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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청계산에서 산화한 특전병…누가 그들을 기억하는가

김수영 기자 swim@sbs.co.kr

작성 2017.06.06 17:40 수정 2017.06.06 22:21 조회 재생수5,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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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청계산에서 산화한 특전병…누가 그들을 기억하는가
6월 호국 보훈의 달 입니다. 대한민국을 위해 싸우다 숨진 분들을 추념하고, 그 분들 희생에 감사하는 마음을 다시 한번 새기곤 합니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고 말없이 산화한 분들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1982년 6월 1일 오후, 공수기본교육 250기 교육생들은 강하 훈련을 위해 공군 C-123 수송기에 탑승했습니다. 그렇게 힘들다는 지상교육을 마친 이들은 실전 훈련을 한다는 긴장감 속에 수송기에 몸을 실었을 겁니다. 그런데 서울 송파구에 있는 강하장으로 이동하던 수송기는 짙은 안개와 이상기류로 방향을 잃고 청계산에 추락했습니다. 탑승자는 모두 53명, 수없이 오가던 길이었지만 그날 끔찍한 사고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 사고를 사전에 막을 수도 있었다는 겁니다. 이 사고가 나기 넉달 전인 1982년 2월, 한라산에서 특전사 요원들은 태운 C-123 수송기가 추락해 탑승자 53명 전원이 숨진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같은 수송기에 같은 인원이 숨진 닮은 꼴 사고였습니다. (한라산 사고는 대간첩침투 작전 중이었다고 군이 발표했지만, 사실 제주를 방문 중이던 전두환 전 대통령을 수행하기 위해 투입된 상태였다) 

보통 군에서 군용기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기종에 대해선 운행을 중단하고 기체 결함 등 원인을 조사하게 되는데, 당시엔 그런 조치가 없었습니다. C-123은 굉장히 노후화된 기종으로 문제가 있었지만 적시에 교체되지 않아 안타까운 희생이 발생했습니다. 군은 결국 사고가 잇따르자 신형 수송기를 도입하게 됩니다.

청계산에 추락한 장병들은 모두 순직 처리되긴 했지만, 세상은 이들의 이야기를 알지 못했습니다. 군부의 통제 속에 기사 한줄 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잊혀져가던 이들을 기억한 것은 특전교육단 동료들과 유족들이었습니다. 사고 장소인 청계산 중턱에 충혼비를 만든 것입니다.
청계산 사고 추념식지난 1일에도 박희복 회장을 비롯한 전국특전병연합회 회원들이 충혼비 앞에 모였습니다. 희생자를 기억하는 조촐한 추모제가 열렸지만 이들에겐 아쉬움이 남습니다. 국가를 위해 숭고하게 순직한 이들의 충혼비가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지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전병연합회 측은 국가보훈처와 서초구청 등을 방문해 충혼비 시설을 보완하고 관리를 요청했지만 명쾌한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입니다. 결국 십시일반 돈을 모아 충혼비 주변 위치안내 표지판을 설치하고, 매년 충혼식을 거행하고 있습니다.
청계산 사고 추념식현충 시설의 관리는 지자체 혹은 국가보훈처에서 담당합니다. 하지만 관리 주체가 불분명한 것도 많아 제대로 관리가 안되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지자체장의 관심에 따라 잘 관리되는 곳도, 예산이 한푼도 배정되지 않아 방치되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국가보훈처 측은 앞으로 현충 시설을 보훈처가 통합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는 차관급이었던 국가보훈처장을 장관급으로 승격한다고 합니다. 실제 조직이 더 커지고, 인력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정부가 보훈 정책에 더 신경을 쓰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이제는 국가 나서 나라를 위해 순직한 이들을 기억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