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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여성 비하' vs '악마의 편집'…안경환 책 논란

<앵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과거에 쓴, 여성과 성에 대한 글 때문에 구설에 오르고 있습니다. 부적절한 여성관을 드러냈다는 겁니다. 오늘(14일) 윤나라 기자와 <사실은> 코너를 통해 실상을 따져보겠습니다.

윤 기자, 언론을 통해 문제가 된 문장들부터 짚어보죠.

<기자>

네, 문제가 된 대부분의 글은 지난해 출판된 수필집, <남자란 무엇인가>란 책에 나온 내용입니다.

문제가 된 글귀를 보시죠. 

성매매 관련 글에서 "젊은 여성의 몸에는 생명의 샘이 솟는다. 그 샘물에 몸을 담아 거듭 탄생하고자 하는 게 사내의 염원이다"라고 썼는데요, 여성을 원하는 게 남성의 본능이라는, 성매매를 합리화하는 문구로 해석됐습니다.

성매매로 적발된 법관을 언급하면서 '그 연령의 부인이라면 자녀 교육에 몰입해 남편 잠자리 보살핌에 관심이 없다'는 부분이 나오는데요, 성매매의 책임을 부인에게 돌리는 표현이라고 지적됐죠.

<앵커>

해당 글귀를 보면 대단히 부적절해 보이는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글귀의 맥락을 살펴보기 위해 해당 글의 앞뒤를 볼까요? 앞서 보여 드린 성매매 관련 글에는, 바로 앞 문장에 인간의 몸을 거래하는 노예제를 언급하면서, 성매매는 "여성을 차별하고 착취하는 악의 제도"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성매매를 합리화하기보다는 성매매 근절이 그만큼 어렵다는 취지로 읽힙니다.

성매매 책임을 부인에게 돌렸단 글귀도 바로 이어지는 뒷 문장을 보면, "답답한 사정이 탈선이나 위법의 변명이 될 리 없다. 다만 남자의 성욕이란 때로는 어이없이 악마의 유혹에 굴복한다."며 성매매의 책임을 남성에게서도 찾습니다.

그래서 안 후보자의 동료인 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는 문제의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한 문장을 두고 앞뒤를 잘라버리고 문제가 되는 부분만 강조한 언론 보도를 두고 '악마의 편집'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책 전체를 읽지 않은 사람들은 이 부분만 두고서는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 안 후보자 본인은 뭐라고 해명하나요?

<기자>

오늘 아침 안 후보자를 직접 만났는데, 안 후보자는 논란이 된 부분은 독자의 판단에 맡기겠다며 해명을 미뤘습니다. 들어보시죠.

[안경환/법무부 장관 후보자 (오늘 아침) : 종합적인 내용을 읽어보신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고 상세한 저의 입장은 청문회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윤나라 기자가 책 전체를 읽어봤죠? 전체 내용을 보니 어떻습니까?

<기자>

문장만 떼어놓고 읽으면 여성을 비하한다고 해석될만한 표현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책을 다 보고는 안 후보자가 의도적으로 여성을 비하했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예컨대 이 책에서는 성폭력에 무딘 사회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 '성폭행은 범죄'라는 상식적인 표어를 거듭 강조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 논란이 됐던 부부 강간죄와 관련해서도 여성의 'NO'는 'NO'일 뿐이고, 이는 부부 사이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습니다.

단순히 성적인 문제를 넘어 정치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부패의 원인이 되는 '환락 문화'는 남성의 전유물이라며 여성 정치인의 부패 가능성이 낮다고 말합니다.

<앵커>

이런 부분 외에 달리 짚을 문제도 있나요?

<기자>

강조하고 싶은 점은, 안 후보자는 법치를 책임지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라는 겁니다.

그런데 안 후보자는 바로 이 책에서 음주운전 경력이 있는 이철성 경찰청장의 임명을 두고는 "선진국에선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술 마신 채 운전하는 건 범죄자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2년 전 한 신문칼럼에 본인도 운 좋게 적발은 안 됐지만 음주운전을 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죠.

성매매 근절과 관련해서도, '매춘은 법으로는 근절할 수 없다'고 쓰기도 했습니다.

모두 법무장관 후보자로서는 부적절하고 비판받을만한 언행이라 인사청문회에서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럴 것 같네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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