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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이 남긴 숙제…'젊은 선수들이 뛸 무대가 없다'

"어린 선수들이 뛸 수 있는 환경 조성 필수"

"어린 선수들이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은 11일 치러진 결승전에서 '종가' 잉글랜드의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아쉽게도 개최국 한국은 조별리그의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16강에서 탈락했고, 이 때문에 이번 대회는 8강 이후부터 국내 팬들의 관심을 제대로 끌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대표팀은 지난 1월 포르투갈 전지훈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나섰다.

홈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한국 U-20 대표팀은 충분한 훈련 시간을 보장받으면서 조직력 쌓기에 나섰고, 백승호(바르셀로나 B팀)와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A)의 '바르사 듀오'와 조영욱(고려대) 등 국내파 에이스들을 앞세워 34년 만의 '4강 진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기니 등과 '죽음의 조'에 속한 한국은 기니와 1차전에서 3-0 대승을 거둔 데 이어 아르헨티나와 2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두면서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 4강 재현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한국은 잉글랜드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1로 패한 뒤 16강에서 포르투갈에 1-3으로 무릎을 꿇으면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조별리그 초반 승승장구하다가 내리 2연패를 당하고 탈락하자 어린 선수들이 실전 경험을 쌓기 어려운 한국 축구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결국 유망주들이 실력을 끌어올리고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실전 무대가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준희 KBS 축구해설 위원은 12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프로팀 소속 선수들은 물론 대학생 선수들이 뛸 기회가 적은 게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선수들은 주말 리그에 나서고 있지만 저학년 선수들은 뛸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주말 리그를 학년별로 세분화하는 방안 등 저학년 선수들이 경기력을 유지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아마추어 대회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 축구팀들은 상급학교 진학과 프로 입문이라는 '절대적인 가치' 때문에 저학년 선수들이 뛸 기회가 적다.

고등연맹과 대학연맹에서는 각각 1년에 1~2차례 1, 2학년들이 참가하는 저학년 대회를 열고 있지만 각 팀이 주말 리그에 집중하는 체제에서 유명무실한 상태다.

유럽처럼 프로팀 산하 유스 클럽을 통한 유망주 양성이 활성화 돼야 하지만 재정이 어려운 국내 K리그 클럽들의 현실에서 5~6개 구단을 빼면 유소년 시스템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유망주 발굴 및 기량 향상'에 걸림돌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대비해 지난해 6월과 11월에 각각 잉글랜드 U-18 및 U-19 대표팀과 잇달아 맞붙어 모두 승리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잉글랜드는 우승했고, 한국은 16강 탈락의 결과를 얻었다.

특히 지난해 11월 4개국 대회에서 맞붙었던 한국과 잉글랜드의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 나선 엔트리와 거의 비슷했다.

그동안 두 팀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이에 대해 한준희 해설위원은 "잉글랜드 선수들은 그동안 프로 무대를 경험한 선수들이 많았다. 1군 경기에 못나서더라도 2군 리그가 활성화돼 있어 경기력을 유지할 기회가 많았다"라며 "반면 한국 선수들은 사실상 대표팀 훈련밖에 치르지 못했다. 이런 면에서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린 유망주들이 월반할 수 있는 통로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며 "대한축구협회 역시 구조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어린 선수들이 실전 경험을 쌓을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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