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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올여름 폭염, 지난해보다 덜하지만 만만치 않을 듯

[취재파일] 올여름 폭염, 지난해보다 덜하지만 만만치 않을 듯
전국을 촉촉하게 적시는 단비가 그치자마자 다시 기온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일찍 찾아온 더위에 신경이 예민해진 상태여서 걱정이 많은데요, 기상청이 어제(23일) 올 여름 기상전망을 발표했습니다. 과연 올 여름은 얼마나 더운 것일까요?
 
올 여름을 전망하기 전에 지난해 여름을 떠 올려 봅니다. 기억하기도 싫지만 지난해 여름은 말이 안 될 정도로 더웠습니다. 낮에는 폭염이 밤에는 열대야가 이어지는 바람에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친 힘겨운 여름나기가 계속됐죠. 지난해 여름 폭염 일수는 22.4일로 1994년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열대야 일수 역시 마찬가지여서 서울의 경우 7월에 10일, 8월에 22일 모두 32일이나 열대야가 나타났습니다. 특히 8월 초순과 중순은 거의 매일 열대야가 이어진 셈이어서 서울 시민 모두가 연일 숨 막히는 한증탕 속에서 잠을 이룬 셈이죠. 지난해 기록한 32일의 열대야는 사상 최악의 여름으로 기록된 1994년 36일 이후 가장 많은 것입니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 · 서울 열대야 일수 1973~2016
지난해 기록을 인용하는 것은 올 여름과 비교하기 위해섭니다. 하지만, 기상청의 전망 안에는 지난해보다 덥다거나 시원하다거나 하는 표현은 없습니다. 기상청은 각 월별로 기온이 평년보다 어떨지를 전망하고 있는데요, 이 전망으로 미루어 짐작하는 수밖에요.
 
우선 6월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가능성이 60%나 됩니다. 7월은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40%, 비슷할 가능성이 40%로 같고, 8월 역시 비슷할 가능성과 높을 가능성이 40%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평년보다 기온이 낮을 가능성은 6월이 10%, 7월과 8월이 20%에 머물고 있어 시원한 여름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기온 전망만 가지고는 올 여름이 얼마나 더운 것인지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더위가 심해도 중간 중간 비가 내린다면 공기가 식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지난해 더위를 견딜 수 없던 이유도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열이 점점 쌓이기만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올 여름 전망 가운데 눈 여겨 볼 내용은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을 가능성이 6월은 50%, 7월은 40%나 되지만, 8월은 이 가능성이 30%로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가장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8월에 비가 많이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죠.
올 여름 기온 및 강수량 전망 요약
앞선 두 가지 전망을 종합하면 6월과 7월은 평년보다 덥고, 비도 적게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올 장마도 지난해처럼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다만 지난해처럼 7월 초에만 비가 집중되는 현상이 되풀이 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8월은 여전히 최근의 더운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보다는 비가 자주 내리면서 더위 중간 중간에 잠시나마 쉬어 갈 수 있는 기회를 줄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반갑다면 반가운 전망입니다.
 
사실 지구가 점차 더워지는 현실에서 여름이 얼마나 더울 것인지에 대한 전망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지난해의 기억을 돌이켜 비교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죠. 올 여름 더위가 지난해보다 약하다고 해도 올 여름이 무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뒤바꿀 수는 없습니다.
 
지난해의 경험을 거울삼아 폭염 피해가 없도록 미리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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