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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넘어라 1983' 신태용호, 숫자로 본 미션들

[U-20] '넘어라 1983' 신태용호, 숫자로 본 미션들
이제 남은 것은 실전뿐이다. 세계 축구 스타들의 등용문인 FIFA U-20월드컵이 개막을 이틀 남겨두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끌고 있는 우리 U-20 축구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다양한 목표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 결과는 한국 축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지난 16일 결전지인 전주에 입성한 신태용호는 전주월드컵 보조경기장과 U20월드컵훈련장을 오가며 최종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19일에는 공식 기자회견이 진행된다. 또 조직위는 20일 진행되는 개막식에 2017피파20세월드컵조직위 정몽규 조직위원장(대한축구협회장)을 비롯 유일호 총리 직무대행, 차범근 조직위 부위원장, 파티마 FIFA 사무총장 등 국내외 귀빈들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식 개막전인 우리나라와 기니의 경기 킥오프전에 취타대 공연을 비롯 총 300여 명이 참가하는 개막 행사가 진행돼 본격적인 대회 시작을 알린다.

▲ 신태용호, 1983 박종환호 기록 넘어설까

대회 개막 행사의 윤곽까지 구체화 되면서 이번 월드컵을 향한 경기장 안팎에서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신태용호의 선전 여부다. 이번 대회의 목표를 압축하는 가장 상징적인 숫자 중 하나가 '1983'이라는 점도 이목을 집중시킨다. 1983은 우리 축구대표팀이 U-20 월드컵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던 1983년 멕시코 대회가 열렸던 해다.

신태용호는 이번 대회 목표를 최소 8강 진출로 잡고 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많은 이들이 바로 이 1983년 대회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당시 박종환 감독이 이끌었던 우리 U-20 대표팀은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FIFA가 주관하는 월드컵 무대에서 4강에 올르는 기염을 토해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때의 쾌거는 우리 축구가 처음으로 경험한 '4강 신화'이자 국제무대에서 변방이나 다름없던 한국 스포츠가 거둔 쾌거이기도 했다. 대회를 마친 선수단이 귀국 이후 대대적인 퍼레이드 행사를 가졌을 정도로 국민적 관심과 열기도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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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월드컵에서 쓴 두번째 4강 신화는 어떤 의미에서 1983의 4강 신화를 발판으로 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엄청난 잠재력을 발견한 한국 축구는 제도적 지원, 국가적 지원과 함께 선수들이 성장하고 아시아 무대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키우면서 1997년에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후 일본과 공동으로 주최한 2002 대회에서 다시 한 번 세계 4강에 올라서는 기적을 연출해 더 크게 성장했다. 2002 대회의 성과는 청소년대회였던 1983년의 4강 신화를 넘어서는 성인 월드컵 무대에서 거둔 쾌거여서 축구 산업 전반에 엄청난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 한국 축구, 두 번의 '4강 신화' 토대로 큰 발전

이미 두 번이나 4강 쾌거를 경험한 만큼 축구 시스템 자체는 물론 축구를 바라보는 팬들의 수준도 이제는 크게 높아졌다.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리 축구도 언젠가는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할 날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사실 이런 성과는 쉽게 넘볼 수 있는 영역의 것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회에서 신태용호가 어느 정도의 성적을 가져올 지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U-20 월드컵이 향후 세계 축구계의 판도를 가늠케 하는 대회인 만큼 우리 축구의 미래와 성장 가능성 역시 이 대회를 통해 평가 받을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U-20 대표팀 선수들은 선수 개개인이 오로지 성적과 투혼에 올인하던 기존 대표팀 자원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특성을 보인다. 대표팀 전원이 2000년대라는 완전히 다른 시기에 성장기를 보냈고, 축구를 보는 눈이나 하는 방식 역시 2000년대 이전 세대의 그것과는 크게 다르다. 결과지상주의가 만연해 있던 시기를 넘어 창의적이고 새로운 유형의 플레이,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분위기에서 성장한 세대들이다.

그런 까닭에 새로운 축구를 추구하는 신태용호의 경쟁력이 다시 한 번 세계 4강이라는 성과를 얻어낼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우리 U-20 대표팀은 1983년 이후에는 단 한 번도 월드컵에서 4강 무대를 밟지 못했다. 여자 축구의 경우 연령별 대표팀이기는 하지만 U-17 대표팀이 지난 2010년 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해 우리 축구사상 남녀를 통틀어 FIFA 주관 대회 최고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 최고성적, 최다연승, 최다득점 모두 '1983 대회'

더 놀라운 것은 U-20 대표팀의 역대 최고 성적 역시 대부분이 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 쓰여진 뒤 무려 30년 넘게 깨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U-20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은 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 거둔 2승 1패. 당시 우리 대표팀은 조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한 사례는 아직 한 차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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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대표팀의 최다 연승 기록 역시 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 쓰여졌다. 당시 박종환호는 조별리그 2차전이었던 멕시코전(2-1 승)부터 3차전 호주전(2-1 승)과 8강전 우루과이전(2-1)까지 3연승을 기록하며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과시했다. 한국 축구가 국제대회에서 이토록 거침없는 행보를 보인 것은 지금까지도 손에 꼽힐 정도다. 신태용호가 이를 넘어 '월드컵 4연승'이라는 대업을 이뤄낼 수 있을지도 큰 관심사다.

대회 개인 득점기록과 최다골 차 승리 경신 여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우리 U-20 대표팀은 그간 월드컵에서 3골 차 이상 승리를 기록한 바는 있지만 4골 차 이상의 대승을 거둔 기록은 없다. 또 역대 U-20 월드컵 대회 최다 득점기록 역시 3골(신연호, 신영록, 김민우 공동보유)에 머물러 있다. 전력이 상향평준화 된 최근의 추세를 고려하면 4골 차 이상 승리는 최약체를 상대로 하지 않는 한 달성하기가 쉽지는 않은 목표다.

그러나 역대 그 어떤 대표팀보다 화끈한 공격축구를 지향하는 신태용호가 골득실과 개인 득점기록에서도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 누구보다 '1983 박종환호'의 레전드들이 어린 후배들의 활약에 눈과 귀를 모으고 있다. 1983년 멕시코 U-20 월드컵 사령탑이었던 박종환 감독은 물론 신연호, 이태형, 이기근 등 당시 대회 주역이었던 대선배들이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지는 우리나라와 기니의 개막전 현장을 직접 찾아 후배들의 새 역사 도전에 성원을 보낼 예정이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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