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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 CT 촬영해보니…머릿속에서 나온 '불경 두루마리'

<앵커>

전북 남원의 한 사찰에서 불상의 옛 모습을 복원하기 위해 CT 촬영을 했는데, 불상 머릿속에서 고려 시대 불경이 발견됐습니다. 불경이 불상의 머리 부분에서 나오는 게 이례적 인데다, 역사적인 가치도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권애리 기자입니다.

<기자>

병원으로 옮겨진 불상이 CT 기기를 통과합니다.

수백 년 동안 덧입혀진 금칠이 모니터 상에서 차례차례 벗겨지자, 불상의 머릿속이 드러납니다. 그런데 뜻밖에 한쪽 끝이 동그랗게 말린 무언가가 나타났습니다. 불경 두루마리입니다.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불상의 머릿속에 그보다 앞서 제작된 고려시대 불경이 들어 있었던 겁니다.

당시 금만큼 값비싼 소재였던 옻으로 만든 불상인 이 '건칠불'의 본모습을 복원하기 위해 3D CT로 안쪽 모습을 살펴보다 건진 수확입니다.

국내에서 사람 크기 불상을 3D CT로 촬영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임석규/불교문화재연구소 유적연구실장 : 배 복(腹) 자를 쓰는 데서 보듯, 배 안에 대부분의 복장물(불상에 넣는 물건)이 들어가는 게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이 불상의 경우, 머리 안에서 경전이 나온 게 특이합니다.]

발견된 불경은 은가루로 글자를 쓰고 병풍처럼 접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팔만대장경에도 포함된 '대반야바라밀다경'으로, 14세기에 제작된 걸로 추정됩니다.

이런 형태의 불경은 국내에서 4권만 발견됐던 터라, 실상사 측은 보물급 가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상사는 이 불상과 불경 모두 문화재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전북도청에 심사를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찬모·김대수 JTV, 영상편집 : 하성원, 자료제공 : 불교문화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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