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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나를 '마징가Z'라 부르던 딸, 지켜주지 못한 게 恨"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 방송일시 : 2017년 5월 26일 (금)
■ 대담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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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3개월 후 출근길에 칼부림
-스토킹 당시에 이미 딸은 살인 가능성 감지
-지켜주지 못했단 생각에 너무 괴로워
-진심 어린 사과라도 받고 싶지만
-가해자는 이제까지 사과 한 번 안했고
-가해자 부모도 얼굴 내비친 적 없어
-경찰에 신고? 과태료 8만 원이면 끝인데..
-딸 휴대전화 속 아빠 프로필 사진은 '마징가'
 
 
▷ 박진호/사회자:
 
지난해 4월 19일이었습니다. 대낮에 아파트 주차장에서 헤어진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서 무참하게 살해했던 사건입니다.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으로 많이 기억되고 있는데요. 1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 항소심이 진행 중인데, 지난 화요일에 1심과 마찬가지로 검사는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오는 30일에 2심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인 지난해 5월에 발생한 강남역 살인 사건은 11개월 만에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여기에 비해서는 재판이 느린 상황인데요. 피해자 유가족은 피고인 측이 정신병을 앓았고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재판을 계속해서 지연 시켜서 고통을 받고 있다, 이렇게 호소를 해왔습니다.

죽음을 부른 데이트 폭력, 심각성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3부에서 집중적으로 짚어 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시사 전망대 김서연 PD가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의 피해자 아버님과 인터뷰를 했는데요. 들어보시겠습니다.
 
▷ SBS 김서연 PD:
 
그날 아침에 정은 씨가 아파트 야외주차장에서 그런 일을 당했다고 보도가 나왔는데. 그날 아침의 상황이 어땠는지 설명을 해주시겠어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출근 준비 중에 저희 현관 앞에 와서 기다리다가 출근하려고 문을 여는 순간 밀치고 들어와서 거실에서 위협을 했던 것 같아요.
 
▷ SBS 김서연 PD:
 
거실에서부터 위협이 시작됐던 거예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예. 신발도 못 신고 맨발로 도망을 친 거죠. 집에서. 그래서 그 자리에서 잡혀서 사고가 난 거죠.
 
▷ SBS 김서연 PD:
 
그런데 아침 시간이면, 출근 시간이었으면 그 때 야외주차장에 사람들, 주민들이 많았을 텐데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경비 아저씨도 있었고 주민들도 있었는데. 칼로 가까이 오면 죽이겠다고 위협을 하니까.
 
▷ SBS 김서연 PD:
 
거기 있는 사람들에게도 위협을 한 거예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예. 그러니까 못 다가선 거죠. 그런 순간에 저희 딸을 칼로 찌르고 또 경비 아저씨가 뭘 들고 오셨나봐요. 막대기 같은 것을. 그럴 때도 오면 죽이겠다고 하니까 못 다가가니까 그 때 또 찌르고. 이런 식으로 저희 딸에게 한 마디 이야기하고 찌르고, 한 마디 이야기하고 찌르고. 이런 식으로...
 
▷ SBS 김서연 PD:
 
얘기를 들어보면 정상적인 남성이 아닌 것 같아요. 그 남자를 따님 분이 어디서 어떻게 만났죠?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누구에게 소개를 받았는데. 사고 나기 한 7, 8개월 전에 소개를 받은 것 같아요. 한 5, 6개월 정도 교제를 하면서 저희 딸이 아니다 싶으니까 이별을 얘기했나봐요. 통보했나봐요. 그 때부터 스토킹이 이어진 거죠.
 
▷ SBS 김서연 PD:
 
그 남자는 뭐하는 사람이었나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직업이 없더라고요. 처음에 저희 딸에게 소개할 때는 은행에 근무한다고 소개를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 SBS 김서연 PD:
 
그러면 거짓말을 한 건가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다 거짓말이더라고요.
 
▷ SBS 김서연 PD:
 
혹시 전과가 있는 사람인가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전과는 없고 저희 딸 협박한 내용 보니까 전에 교제했던 여자친구도 이별을 통보해서 살해를 하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살해는 못하고 다리만 부러뜨렸다.
 
▷ SBS 김서연 PD:
 
그런 내용을 따님 분께 이야기하면서 협박을 했다는 말씀이세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저희 딸이 하도 협박하고 하니까 사고 나기 한 달 전부터 전화 통화 내용을 녹취해놨더라고요. 거길 보니까 그 자식이 그런 식으로 협박한 내용이 있더라고요.
 
▷ SBS 김서연 PD:
 
스토킹을 하기 시작한 기간이 어느 정도 되나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스토킹 기간이요? 사고 난 시점으로 하면 한 2개월 조금 넘고, 3개월. 2, 3개월 그 정도 전부터요.
 
