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계라 엉덩이도 탱탱하네"라며 남자 신입사원 엉덩이를 손으로 툭 치고 가는 여자 상사.
직장 내 성희롱(성추행 포함) 사례들입니다. 직장에서 이런 성희롱을 당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지난달 30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15개 산업 분야 근로자 3천 명의 자료를 분석해 직장 성희롱 실태에 대한 자료를 내놨습니다. 개발원이 발표한 '남녀 근로자 모두를 위협하는 직장 성희롱 실태'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가운데 3명이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최근 6개월 동안 주 1회 이상 성희롱을 당했다고 답한 비율이 여성 근로자는 34.4%, 남자의 경우도 25.0%로 4명 중 한 명꼴입니다. 남녀 할 것 없이 많은 직장인이 직장 내 성희롱에 노출된 겁니다.
■ 여성 성희롱 1위는 '성별과 관련한 업무 능력 비하'
여성 피해자들은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할 때 '여자라서 일을 못 한다' '남자에 비해 능력이 부족하다'는 식의 피해를 입은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부적절한 신체적 접촉' '여성성을 비하하는 언행'이 그다음으로 나타났습니다.
■ 남성 피해자도 4명 중 1명… 피해 횟수 여성보다 많다
영업직에 근무하는 신입사원 A 씨는 회식 자리에서 성희롱을 당했습니다. 접대하는 문화에 익숙해져야 한다면서 선배들이 여성 접대부와 성적인 행동을 시킨 겁니다. "나처럼 해보라"며 직접 음란 행위를 보여주는 상사도 있었습니다.
실제 남성들이 A 씨 같은 사례처럼 성희롱에 많이 노출돼 있지만, 남성의 경우 사회문화적으로 강한 이미지를 원하는 분위기 탓에 성희롱을 당하고도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발생하지만 성희롱이라고 인식되지 않는 피해 사례들도 많습니다. 남성 직원에게 "귀엽다"며 엉덩이를 툭 치는 등 지속적으로 신체적 성희롱을 가한 여자 상사나 부부관계에 대해 물어보며 조롱거리로 삼은 상사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신고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서유정 연구원은 "여성과 남성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질 필요가 있다"며 "남녀 모두를 보호할 수 있는 성희롱 예방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기획·구성: 정윤식, 장현은 / 디자인: 정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