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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1급 발암물질 유출했는데 과태료는 300만 원?

'6가크롬' 기준치 246배 유출 업체, 과태료는 미미…철저한 수사 이뤄져야

김혜민 기자 khm@sbs.co.kr

작성 2017.06.10 08:15 수정 2017.06.10 21:01 조회 재생수6,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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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1급 발암물질 유출했는데 과태료는 300만 원?
“호흡을 통해서 우리 몸에 들어오는 경우 기도에 염증 반응, 비중격천공 등의 질환, 심하면 폐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피부 접촉을 통해서는 접촉성, 알러지성 피부염 야기하고, 경구 섭취의 경우 동물 실험에 의하면 소화기계에 암을 일으킨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종태 고려대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인터뷰에서 6가크롬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질병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아찔했습니다. 이미 이틀 전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6가크롬이 유출된 현장 이곳저곳을 누비면서 취재를 마쳤기 때문입니다.

그날 집에 가자마자 흙이 들어가 엉망이 된 신발을 버리고, 입었던 옷은 모두 세탁소에 맡겼습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찜찜합니다. 하루 취재 갔던 기자도 이 정도인데, 인근에서 일하는 근로자들, 주민들은 얼마나 불안할까요. 폐수는 이미 많은 양이 토양에 흡수됐고, 최근 가물었던 날씨 때문에 이미 상당수 기화됐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수원시는 ‘필수적인’ 조치는 다 취했습니다. 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했고 경찰에 고발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우선 현행 규정 상 과태료 액수가 미미합니다. 기준치를 초과하는 물질을 유출했다면 그 양에 따라서 과태료를 부과하는데, 이번 사례의 경우 240여 만 원이 책정됐습니다.

이 업체가 폐수가 샌 탱크를 폐쇄하면서도 신고하지 않아서 낸 과태료 60만원까지 더하면 모두 300여만 원에 불과합니다. 6가크롬이 인체에 끼치는 독성에 비하면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적은 금액입니다.

또, 폐수와 인근 토양에 대한 정밀 조사는 했지만, 실태 조사는 하지 않은 점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유출됐을 당시 바로 작업장을 폐쇄해 사람들의 접근을 막고, 대기, 지하수 측정 등 추가 조치를 취했다면 주민들이 지금처럼 불안에 떨지 않았을 겁니다.

기사가 나간 뒤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수원시가 주민들의 잇따른 민원 제기에 대기, 수도, 지하수 등의 검사에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일부는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미 유출된 지 두 달이 넘게 흐른 뒤라 인체에 얼마나 흡수됐을지 알 순 없습니다.

이제 남은 건 수사 기관의 수사 뿐입니다. 평소에도 폐수를 유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보다 철저히 조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공장 인근 주민들은 자세하게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공장 바로 앞에 농수로관이 흐르는데, 예전에 파이프를 설치한다고 했다. 파이프를 통해 폐수를 유출시킨 것 같다” “7,8년 전부터 비오는 날이면 그 공장 앞에 있는 맨홀에서만 유독 냄새가 심하게 났다”

감추기 급급하기보다 주변 시민들을 충분히 이해시키고 납득시킬 수 있는 투명한 행정과 수사가 이뤄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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