▷ SBS 김서연 PD:
 
꽤 되는 기간인데. 곁에서 보시기에 그 시기에 따님 상태는 어땠나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애기 엄마가 한 번 물어봤나 보더라고요. 왜 이렇게 마르냐. 그랬더니 얘기를 안 하다가 나중에 얘기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 SBS 김서연 PD:
 
따님은 처음에는 가족 분들에게도 이야기를 안 하려고 하다가...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그렇죠. 본인이 해결하려고 하다가 엄마가 물어보니까 나중에 이야기 했다고 하더라고요. 아빠한테는 이야기하지 말라고 하면서.
 
▷ SBS 김서연 PD:
 
그러면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정도의 스토킹이었다는 건데. 그 스토킹 기간 동안 남자 분이 정은 씨에게 어떤 행동들을 했죠?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저희 집 주변과 피해자 저희 딸 동선을 따라서 계속 지켜보고 미행하고. 그래서 제가 출퇴근도 시키고.
 
▷ SBS 김서연 PD:
 
출퇴근을 아버님이 같이 하셨어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예. 제가 아침에 일어나면 하는 일이 밖에 나가서 그의 차가 주변에 어디 서있나 살펴보고. 없는 날은 제가 전철역까지 같이 가서 전철 태워서 보내고. 차가 와있는 날은 제가 차로 회사까지 출근시키고. 약간 그런 식으로 병행하면서 보호를 했었죠.
 
▷ SBS 김서연 PD:
 
부모님이랑 같이 사는 집인데 집까지 찾아와서 협박을 하는 일이 많았나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거의 매일 오다시피 했었어요. 정말. 일주일이면 한 4일, 5일은 오는 것 같더라고요.
 
▷ SBS 김서연 PD:
 
아버님, 혹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해보기는 하셨어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제가 그것도 알아봤어요. 경찰에 신고하면 못해준다고 하더라고요.
 
▷ SBS 김서연 PD:
 
해줄 수 있는 게 없대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예. 일일이 경찰이 다 못해주고. 가끔 가다 한 번씩 저희 집 주변에 차량 지나가면서 순찰 정도는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판단할 때는 지금도 저희 딸 그렇게 괴롭히는데 경찰이 저희 집 주변에서 있으면 걔를 자극할 것 같아서. 아니다 싶었어요.
 
▷ SBS 김서연 PD:
 
그러니까 직접 경찰에 도움 요청을 하시려고 했으나, 오히려 그게 그 남자를 더 자극하게 될까봐.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스토킹 범죄 신고해봐야 과태료가 그 당시에 7만 원인가, 8만 원 발부되면 그걸로 또 끝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진행하면 점점 걔를 자극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걸 포기했죠. 그래서 내가 출퇴근을 할 때 옆에서 지켜줘야 되겠다.
 
▷ SBS 김서연 PD:
 
그래서 출퇴근을 같이 하게 되셨구나.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그렇죠.
 
▷ SBS 김서연 PD:
 
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1년이 지났어요. 가족 분들, 특히 부모님들 지금 어떻게 지내세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숨을 쉬니까 살아있는 거지 이게 살아있는 거예요?
 
▷ SBS 김서연 PD:
 
아버님께서는 또 경찰에 신고를 하려다가 안 하시고. 출퇴근도 같이 하시기도 하셨으면 지금 따님 분의 사고가 너무 한이 될 것 같은데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저는 정말 최선을 다했어요. 저희 딸이 저에게 여러 차례, 나중에 하소연을 했어요. 걔가 살해 위협을 한다. 그런데 제가 정말 그럴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겁주려고 하는 행동이라고만 제가 판단을 하고 우리 딸을 안심만 시켰어요. 괜히 너 겁주려고 그러는 것이다.
 
▷ SBS 김서연 PD:
 
아버님이 생각할 때에는 설마 진짜 살해를 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하셨군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우리 딸 계속 설득했어요. 우리 딸이 그 이야기를 여러 차례 걸쳐서 했는데. 그 때 내가 참 심각하게 받아들였어야 했는데. 안일하게 생각하고 출퇴근만 시킨 거예요. 그 얘기할 때 심각하게 받아들였어야 했는데. 왜 우리 딸이 이사 가자는 소리까지 했는데. 나는 그냥 안심만 시킨 거예요.

아빠가 봐서는 그 놈은 그럴 위인도 못 된다. 아빠가 옆에서 지켜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라. 이런 식으로 계속 위로만 했죠. 그래서 다른 이야기지만 저희 딸 사망하고 나서 저희 딸 휴대폰을 보니까 휴대폰에 가족들이고 친구들이고 사진이 있는 경우가 있잖아요. 등록이 안 돼 있는 경우도 있지만. 저희 딸 휴대폰 보니까 엄마는 엄마 사진 있고, 자기 동생도 자기 동생 사진 있는데. 내 전화번호 앞에는 연령대가 우리 PD님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마징가Z라고 로봇 아시죠.
 
