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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발언 '과도해석 진화'… "뼛속까지 대서양동맹론자"

미국·유럽의 이른바 '대서양동맹' 관계에 회의와 좌절감을 표하며 마치 '마이 웨이'를 선언한 것으로까지 해석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발언에 대해 그의 대변인이 '해석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나섰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의 전날 언급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대서양동맹 관계, 그중에서도 독일·미국 관계의 중요성과 이에 대한 메르켈 총리의 인식을 강조하는 것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메르켈 총리의 측근인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총리는 독일·미국 관계를 중요하게 본다"고 전제한 뒤 "독·미 관계는 우리 외교, 안보정책(또는 정치)의 튼튼한 기둥이며, 독일은 이 관계를 강화하려고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어제의 발언은 극도로 확신에 찬 범대서양인(뼛속까지 대서양동맹론자라는 의미, 즉 메르켈)이 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기본적으로 대서양동맹과 독·미관계를 외교안보의 중심축으로 사고하는 메르켈 총리의 기본인식을 새삼스럽게 확인했다.

그는 다만, "대서양동맹 관계가 중요한 만큼 서로의 차이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최근 만남에서 차이들이 나타났다"라고 지적했다.

최근 만남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을 말한다.

미국과 독일 등 여타 국가들은 이들 회합에서 나토 회원국 국방비 증액, 기후변화협약 준수, 자유무역주의 등을 둘러싸고 대립하거나 큰 시각 차이를 보인 바 있다.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앞서 "총리의 언급은 그 자체로 명료하게 이해되는 것이다. 내가 해석을 굳이 달 필요가 없다"라고 했다가, 그런 태도를 수정하고는 이처럼 몇가지 해석의 길잡이를 제공한 것이라고 n-tv가 전했다.

전날 메르켈 총리는 자신이 당수로 있는 기독민주당의 자매정당인 기독사회당 정치행사에서 "남(다른 국가)을 온전히 의지할 수 있는 시대는 어느 정도 지났다"면서 유럽의 운명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고 했다.

'유럽의 운명은 스스로' 언급은 그가 과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때도 한 발언으로, 미국의 신고립주의와 영국의 EU 탈퇴 등 여러 국제정세의 변화 속에서 EU의 단합과 결속을 강조하는 맥락이 두드러진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메르켈이 전날 참석한 행사는 '바이에른주 왕국'의 '영구 집권당'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하는 기사당이 야외에 맥주 텐트를 치고 하는 특유의 정치이벤트였고, 여기서 맥주도 한잔씩 하는 메르켈 총리는 야외무대 선거유세시 하는 격정적 톤으로 카리스마 있는 연설을 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한, 이날도 특유의 '균형감을 고려한 연설'을 이어가 "미국, 영국과 우호 관계를 지속하고 러시아가 됐든, 다른 나라가 됐든 그들(러 또는 다른 나라들) 나라와도 더 좋은 이웃으로 지내는 것은 당연하다"라는 말도 덧붙였으나 여러 언론은 대미관계 부분만 도드라지게 조명하고 그 의미도 크게 풀어냈다.

한편, 메르켈 총리는 이날도 '지속가능발전'을 주제로 한 행사에 참석해 전날과 같은 메시지를 되풀이하면서도 "우리는 대서양동맹 국가로 남을 것"이라거나 "서로의 차이가 없는 것처럼 채색하는 건 옳지 않다"라는 등속의 발언을 곁들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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