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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우표' 논란 속에도 발행 추진…왜?

김도균 기자 getset@sbs.co.kr

작성 2017.06.10 14:59 수정 2017.06.10 16:42 조회 재생수1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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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리포트+]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우표 논란 속에도 발행 추진…왜?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5일,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를 올해 9월 예정대로 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지난해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우표 발행에 반대해왔습니다. 하지만 절차상 문제가 없어 발행 취소를 할 수 없다는 게 우정사업본부의 입장입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오는 30일까지 우표 디자인 도안을 확정하고, 7월 10일 인쇄발주를 거쳐 9월 15일 60만 장을 발행할 계획입니다.

■ '박근혜 정권'에서 결정된 기념우표 발행

2017년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북 구미시에서 출생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역시 올해 구미시가 추진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중 하나입니다.
구미시 기념우표 제작 요청박근혜 정권 시절이던 지난해 4월 8일, 구미시는 우정사업본부에 기념우표 제작을 요청했습니다. 다음 달인 5월 23일, '우표발행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쳐 표결을 통과했습니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맞물려 기념우표 발행에 대한 논란은 거세졌습니다. 하지만, 우정사업본부는 재심의 규정이 없고 과거 재심의 사례도 없다는 이유로 박 전 대통령의 우표 발행을 추진해왔습니다.

■ 논쟁의 소지가 있는 인물, 기념우표 발행 가능할까?

우정사업본부의 훈령인 '우표류 발행업무 처리세칙'에 따르면, '기념우표'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사건 및 뜻깊은 일을 기념하거나 국가적인 사업의 홍보 및 국민 정서의 함양 등을 위해 발행하는 우표로 정의됩니다. 하지만 기념우표 발행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생존 인물(다만 대통령 취임 또는 역사적인 사건의 인물일 경우에는 예외), 정치적·종교적·학술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소재, 특정 종교단체나 개인 등을 기념하기 위한 소재는 우표 발행 금지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표 발행 금지 대상기념우표 발행에 반대하는 측은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논지가 있는 소재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갈리는 상황에서, 굳이 박 전 대통령을 기념우표 발행의 소재로 삼을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추혜선 / 정의당 의원]
"정치적 논쟁을 일으키는 소재의 기념우표 발행 금지 규정을 우정사업본부가 몰랐을 리 없습니다. 발행 계획을 취소해야 합니다."우정사업본부는 훈령에 관해 직접적인 해명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기념우표 발행은 심의위원회를 통해 의결된 사안이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입장입니다.

■ 취임 기념우표만 발행하는 상황에서 탄생 100주년?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우정사업본부 자료에 따르면, 전두환 정권까지는 대통령을 소재로 한 기념우표가 여러 차례 발행됐습니다.
<그래픽> 특히 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우표는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 5회를 비롯해
해외 대통령 국내 방한 기념우표 11회,
해외 순방 기념우표 1회,
새마을운동 특별우표 1회,
추모 특별우표 1회 등
이미 19차례나 발행됐습니다.하지만, 노태우 정권부터는 대통령 소재 우표가 정치적 논쟁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노벨상 수상 기념우표를 제외하고는 취임 기념우표만 발행하고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 기념우표 발행 논란이 시작된 지난해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취임 기념을 제외한 대통령 기념우표 발행이 중단된 시점에서 과연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이 적절한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지적에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우표 발행 신청 기관에서 요청이 온다면 발행취소가 가능하겠지만, 이미 결정된 사안을 취소한 사례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을 위해 구미시는 올해 5억5000만 원을 들여 기념우표 발행을 비롯해 메달 제작, 휘호·탁본집 발간 전시회 등 8건의 기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