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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이런 것도 팔아?'…이색 자판기 속속 등장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생활 속 경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옛날에 어디가나 커피 자판기 같은 것, 자판기들이 깔려있었는데 요새는 눈에 띄지 않아요. 그런데 다시 좀 경제적 가치가 각광 받고 있다고요?

<기자>

네, 자판기 사실 말씀하신 대로 그동안 소리소문없이 많이 사라진 분야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보시면 자판기가 우리나라에서 전성기였을 때가 90년대 후반 정도였습니다.

이때는 말씀하신 대로 자판기는 주로 음료, 특히 커피가 많이 취급되는데, 음료 자판기를 기준으로 봤을 때, 90년대 후반에 전국에 60만 대 정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20만 대 정도, 3분의 1로 확 줄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주위의 자판기가 사라지기 시작한 게 2003년 정도가 기점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 뭐가 확산되기 시작했냐면, 많이들 쓰시는 스틱 커피가 이때 온수가 나오는 정수기도 같이 확산되면서 자판기에서 종이컵 믹스커피를 사드실 일이 줄어들 게 된 거죠.

또,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의 유명 원두커피 체인 같은 곳들이 들어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커피 입맛이 원두커피 쪽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믹스커피 위주였던 자판기는 그런 취향 변화를 빨리 따라가질 못하면서 위생 문제 같은 것도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고요.

거기다 24시간 편의점이 활발하게 늘어나면서 설 자리가 더 좁아지다 보니, 그 많던 자판기가 많이 사라지게 된 거죠.

<앵커>

지금 설명을 듣고 나면 자판기가 어떻게 보면 사라지는 게 시대적인 흐름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건가요?

<기자>

말씀하신 대로 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일본과 비교를 해보면 그런 것을 크게 느낄 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소비 환경 같은 게 상당히 겹치는 면이 많은 일본은 여전히 전국에 자판기가 230만 대 정도로 성업하고 있거든요. 인구 규모에 대비해 본다고 해도 훨씬 잘 되고 있는 거죠.

휴대전화가 보급되면서 사라진 공중전화와 달리, 자판기는 하기에 따라서 지금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로 분석되는데, 실제 최근에 그런 예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어제(14일) 서울의 한 대학교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4천 대가량 보급될 스마트폰 앱 자판기입니다.

신용카드를 연동시킬 수 있는 해당 앱을 깔면, 자판기를 터치하지 않고도 바로 구입할 수 있고, 한꺼번에 여러 개를 주문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앱을 설치한 자판기에서 뽑은 구매내역만큼 쿠폰이 쌓여서 할인이 되는 겁니다. 편의점이냐, 자판기냐, 할 때 가격으로 편의점과 경쟁을 해 보겠다는 거죠.

세계 최초의 캡슐커피 자판기도 다음 달 초부터 기차역들에 깔리게 됩니다. 캡슐커피는 맛이 상당히 균일하게 나오는 편이잖아요.

그러니까 그동안 원두커피 취향으로 바뀐 소비자들의 입맛을 따라가지 못한 게 문제였으니, 그런 부분을 좀 해결해 보겠다는 시도죠.

<앵커>

위생적인 부분도 걱정이 덜 할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또 한가지는 지금 자판기에서 보통 팔던 물건들을 보여주는 건데, 자판기에서 안 팔던 물건들도 파는 자판기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런 것도 자판기에서 파나?" 하는 품목들이 요새 꽤 있습니다. 같이 보여드릴게요. 전국 관공서나 휴게소 50곳에 설치된 사과 자판기입니다.

이건 자판기 내부를 늘 0도에 맞추고, 인터넷으로 재고 상황을 관리자가 실시간으로 집계할 수 있기 때문에 신선도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노재희/서울 서초구 : 시장에서 사게 되면 한 번에 여러 개를 사야 되니까요. 한 개씩 낱개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좋고, 시원하고 차가운 게….]

그리고 꽃다발이 나오는 자판기도 인기인데요, 이것은 생화에 약품처리를 해서 집어넣습니다.

그래서 생화로 보이는 상태로 나오는데, 거의 반영구적으로 보관도 가능하다고 하고요. 그 외에도 아예 안에서 끓인 라면이 나오는 자판기가 요즘 한강 둔치 같은 곳에서 반응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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