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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자동차보험료 폭탄' 논란…공동인수 크게 늘었다

<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13일)도 SBS 경제부 금융팀장 손승욱 기자와 금융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손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은 사람들이 가입한 게 자동차보험일 텐데, 이걸 지금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아직도 안 내리고 있다면서요?

<기자>

1분기 흑자만 900억 원이 넘었는데 내리지 않고 있죠. 그리고 요즘 보험료 폭탄이라고 하죠. 보험료가 2~3배 오르는 공동인수가 새삼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자동차 보험회사들의 공동인수 담합 의혹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히면서 관심을 끌고 있는데, 공동인수가 뭔지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공동인수를 당한 회사원 얘기부터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최 모 씨/車 보험 '공동인수' 대상자 : 사람하고 사고가 나서 배상금이 크거나 이런 게 아니라 그냥 주차하다가 뭐 벽에 부딪히거나 아니면 봉에 부딪히거나 이런 부분 때문에 그런 거죠. 공동인수로만 계약이 가능하다 하더라고요.]

이 분은 3년 동안 3번, 주차장에서 혼자 벽, 기둥 몇 번 들이받고 사고 다발자로 찍혀서 보험료가 오른 경우입니다. 보험료가 99만 원에서 175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이게 공동인수입니다. 보험사들이 사고가 많다면서 보험 가입을 모두 거절하고 사고 다발자에 대해서 보험사들이 공동으로 책임지는 보험을 대신 들어주는 겁니다.

차 보험은 의무보험이기라 보험 없이 다닐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보험에 가입하게 하는 겁니다.

보험료는 최고 2~3배 더 받습니다. 사고가 많이 나면 보험사가 물어줘야 할 돈도 많으니 생긴 그런 제도입니다.

<앵커>

보험사가 자동차보험 가입을 거부할 수 있고, 공동인수라는 걸 한다는 건 아마 많은 분들이 거의 못 들어 보셨을 거예요. 최근에 다시 얘기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기자>

최근에 문제가 되면서, 보험이 오른 사람이 워낙 많아지면서 그렇게 되는 거죠. 그런 이유는 사고 다발자라고 부릅니다.

이런 사고 다발자의 기준을 맘대로 잡아서 너무 많이 늘렸다는 겁니다. 4년 전만 해도 4만5천 건 정도였는데, 작년에 45만 건을 넘었습니다.

4년 만에 10배 늘었죠. 특히 지난해에만 22만 건이 늘었습니다. 정리하면 보험사들이 4년 만에 40만 명을 "너 사고 많이 내는 사람이다." 이런 식으로 사고 다발자로 몬 다음 보험료를 2~3배 올린 겁니다.

<앵커>

저렇게 해도 되나 싶은 생각도 들고, 왜 저렇게 하는 겁니까?

<기자>

적자가 워낙 많이 난다는 겁니다. 손해율도 높고, 무슨 얘기인지 보험사 관계자 얘기를 직접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보험사 관계자 : 각사의 손해율에 따라서 공동인수의 기준을 좀 더 강화하거나 약화하거나 이런 식으로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앵커>

그러니까 기준을 자기들이 정한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4년 동안 40만 명이나 사고를 그전보다 더 많이 낼을 것도 아니고, 이렇게 하는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죠. 방금 들이신 얘기는 공식적인 얘기고요. 실제로 보험사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부터 보험사들이 왜 이러는지에 대해서 솔직한 얘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보험사 담당 직원 : 아무래도 수익을 극대화하다 보면 그 제한도 없고 하기 때문에, 공동인수로 분류하는 제한이 없기 때문에요. 결국, 보험사에서 돈 안 되는 계약은 워낙 적자가 심하다 보니까 다 공동인수로 분류를 하게 된 거고, (보험료) 자율화가 되면서 이제 보험사들은 인상이 가능하게 되었죠.]

한마디로 수익 때문에 보험료 인상 대상자를 자의적으로 확 늘렸다는 얘기입니다. 2015년 10월부터 시작된 보험료 자율화를 이용한 겁니다.

<앵커>

정부가 규제를 풀어주면서 자기들끼리 기준을 정해서 막 늘렸다 줄였다 하고 있다는 그런 얘기겠네요. 그러면 저렇게 대상자라고 통보받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됩니까?

<기자>

보험사마다 어떻게 하면 공동인수가 되는지 기준을 영업 비밀이라면서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또 시청자분들 중에서 사고 횟수, 액수에 따라 다르니까 한마디로 말씀드릴 수는 없는데요, 보험사들이 대부분 통계를 어떻게 내냐면, 보통 3년 치 내역을 가지고 공동인수 여부를 결정합니다.

그리고 얼마 사고를 냈느냐보다는 몇 번 사고를 냈느냐를 더 많이 봅니다. 예를 들면, 살짝 찌그러진 문짝을 고치더라도 3년 연속 보험료 청구를 하면 공동인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거죠.

이미 한 번 공동인수를 겪었던 분은 보험 청구 안 하고 자기 돈으로 고치거나, 다음 해까지 안 고치거나 이런 분들도 있습니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이게 무슨 보험인가 싶으실 텐데요, 금융당국이 보험업계 자율에만 맡겨 놓으면서 폐해는 점점 심해지는 분위기입니다. 공정위가 공동인수 담합을 조사한다니까 기대해봐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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