 해서 일체 모든 수사가 중지되거나 그러는 것은 아니고요. 또 외인사라고 적었다고 해서 그게 반드시 자살이나 타살이나 사고사라는 뜻도 아니고. 사망진단서의 사망의 종류는 참고자료입니다. 그런데 그 참고자료에 명백하게 잘못 표시됐다고 그 때 지적을 한 것이고. 그게 지금 고쳐진 것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런 의미로 말씀해주신 것이로군요. 이윤성 교수님께서는 진단서 사인 논란이 벌어졌을 당시에 사실 저희 시사전망대에 두 번 정도 인터뷰를 하셨었어요. 당시에도 병사로 기재된 게 잘못이라는 의견을 말하셨었고. 그런데 한편으로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주치의였던 백선하 교수의 권한이라서 수정은 어렵다고 하셨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어떻게 수정이 가능했던 겁니까?
 
▶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그 당시에 백선하 교수의 권한이라고. 왜냐하면 진단서는 의사 개인이 교부하는 증명서거든요. 그러니까 그것은 허위 진단서가 아니면 그 누구도 그것을 바꾸라고 하거나 처벌할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단지 그게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과 달리 잘못되었기 때문에 고쳐달라고 권유는 했죠. 그런데 본인이 그것을 고치지 않으면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사실은 그 사망진단서의 작성자가 백선하 교수의 지시를 받은 전공의였거든요. 그 전공의가 사망진단서를 작성한 사람인데. 사망진단서를 작성한 전공의가 자유의지로 사망진단서의 기재 내용을 바꾸고자 해서 그게 허용된 거죠.
 
▷ 박진호/사회자:
 
교수님 말씀 들어보면 당시에는 주치의였던 백 교수 때문에 안 된다는 입장이었는데. 결국 이번에는 전공의의 의견이 바뀌어서 수정할 수 있었다. 이런 말씀 같은데. 언뜻 보면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요?
 
백남기 사망진단서 '외인사'로 수정
▶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그 당시에도 사실은 전공의가 고쳤을 수가 있는데요. 대학병원의 구조상 지도교수가, 훈련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가 레지던트를 대신해서 의사 표시를 하면 대개 레지던트는 그 뜻을 따르는 게 원칙이죠. 그런데 그 시일이 계속 지났는데. 그게 아무래도 소송이나 이런 것 때문에 전공의의 생각이 자기의 믿음대로 쓰는 게 낫겠다고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그러면 이 전공의 분 입장에서는 당시 스승이었던 백선하 지도교수의 의사에 반발할 수 없어서 소신대로 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렇게 봐도 되겠습니까?
 
▶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랬던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랬군요. 그런데 어제 보도된 바에 따르면 백선하 교수께서는 여전히 백남기 씨의 사망 원인을 병사로 기재한 것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혹시 직접 얘기를 해보셨습니까?
 
▶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특별위원회 당시 얘기해보고 그 이후에는 얘기해본 적이 없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래요? 요즘에는 보직을 안 맡고 계신다고 저희가 얘기를 듣고 있는데요.
 
▶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예.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그런데 백선하 교수는 제가 여러 번 얘기를 했지만 사망진단서 작성에 관해서 아주 잘못된 생각을 깊이 갖고 있어요. 간단히 말해서 고집이 굉장히 센데. 그게 보통은 설명을 하고 그렇게 하면 그게 무슨 뜻인지 알고, 이해하고, 수정을 하는 게 보통인데. 우리 백선하 교수는 아주 고집이 대단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궁금한 것은. 서울대병원이 진단서 수정을 한 배경이에요. 사실 엄밀하게 볼 때 국내 최고 병원으로서 의사 분들의 전문성과 양심에 의해서 일종의 자정 능력이 발휘된 결과라고 보고 계십니까?
 
▶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그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대답 같은데요.
 
▶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아닙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무언가 병원 차원의 정책적 판단이나 예를 들어 정치 상황을 의식한 게 아니냐. 정권이 바뀌니까 사인도 바뀌었다. 이런 비판이 나오는데요.
 
