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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종 갱신 사업한다고…'천연기념물' 서식지 파괴

<앵커>

산림청이 경남 거제에서 수종갱신 사업을 한다며 천연기념물인 팔색조의 서식지를 파괴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기가 막힌 현장을 길재섭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거제시 동부면의 북병산 자락. 우거진 숲 자락의 나무가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반출이 안 되는 소나무와 고로쇠나무만 드문드문 서 있습니다. 벌목한 계곡에는 조그만 편백나무 묘목들이 심어졌습니다.

국유림인 이곳의 수종 갱신을 위해 나무들을 잘라 내고 편백나무 묘목을 심은 곳은 바로 산림청입니다.

나무들이 잘리기 전 이 숲에는 천연기념물인 팔색조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초여름인 지금 팔색조는 한창 알을 낳고 번식을 하는 시기지만 보시는 것처럼 산림청이 나무를 모두 베어버리면서 팔색조들은 이곳에서는 더이상 서식이나 번식을 할 수 없게 돼버렸습니다.

산림청 산하 함양국유림관리사무소는 지난겨울 이 계곡 일대의 나무를 베어 냈습니다.

산속 깊은 곳에서 벌목이 진행된 탓에 인근 주민들도 몰랐습니다.

[김영춘/거제자연의벗 대표 : 팔색조가 해마다 여러 쌍이 찾아오는 깊은 산 속입니다. 모든 조류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서식을 하기가 심각할 정도로 나쁜 곳이 돼버린 것이죠.]

거제시는 벌목이 된 계곡 인근에 70억 원을 들여 치유의 숲을 조성할 계획이었습니다.

숲이 우거진 계곡에 친환경 휴식 장소를 만들려던 거제시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다양한 나무 대신 한 종류의 나무만 심는 수종 갱신 방법도 문제입니다.

[추갑철/경남과학기술대 산림자원학과 교수 : 활엽수 혼유림, 또 침엽수도 있었을 텐데 그걸 다 베어내고 단순림으로 한다는 것은 기존의 생물 다양성에 있어서는 부정적일 수 있습니다.]

산림청은 인근에 팔색조가 서식하는 사실은 알았지만, 이 곳의 벌목이 팔색조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숲을 가꿔야 할 산림청의 일방적인 수종갱신 사업이 천연기념물의 서식지도 숲속 생물의 다양성도 파괴하고 있습니다.

KNN 길재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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