▷ SBS 김서연 PD:
 
따님께는 아버지가 그런 존재였다는 거네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거기에는 그 로봇 사진이 있어요. 아빠가 지켜줄 거라고 믿고 있었겠죠. 그런데 지켜주지를 못해서... 부탁을 했어요. 말일까지 좀 조용해 있어보고 그 때도 네가 정리를 할 노력을 해봐라. 그래도 정 정리가 안 되면 그 때 가서 나하고 소주 한 잔 하면서 차후에 얘기를 해보자. 제가 그렇게까지도 설득을 했어요.

그랬더니 그 당시에는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알았다고 하고서 좀 며칠 조용하더라고요. 안 나타나고. 그래서 그래도 안심을 했죠. 내가 얘기한 게 효과가 있나보다. 그랬더니 한 일주일 지나니까 그 때부터 또 시작되더라고.
 
▷ SBS 김서연 PD:
 
아버님. 어려운 이야기인데 저희가 자꾸 질문 드려서 우선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지금 1심에서 무기징역이 나왔는데. 그 가해자가 항소를 했다는 얘기가 있어요. 너무 사랑해서, 너무 좋아해서 벌어진 실수라는 주장을 한다던데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그 놈이 정말 살해를 저지르려고 준비를 엄청 여러 가지를 해왔었어요. 여러 가지를 해왔는데도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고 우발적인 범행이다. 검찰 쪽에서도 이게 무슨 우발적 행위냐 얘기를 하니까 말은 그렇게 하더라고요. 겁주려고 가져왔다.
 
▷ SBS 김서연 PD:
 
그런데 겁주려고 한 것 치고는 흉기를 너무 여러 가지를 챙겨서 찾아왔던데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그러니까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금 계속 하고 있어요. 겁주려고 가져와서 우리 딸이 칼을 드니까, 우리 딸 자기를 죽이려고 해서 자기가 뺏었다고 하더라고요.
 
▷ SBS 김서연 PD:
 
자기는 방어를 했다. 이런 얘기를 하는 건가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그렇죠.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스토킹한 적도 없고. 찾아다닌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스토킹이 아니다. 내가 좋아해서 돌아선 마음을 돌리려고 노력했을 뿐이다. 이런 식으로 진술하더라고요.
 
▷ SBS 김서연 PD:
 
이게 말이 되는 말인가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초반에는 그런 식으로 나가다가 그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니까 정신질환이 있다는 식으로 하더라고요.
 
▷ SBS 김서연 PD:
 
혹시 아버님, 가해자 부모님은 만나보셨어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아니요. 아직 한 번도 못 봤습니다.
 
▷ SBS 김서연 PD:
 
가해자 부모가 보통 이런 경우에 사죄하러 찾아오고 이러지 않나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아직 얼굴도 못 봤고요. 그리고 최후 변론할 때 가해자에게 판사님이 기회를 몇 차례 줬어요.
 
▷ SBS 김서연 PD:
 
어떤 기회를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너무 잔인한 살인이다. 사망한 저희 딸이나 유가족에게 사죄하라. 이렇게 판사가 몇 차례 권유했는데도 끝끝내 사과 안 했어요.
 
▷ SBS 김서연 PD:
 
아니 법정에서조차 아버님이나 유족 분들께 가해자가 사과를 안 했다는 말씀이세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안 했어요. 판사가 하라고까지 시켰는데도 안 했어요.
 
▷ SBS 김서연 PD:
 
자기는 잘못한 게 없다. 이런 주장인가 보네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지금도 없다고 해요.
 
▷ SBS 김서연 PD:
 
그리고 항소까지 했고.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그래서 2심에서도 계속 그놈이 정신 문제로 이의를 제기했는데 계속 기각이 됐었는데. 공판 열리기 며칠 전에 갑자기 공판이 연기가 되면서 받아들여졌어요. 그래서 연기가 된 거예요. 공판이.
 
▷ SBS 김서연 PD:
 
그러면 지금 아버님께서 바라시는 바가 뭔가요?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저는 솔직히 그렇죠. 어떻게 한들 죽은 딸이 살아 돌아오겠습니까? 그놈이 유가족들에게 진심어린 사과, 한다고 제 마음이 풀리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이 기본적인 것은 해야 되지 않겠어요? 그러고 나서 그 다음에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게 없으니까. 지금 마음적으로 더 가슴이 아프고 그런 거죠.
 
▷ SBS 김서연 PD:
 
예. 아버님 어려운 이야기인데 정말 죄송하고 감사드립니다.
 
▶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
 
예. 알겠습니다.
 
▷ SBS 김서연 PD:
 
아버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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