▶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저도 그것을 물어봤습니다. 김현수 부원장에게. 김현수 부원장이 어제 기자회견한 것과 똑같이 얘기를 하더군요. 외압이 없었고, 지난 1월부터 그것을 유족이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서 끊임없이 논의하고 있었고, 그게 지금 와서 결정이 된 것이다. 그렇게 얘기를 하더군요.
 
▷ 박진호/사회자:
 
예. 알겠습니다. 지난 1월에 말씀하신 대로 故 백남기 농민 유가족의 소송이 있었고요. 그동안 6개월 동안 논의를 지속적으로 해왔다는 게 어제 김현수 부원장의 설명이었는데. 사실 6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논의하기에는 너무 길었지 않습니까?
 
▶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보기에 따라서 깁니다. 그런데 아마 아직도 일부 서울대학교 병원의 의사들은 혹시 기재 내용이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의사의 자유의지에 반해서 진단서를 수정하도록 하는 것은 그것 역시 옳지 않다는 주장을 갖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서울대병원에서는 백남기 씨 사망진단서 작성 과정에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은 계속 부인해 왔습니다. 교수님도 같은 의견이시죠?
 
▶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예. 제가 특별조사위원회 때도 백선하 교수와 얘기를 해봤고요. 물론 아니라고 했고요. 그 다음에 제가 외압의 증거가 없다고 판단한 이유는 그것을 병사라고 적었다고 해서 그 이후에 수사가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의사가 병사라고 적으면 경찰이 아무리 의심을 해도 그 사건을 덮어두느냐 하면 그런 게 아니거든요. 그리고 故 백남기 농민의 사망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망이기 때문에 의사가 그것을 예를 들어서 자살이라고 적으면 경찰은 그걸 자살이라고 사건을 덮을 수 있습니까? 따라서 그것은 실제로 병사라고 기재했다고 해서 사건의 수사 절차가 바뀌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저는 그것을 굳이 외압을 넣어서 바꿀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죄송하지만 실례되는 질문이지만 이 교수님 서울대병원 근무하신 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86년인가요?
 
▷ 박진호/사회자:
 
그러면 30년 정도 된 거네요. 서울대병원이 역대 정권에서도 정권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런 지적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그것은 보기에 따라서. 예컨대 국립대학이면 국가의 정책이나 이런 것에 무관할 수는 없거든요. 그런 면에서 정부의 정책과 계속 접촉을 가지고 이런 일들은 해야 되는데. 그것을 무슨 지시에 따르고 감시를 받고 이랬다고 보기는 어렵고요. 제가 알고 있기로는 정부의 정책에 반대한 적도 많고요. 또 정부의 정책을 잘 따른 적도 많고 그런데. 제 생각에는 아마 정부 측에서 보면 서울대학교 병원이 말을 잘 안 듣는 기관으로 볼 걸요.
 
▷ 박진호/사회자:
 
그러세요? 사실 이 말씀을 드린 것이 국정농단 사건 전개 과정에서 대통령 주치의 출신으로 이름이 서창석 병원장이 많이 거론이 됐기 때문에 여쭤보는 건데요. 특히 그제 시작됐다는 감사원 감사. 그런 것들도 이번 진단서 수정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이런 취지에서 여쭤보는 겁니다.
 
▶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저는 그런 것을 알 수 있는 자리에 있지 않아서요. 그런 의혹에 관해서는 학교 안에서도 얘기가 오고가고 합니다만. 그냥 의혹 수준이지 제가 무슨 증거를 갖고있거나 들은 얘기가 있거나 그렇지는 못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뒤늦게나마 수정이 돼서 유가족에게도 다행이지만. 사실 이 진단서 논란이 우리 사회, 특히 민감한 문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판단. 여기에서 양심과 역할에 대한 질문을 던졌던 것 같습니다. 이윤성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세요?
 
▶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사실 우리 사회에 보면 이렇게 기본적으로 지켜야 될 것들이 잘 지켜지지 않고.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좀 무시되고 갖춰지지 않은 부분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이걸 계기로 모든 것들이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갖춰야 될 것들을 좀 돌아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이 교수님께 따질 문제는 아니었는데. 그런 내용들이 좀 있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이윤성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네. 감사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의 이윤성 교수와 얘기 나눠봤고요.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차라리 아예 반성한다, 잘못했다. 이렇게 사과를 했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 해봤습니다.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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