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23일) 박 전 대통령의 첫 재판에는 최순실 씨도 함께 나왔습니다. 40년 가까이 인연을 이어온 두 사람은 나란히 피고인석에 앉았는데 끝내 서로 눈길 한번 주고받지 않았습니다.
김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대법정에 먼저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굳은 표정의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변호인단에게 가볍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한 뒤, 곧바로 자리에 앉았습니다. 변호인단은 모두 일어나 박 전 대통령을 맞았습니다.
곧이어 최순실 씨가 법정에 들어섰지만, 박 전 대통령은 정면을 응시했습니다. 최 씨 쪽으로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습니다.
최 씨 역시 박 전 대통령 쪽으로 시선을 돌리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9월 최 씨가 독일로 간 뒤 8개월여 만에 다시 만난 건데, 냉랭한 기운만 감돌았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수차례 최순실 씨와의 40년 인연을 인정했지만,
[박근혜 前 대통령 (지난해 11월 4일) :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주었기 때문에 저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추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오늘만큼은 철저하게 남남이었습니다. 변호사 한 명을 사이에 두고 1m 남짓 떨어져 앉은 두 사람은 재판이 끝날 때까지 단 한 번도 상대방을 쳐다보지 않았습니다.
오늘 재판에서 두 사람은 자신들이 받고 있는 혐의와 관련된 공소 사실을 모두 부인했고, 경우에 따라서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길 수 있는 처지가 됐습니다.
이들은 다음 주 29일에 열릴 재판에서 다시 마주칩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